EP6. 기자 생활의 장점 : 만나게 된 좋은 이들

Let's be hugged to 안기자

by 안이오

[EP6. 기자 생활의 장점 : 만나게 된 좋은 이들]


기자로서의 자부심, 정의감 등은 ‘기자’라는 직업을 내가 사랑하게 된 중요한 요소였다. 입사한 순간부터, 나를 뽑아준 회사와, 나와 함께하는 기자들에 대한 감사함에 대한 보답과 나의 꿈 실현을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역할을 했다고 자신한다.


그러다가 점차 직업으로서의 기자에 대한 환상이 걷히고, 보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기자를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 찾아왔다. 물론 아주 오랜 시간 기자로서 일하려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입사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몇 살까지,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측면에서 부담되는 조건이 많았다.


처음에는 정의감으로 시작하지만 사실상 영화에서 보듯 사명감으로 일할만한 환경이나 구조가 아니어서 바른 저널리즘이 실현될 수 없다는 무기력감, 고용의 불안정성, 미디어의 빠른 변화, 현장 위주의 과업, 많은 저녁 자리와 약속, 낮은 연봉 등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많았다.


사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저녁 자리를 많이 가지는 것은 내게 익숙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그러나, 가정을 꾸리고 내가 꿈꾸는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생각해볼 때 기자라는 직업으로서의 역할과 가장으로서의 역할이 충돌하는 지점이 꽤나 많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와 같은 현실적인 고민 속에서 입사 초반에 비해 나의 열정이 식어가고 있음을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직업이 참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직종에서 근무하는 지금, 위에서 고민한 많은 문제가 현실적으로 해결되었음을 느껴 감사하면서도, 기자 생활의 낭만과 매력이 그립기도 하다. 곳곳을 누빌 수 있는 자유함, 묻고 싶은 것을 물을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슈를 체크하는 것, 어쩔 수 없이 글 쓰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상황 등 내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 직업만의 특색이 많았다.


그 중, 단연코 나에게 있어서 가장 좋고 행복했던 것은, 기자 생활을 통해 만나게 된 수많은 좋은 이들 때문이다.

회사 선배가 퇴직할 때 제작한 레터링 케이크.

회사에 입사하고, 나의 적응을 위해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주셨던 많은 선배들이 있다. 타지에서 온 젊은 청년의 삶과 도전을 응원해주신 참 어른들이었다. 포항 본사 선배들과 대구본부의 지사장님, 논설위원님, 광고국장님, 여러 선배들은 명절날 모이는 집안 어른 같은 포근한 느낌을 주시는 분들이었다.


비단 우리 회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주변 언론에 계신 많은 선배, 동료 기자들은 출입처와 사건 현장 등에서 만날 때마다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특별히, 비슷한 입사시기에 나와 비슷한 또래로 만난 기자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음이 참 감사했다. 연고 하나 없는 이곳 대구에서 재미를 붙이고, 말을 붙이며 즐겁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선배, 동료 기자들 덕분이었다. 출입처와 사건 현장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고, 여러 저녁 자리에 함께 동석하며 사회초년생으로서의 여러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 같다. 기자협회 풋살팀에서도 활동할 수 있게 되어 참 좋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운동하며 친목을 다질 수 있어 나로서는 참 좋고 감사했다.

KakaoTalk_20251008_104825233.jpg 기자협회 풋살팀에서 풋살을 마치고 찍은 사진.


뿐만 아니다. 출입처를 통해 상대하게 된 업무 파트너 분들께도 참 감사했다. 기자를 응대하는 것이 출입처의 입장에서는 껄끄럽고 귀찮은 일일텐데, 늘 인간적으로 정성으로 대해주신 대구에 있는 관계부처 홍보담당자 분들의 열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또, 살면서 만나볼 수 없을 것 같던 유명 인사들을 만난 것도 참 신기한 일이었다. 여러 정치인들, 제계인사들, 고위공직자 등 취재를 위해 만나게 된 것도 내겐 즐거웠다.


이런 기자의 매력에서 빠져나오기가 참 쉽지 않다. 젊은 날, 예상치도 못하게 대구에서 기자를 하며 만난 수많은 이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감사하다. 내게 소중한 경험과 인연을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얻었다. 기자만큼이나 다이내믹한 직업,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직업이 또 있을까 싶다.


(다음 화 예고) : EP7. 기자로서의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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