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하면 지옥에 간다

우간다 초등학생 사탕 절도 사건

by 만다지
KakaoTalk_20210909_153528063.jpg 2012년 복학을 위해 한국으로 떠나기 전 방문한 코트폰 아이들의 모습

여느 때처럼 학교에 출근하여 아이들과 함께 청소를 하고 교사회의에 참석했다가 시자(Caesar)의 수업을 듣는 평범한 날이었다. 10시쯤 돼서 티타임(Tea time)을 하러 교무실에 들어갔는데, 웬 아주머니 한 분이 앉아 계셨다. 학부모로 보이는 아주머니의 말을 들은 선생님들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메(Imetres)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아주머니는 마을에서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인데 코트폰(Cotfone)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가게에서 사탕을 훔쳐 달아났다는 것이었다. 당시 치왕갈라 마을에 위치한 학교들 중에서 노란색 교복은 코트폰이 유일했기에 아주머니는 가게를 비워두고 코트폰까지 찾아오신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사탕을 훔쳐간 아이들이 3명이었고 2학년으로 추정된다고 증언하며 교무실을 나섰다. 우간다에서 도둑질은 쳐 죽여도 할말이 없는 범죄라서 공권력도 성난 군중들이 범인을 때려죽여도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었다. 한국인 봉사자 p와 w는 사람들이 도둑을 때려 죽이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사람이 고깃덩어리가 됐다”고 회고했다. 나 또한 치왕갈라 마을의 소를 훔쳐간 범인을 마을 사람들이 죽이려고 하자, 경찰이 공중으로 발포하여 사람들을 진정시킨 일을 본 적이 있기에 이러한 군중심판의 문화를 알고 있었다. 여담으로 그 소도둑이 정말 소도둑처럼 생겨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우리 귀여운 아이들이 도둑질을 했다니…! 도단 당했다는 사탕은 설탕에 과일 향을 넣어 굳힌 싸구려 제품에 불과했지만 도둑질은 도둑질이었다. 시자와 나는 2학년 반에 들어가 모든 아이들을 불러모아 자리에 앉히고 창문을 모두 닫은 후 아이들에게 질문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사실대로 실토를 할까?’ 생각하던 나는 괜히 무고한 아이들을 도둑으로 모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시자는 아이들에게 모두 눈을 감으라고 지시한 후, 아이들에게 루간다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래는 시자가 나중에 영어로 설명한 것을 바탕으로 이해한 내용이다.


시자: “너희 지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지?

아이들: “네!”

시자: “펄펄 끓는 커다란 용광로에서 빠져 허우적대면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어도 아무도 구해주지 않아. 너희는 누가 지옥에 가는지 알고 있어?”

아이들: 몇몇은 훌쩍이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

시자: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천국에 가서 행복하게 지내지만 나쁜 일을 하면 지옥에 가서 고통스럽게 지내.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이 영원히 반복되는 고통을 맛봐야 해”

아이들: 많은 아이들이 펑펑 울기 시작

시자: “도둑질을 하면 지옥에 가서 부모님, 친구들도 못 보고 악마들이 괴롭혀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지옥에 가고 싶니?”

아이들: 전원 울면서 “아니오!”라고 대답

시자: “어제 가게에서 사탕을 훔친 사람은 지옥에 갈 텐데 어쩌지? 사탕을 훔친 사람은 손을 들고 일어나렴”


눈물바다가 된 교실에서 거짓말처럼 아이들 2명이 겁에 질려 눈물을 흘리며 손을 들었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자는 그 아이들에게 앉으라고 한 후 나머지 아이들에게도 이제 눈을 떠도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눈물바다에서 범인을 색출한 시자는 결과를 선생님들에게 알렸고, 그 아이들 2명은 부모님과 함께 그 가게에 가서 사탕 값을 물어주고 사과를 한 후 소동이 끝났다. 대부분이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지옥 드립이 꽤 통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도대체 교회에서 지옥을 어떻게 설명하길래 아이들이 지옥 소리에 이렇게 통곡을 하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지옥 드립이 통한다면 범죄 따위는 없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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