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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사가 나리 Jan 30. 2023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동사 '안다'에 대한 나의 생각


     나는 ‘안다’라는 동사를 생각할 때마다, 먼저 학창 시절 영어 공부를 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나는 그 사람을 안다.”라는 표현을 영어로 바꿀 때, 두 가지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나는, “ I know about him (or her).”이고,   다른 하나는 “I know him (or her).”이다.

    

    전자의 경우는,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안다는 것, 즉, 들어서 혹은 본 적이 있어서 아는 피상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후자의 경우는, 그 사람과 좀 더 밀도 있고 깊이 있는 만남을 통해 그의 외면뿐 아니라 내면까지도 알고 있는 관계를 말한다.  

    


   

     ‘안다’라는 동사를 떠올릴 때,  그다음으로 내 기억 속에 자리하는 것은 대학교 때, 교회 수련회에서 들었던 어느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다.  ‘믿음에서 앎에로’라는 주제로 열렸던 수련회로 기억하는데, 그때 강사 목사님은 ‘안다’라는 동사에는 지식적으로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서 실천한다는 의미가 같이 담겨있다고 하셨다.  그러므로, 머리로 안다면, 가슴으로 반응하면서 동시에 발을 들어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 간, 나는 음성 플랫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새로이 만날 수 있었다. 그 만남들은 지금까지 좋은 관계로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자연스럽게 더 이상 연락하지 않게 된 관계들도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만나 본 많은 사람들도 생겼고, 아직 못 만났지만 앞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람들에 대해 형식적으로 알고 끝나도 좋은 관계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좀 더 깊고 지속적으로 알아가기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특별함을 가진 사귐을 위해 우리는 자신의 시간과 공간, 지식과 감정을 나누어 주고, 내어 보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 대해’ 아는 것보다, ‘그들을’ 알아가기 위해,  말 뿐인 허식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는 진실함이 요구될 것이다.  


    내게 있는 오래된 사랑하는 친구들에게도 관계에 있어서의 진실함과 끈기를 놓지 말아야겠다. 새로 만나게 된 소중한 인연들과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꼼꼼히 친해지고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기회를 늘려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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