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누운 남자

by 최은녕 라온나비

소파에 누운 남자

겨울빛이

창문 턱에 걸릴 때

남자는

소파에 눕는다


바닥에 떨어진

리모컨 하나

숨을 고르며

천장을 본다


잠이 오지 않는 자리

일어설 힘이

먼저 사라진 자리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남자는

오늘을 저울질한다


“조금만…

조금만 더…”

말끝이 닳는 동안

시간은

그의 몸 위로 얇게 내려앉는다


아내의 발소리와

끓는 물의 숨결

모두 그의 곁을 지나가고


남자는

한 번도 발 디딘 적 없는 길을

조용히 바라본다


소파 쿠션이

천천히 꺼지는 소리

그 소리가

그의 심장 대신

그를 지워나간다


침대는

멀기만 하고

거실 한가운데에서

남자는 눕는다


오늘도

소파는

남자를 오래 품는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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