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아이들은 많은 기회를 놓치거나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 아들은 2002년생이다. 2002년 그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말 귀한 경험을 해본 해였다.
1997년 IMF를 보낸 우리들에게 2002년 월드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짜릿함과 통쾌함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다시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시기였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다시 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생 아이들은 어떤 기회를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이가 든 어른들이 생각하기에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시기에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일이 발생이 되어 교외 할 동이 전면 중단되는 일이 여러 번 발생을 했는데, 그중 크게 3가지를 뽑을 수 있다.
첫 번째로 2012년에 발생된 메르스로 인행 소풍이나 체험학습, 수학여행 등 모든 교외 활동이 전면 중단되어 아이들은 오로지 학교 활동만을 해야 했다.
두 번째로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 충격적이었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을 했다.
이 일로 일주일 뒤에 있는 수학여행도 가지 못했고 중학교 졸업여행도 가지 못했다. 친구들과의 졸업여행 대신 졸업식 다음날 엄마와 함께 졸업 여행을 한 씁쓸한 경험을 우리 아들은 했고 친구들과 재밌고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추억거리 하나 없이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이번에는 별 탈없이 잘 지나가나 했더니 아직까지도 진행 중인 코로나로 인해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을 집에서 컴퓨터와 함께 하게 되었고, 체육대회, 소규모 테마 여행, 졸업여행 어느 것 한 가지도 해보지 못하고 졸업하게 되었다.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 졸업여행까지도 못 가게 된 이 아이들에게 과연 학창 시절의 가장 좋았던 기억은 무엇이었을까?!
코로나의 여파로 올해 대학교 신입생이 된 아들은 오리엔테이션도 수업도 집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학교에 가면 들어가고 싶어 했던 동아리는 가입도 못해 보게 되었고, 학교에 간 숫자는 열 손가락 안으로 꼽을 정도로이니 학교가 어떻게 생겼는지 내 동기는 어떤 사람들인지 선배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전혀 알지를 못한다.
이런 상황에도 입대를 위한 신검은 받았고 결과서도 받았다. 누리는 건 없지만 국민으로서 의무는 다해야 하는 가혹한 것이 현실이다.
이 아이들은 자신의 앞날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아마도 핑크빛도 무지갯빛도 아닌 희뿌연 안개 낀 하늘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으로 보상을 해 줄 수 있을까.
2002년생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은 아마도 더 마음이 아플 것 같다. 우리 딸, 아들은 지금 대학 캠퍼스의 낭만도 친구와의 여행도 모든 것을 포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어른들이 누렸던 일상을 돌려주려면 무엇을 해줘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들이 핸드폰과 컴퓨터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어른들은 걱정하겠지만, 나는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건 어찌 되었든 어른들 탓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너무 다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어른들은 자기 자식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이들은 자기 일을 스스로 처리할 줄 아는 아이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것이 부모 눈에 차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 주자.
지금의 아이들을 조금 더 너그럽고 인자한 눈으로 바라봐주자. 아이들이 원해서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리고 어른들이 더 분발해서 아이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