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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HAS Oct 18. 2021

인생!! 뭐든 계획처럼 되지는 않지

행복은 늘 느지막이  기다리다 지칠 때쯤 오는 듯



늘 신년이 되면 일 년 계획을 하게 되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중에 가장 뜻대로 되지 않은 한 해가 아니었던가 한다.  작년 한 해 힘들게 고3 생활을 보내고 대학생이 된 아들을 보면서  엄마 직업을 청산하고 다시 현업으로 복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는데, 그 잠깐의 생각이 무색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고등학교 졸업까지 무사히 마치고 대학교 입학도 하고 뭐하나 문제 될 거 없이 평탄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3월까지만 해도  나는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다  아들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일이 생겨버렸다.  입원도 문제인데 수술도 해야 한다고 하는 의사 선생님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하늘이 멍~ 잠깐의 정적을 느꼈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신 마취에 수수를 해야 한다니 그때의 마음은 참.... 뭐라 표현하기 힘들지만 맘이 아프면서 쓰렸다.  겨우겨우 잘 먹여서 살 좀 찌워놨더니 수술이라니...


수술명은 '기흉' 폐에 공기가 차서 공기를 빼주는 수술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보통은 가슴 쪽에 절개를 해서 호스를 넣어 공기를 빼주지만 내 아들은 그 조건보다 좋지 않아 개복 수술을 해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병원에 입원 후 10일간의 병원 생활 후 집으로 퇴원했지만 가슴 쪽에 절개 수술을 하다 보니 움직이는 게 불편하고 머리도 혼자 감을 수 없어서 직접 해줘야 하는 것이다.  

내가 계획했던 일들은 그냥 계획에서만 머무르고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  

수술 후 경과를 보는데 까지 2주 간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아들도 어느 정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나에게 행복은 금방 오지 않겠다는 듯이 아들은 1차 수술 2개월 후 다른 쪽 폐에 기흉이 생겨서 다시 수술을 해야 했고 그렇게 수술과 회복의 시간으로 한 달을 다시 보내게 되었다.   


이후 한 달에 한번 꼴로 기흉이 3회 재발하여 8월까지 매달 대학병원을 다녀야 했고, 나와 아들은  2021년 상반기를 병원 방문과 회복의 시간으로 지속적으로 보내게 되었다. 

코로나 발생 환자가 1천 명이 넘어갈 때도 우리 둘은  예방접종을 2차까지 완료할 때까지 집 외의 곳에서는 밥도 차도 한번 마시지 않는 완전한  자가 격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금은 10월 중순  8월 초 재발을 마지막으로 아들은 아직까지 특별한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이제야 엄마라는 직업을  다시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거 같아서 2022년 계획을 가열하게 준비해 보려고 한다. 


현업으로 복귀하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내 인생 모토가 도전과 성실과 열정이었기에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한다.  


이 도전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길어진다고 하면 이렇게 브런치에 글 올리고 새로운 거 배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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