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과상실과 우울에서 다시 돌아오다!!
2022년 달력을 새로 보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5월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우고 이 계획들을 하나하나 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수정을 하기도 하는데, 올해는 예년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많은 수정을 해야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 60일이나 지났다는 알림 문자를 받은 후 사람의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난 후 좌절과 자책과 상실과 우울과 그럼에도 다시 희망을 생각하기까지 나의 브런치 공백 60일은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이었다.
무엇보다 브런치와 소원해지게 된 건 다시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주말을 활용해서 글도 쓰고 책도 읽어서 북로그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일을 시작하면 앞으로 나가는 전차처럼 오직 일에 몰두하는 성격을 버리지 못하고 주말에도 일을 하게 되면서 '글쓰기' '책 읽기' 단어가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직업에 특성상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는 패션 상품기획자이다 보니 업무를 주중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틈틈이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을뿐더러 오랜만에 업무에 복귀하다 보니 잘하고자 하는 욕심도 작용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열정과 욕심으로 새로운 회사에 적응을 하는 중에 어깨에 이상이 있어서 진료를 받았는데 어깨 인대 파열 진단을 받게 되었다.
무엇보다 오른손잡이인 나에게 중요한 오른쪽 어깨이다 보니 세수도, 머리 감기도, 하물며 옷 갈아입는 것도 너무 아픈 일이어서 회사에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사직을 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을 했다.
한쪽 팔을 사용하지 못하는데 병원을 다니면서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건 일반 사원도 아니고 팀장이다 보니 부담이 되기도 했고, 나이가 있는지라 재 시간에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입사 한 달 만에 다시 백수가 되고 말았다. 그냥도 아니고 아파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니 다시 취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좌절과 상실과 우울이 동시에 찾아오게 되었다.
팔은 아직도 병원을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지만 일상생활을 다소 여유 있게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노트북을 펼치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어깨 인대 파열이라는 것이 운동선수도 아니고 일반인들은 잘 나타나지 않는 병명이라는 것이 의사 선생님의 소견이었다. 진료받는 나에게 팔로 먹고사는 직업이냐고 물어도 보셨는데 나의 어깨는 어쩌다 주인을 잘못 만나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직장생활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으나 집에서 시즌이 되면 가구를 옮기면서 집안 부위 기를 바꾸기도 하고 혼자서 사부작사부작 인테리어도 조금씩 바꾸고 그러면서 내 몸을 혹사를 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혼자 사부작사부작 이런 일들도 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지만 어깨가 아프면서 아들을 두루두루 부릴 수 있는 특권이 생기니 이건 또 나름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다. 캔 뚜껑 따는 일도 장바구니 드는 일도 이제는 아들이 해주고 있으니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늘 붙어 있었는데 다시 붙어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올해부터는 대학이 대면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다 보니 아침에 나갔다 저녁에 돌아오는 일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쪽 팔이 불편한 나는 지금까지 스스로 자가격리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쪽 팔에 이상이 생기니 운동도 원활하게 하지를 못하고 생활 반경이 원치 않게 줄어들게 되니 마냥 뒹굴뒹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집에서도 재활 운동을 해야 하는 관계로 그렇게 뒹굴거리지는 못하고 있고 팔이 불편하니 누워서 뒹굴 하기도 싶지 않아 앉아서 OTT 서비스를 열심히 활용 중에 있다.
아직 완전히 나은 상태가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북 노트를 작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어찌해야 할까 고민 중에 있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일상을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재활운동도 열심히 해서 얼른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려고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