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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희 Dec 21. 2022

마이크로소프트 Finance팀의 이야기


그러한 CEO 사티야의 의지가, 본사의 개발/영업/ 마케팅/전략 /Finance 등의 조직을 맡고 있는 리더들에게 전달이 되고, 다시 각 조직의 쓸모와 빛깔에 맞는 메시지로 재차 다듬어져서 지역 곳곳으로 내려가 그에 맞는 조직 관리의 기초가 되었다.


Finance 팀은 그 중에서도 메시지 전달에 유별나서 본인들의 공을 자찬하고 상주는 일에 익숙했다.  특정 지역의 지사가 매출을 최고로 올리면, 그 국가의 Finance 팀이 함께 공을 인정받고, 팀 내부적인 행사에서 대충 들으면 영업을 Finance 팀이 다 한 것 같은, 과도하게 들릴 만한 축하 인사와 상이 오고 다. 그걸 두고 지나치게 잘난 척한다고 불평하는 영업 부서 사람들도, 본인도 그 소속이지만 가식적이라 지긋지긋하다며 자조하던 Finance 팀 멤버들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각국 지사의 Finance팀은, 각 나라의 지사장에게 평가를 받는 조직이 아닌, 아시아 Finance 조직을 거쳐 본사에 직접 소속되어 있는 조직이다. 각 지역에서 영업조직(지사)이 매출을 확대하는 데에 전사 전략이 전달되고 전략이 적절히 돈의 힘과 함께 실행되도록 협력함과 동시에, 회사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견제자의 역할을 하라는 의미였다. 이것은 내가 애써 해석한 의미가 아니다. 내가 속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사 Finance 조직 자체가 본인들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이런 조직의 존재 의미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도록 구성원들을 부단히 교육하는 조직이었다.


전사 CFO인 에이미 후드(Amy Hood:  이 글을 다듬고 있는2022년 12월 현재도 CFO이다)는 사티야 다음으로 회사에서 인정받는 C-레벨 임원인데, 전형적 재무통이기보다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 리더로서의 경험도 거친 인물이었다. “Corporate Finance의 존재 의미란 회사 자원의 전략적 배분을 잘 하는 데에 있다”는, ’자원’과 ‘전략’이 모두 포함된 다분히 교과서적인 단어가 섞인 설교를 장황하게 해도 그의 입에서 나오면 그럼직하게 들리는 경력과 성과를 가지고 있다. 그의 리더십 아래의 마이크로소프트 Finance 팀은 ‘단순 숫자 놀음 하는 팀이 아니다’라는 의미를 팀에 명백히 부여하고 그것이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본사에서 아시아 지역을 흘러 각국 지사의CFO가 지역 구성원들에게 전해주는 공식 메시지들과, APAC Finance All Hands 라는 분기별 행사를 통해 APAC CFO가 아시아 지역 구성원들에게 주는 메시지, 그리고 일년에 한번 Microsoft Ready 라는, 글로벌 전 조직이 모여 치르던 큰 행사에서 에이미 산하 모든 팀들을 따로 모아 놓고 설파하는 Finance 팀의 주요 비전은 요약하자면 이랬다 – 우리 조직은 회사에 꼭 필요하다. 그 안에 너희들이 함께 해서 행복하다”

 

각 지역 별 Finance 팀과 개인을 평가할 시기에는, 항상 등장하는 유행어가 또 하나 있었는데, 이른바 ‘비즈니스 임팩트’였다. Finance 팀의 각 기능 별로 회사의 세일즈 성과를 높이는 데에 있어, 회사의 그 많은 제품 가운데에서도 전략적 주력 제품(특히 Cloud 관련 상품- Azure 및 Office 365 等의 SaaS 제품군)의 미래를 밝게 하는 데에 Finance 팀이 “어떤 비즈니스 임팩트를 주고 있는지”가 평가의 중심 테마였다. 굳이 해석하자면 “네가 시행한 숫자에 대한 분석과 시각이 각 지사의 영업에 결과적으로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냐”를 말해보라는 뜻이다. 물론 평가자의 ‘비즈니스 임팩트’에 대한 주관적(또는 편견에 입각한)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허구적인 측면이 있는 방식이다.

 어쨌든, 그렇게 생성된 스토리가 긍정적인 경우, 그것을 매니저가 증폭해주고, 매니저의 매니저가 다시 증폭해서, “우리 지역의 Finance 팀은 숫자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전략의 기반이 되고, 회사 성장의 근간이 되며, 해당 지사의 영업을 리드하는 믿음직한 조언자(그들은 ‘trusted advisor’라는 언어를 사랑했다)로서 비즈니스 임팩트를 창출했다”라는 내용으로 매 분기 별로 각 지역과 실무자들에게 상을 내리고, 매 년 글로벌 차원에서도 각종 상을 뿌린다.


이쯤 되면 집단 최면 또는 나르시시즘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고, 그래 봤자 바로 그 전략적 필요에 의해 각국 지사 영업 조직 직원의 10%를 내보내는(2017년에 있었던 일이다) 회사의 가식적이고 전략적인 가면이기도 하다. 그 실체를 나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떠나 다른 생활을 해 본 이들은, 회사가 먼저 각 조직의 존재 이유와 그들이 하는 일의 의미에 대해 세뇌에 가까운 설명을 해 주고 끊임없이 공식적인 Recognition을 해 주는 일이 사실은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C) 그리고, 아마존에 대한 이야기


(.. III-(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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