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음치 박치였는데, 나는 그녀의 노래가 좋았다
Unfadable... (#7)
시간이 가도 잊을 수 없는
순간, 장소, 사람에 대한 기억
중3 때 내 짝꿍은 조용하고 순하지만 유머러스하고 센스가 있었다.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은 나에게 큰 위로와 즐거움을 주었다. 아침 조례 시간 담임 선생님을 기다리며, 짝꿍은 항상 나에게 물어보았다.
"짝지야, 내가 노래 하나 불러주까?" (부산에서는 짝꿍을 짝지라고 불렀다^^)
책상에 두꺼운 영어사전을 놓고 머리를 베고 있으면, 자그마한 노랫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내 짝꿍은 아주 완벽한 음치 박치였는데, 나는 왠지 모르게 그녀의 노래가 좋았다.
듣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상하게 정감 있는 노랫소리..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에 그 친구가 불러주던 노래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