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영어에 대한 고민.
영어를 능숙하게 잘 구사하는 내 또래 엄마들을 보면 부럽다. 나는 그저 여행 다니면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만 구사한다. 영어 공부라는 것을 딱히 해본 적이 없어서 그 흔한 토익, 토플 성적표도 없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환경은 딱히 영어가 필요한 환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영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5살 무렵 영어 유치원과 일반 유치원 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결국 집 근처 일반 유치원을 보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고 나니 잘한 선택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보내려고 마음만 먹었으면 비용은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제주 여행을 하며 아이에게 영어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고 싶었다. 영어 키즈 카페를 찾았고 한 달 치 수강료를 결정했다. 첫째는 한 시간을 재미있게 보냈는지 시간을 연장하고 싶다고 했다. 둘째는 엄마 없다고 계속 울었다고 했다. 더구나 덥다고 옷을 다 벗고 있어서 선생님이 에어컨을 껐다고 하셨다. 둘째는 수업 진행이 안되어 진땀을 흘리신 듯 보였다. 앞으로 첫째만 수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다음날 첫째는 두 시간을 놀겠다고 했다. 알았다고 하고 둘째와 함께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나 혼자서 둘째를 보는 것은 참 버겁다. 끊임없이 안아달라, 업어달라, 커피에 있는 얼음 달라고 떼쓰는 아이.. 한시도 나를 가만 두지 않는다. 체력이 방전이 된다. 한 시간이라도 둘째가 키즈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면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두 시간 동안 둘째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두 시간이 지났다. 즐겁게 시간을 보낸 줄 알았던 첫째의 표정이 시무룩하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다. 아이는 함께했던 친구는 영어를 잘하는데 자기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못했다고 했다. 자기도 영어 유치원 보내주지 왜 안보 내줬냐고까지 말을 했다. 아이가 자존심이 많이 상한듯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하면 된다고 아이를 다독였다.
마음이 무겁다. 아이의 교육에 정답은 없지만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어렵게 느껴진다. 만 6세가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골든타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둘째 육아에 치여 신경을 못 써준 것 같아 미안했다. 늦었지만 방법을 찾아보자. 영어 유치원 출신 친구들보다는 늦게 시작하지만 아직 초1이니까 많이 늦지는 않았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