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5일 차 용두암

소풍

by 메이의정원

제주에 올 때마다 동문 시장에 들러 주전부리를 사거나 지인들에게 나누어줄 간식을 사곤 했다.

아이 수업을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이다. 배 부칠 선물과 간식거리를 사러 동문 시장에 왔다. 감귤칩, 오메기떡, 귤, 떡볶이 순대, 한과, 쫀드기 등 주전부리를 잔뜩 산다. 택배로 부칠 오메기떡과 옥돔도 주문한다.


둘째는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다. 동생이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겠다고 하고 첫째도 따라 들어간다. 계단 때문에 유모차가 갈 수 없어 가게 문 앞에서 기다린다. 첫째에서 3천 원을 주며 마음에 드는 것을 사라고 한다. 아이는 사고 싶은 것이 있는데 돈이 모자라다고 한다.

아이가 고른 것들은 머리에 꽂는 한라봉 장식이다. 몇 번 가지고 놀다가 뜯어지거나 버려질 것 들이다. 아이가 바다 목걸이를 사달라고 한다. 첫째는 빨간색, 둘째는 파란색 바다 돌 목걸이를 샀다.

기념품까지 사고 나니 양손이 무거워진다.


2시 30분.. 숙소로 들어가기에는 아쉽다. 근처에 시장에서 사 온 간식을 먹을 장소가 있는지 찾아본다. 숙소 오는 길에 운전하면서 지나쳤던 용두암이 생각난다.

15년 전쯤 한번 가본 적이 있었다. 어떤 곳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난다. 앉아서 쉴 곳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요일 오후인데 주차장에는 차들이 가득하다. 다행히 빈 공간이 있어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다.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펼치고 파란 하늘을 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니 세상 참 좋다. 바닷가 포토존 입구에 서있는 인어상이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맞아주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뱃사람들의 혼을 빼가는 사이렌 석상 같기도 하다.


배가 고픈 조카는 우유를 먹이고, 우리는 커피를 테이크아웃 한 다음 동문 시장에서 사 온 떡볶이, 순대, 귤 등 간식을 먹는다. 가까이에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본다.


조카 낮잠을 자는 동안 두 아이를 데리고 용두암을 보러 한 바퀴 산책을 다녀오기로 한다. 계단을 내려가니 돌무더기 가득한 작은 해변이 있다. 가까이에 보이는 것이 용두암인 것 같은데 형태는 정확히 알아볼 수 없다.

바다를 배경으로 아이들 사진을 두어 컷 남긴다.


한 시간 전만 해도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이었는데 점점 흐려진다.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에 짐을 챙겨 다시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keyword
이전 16화14일 차 아침 미소 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