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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차 제주 여행을 마무리하며

성장을 위한 시간

by 메이의정원

7월 12일부터 시작된 제주 여행이 오늘 마무리된다. 제주 한 달 살기는 10년도 훨씬 전부터 버킷리스트에 넣어놓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한 달 살기가 시작되자 나 혼자서 두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감이 컸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제주도에서 무엇을 하며 보낼지 계획도 딱히 없었다. 제주도에 도착하기 전부터 여러 가지 일로 많이 지쳐있었다.

제주도에 도착하고 처음 며칠 동안은 바뀐 환경에 멘털을 부여잡고 정신을 차리기에 바빴다.


한 달을 지나 놓고 보니 나도 아이들도 많이 자랐다. 아이들의 키와 몸무게도 많이 늘었다. 제주의 자연에서 마음껏 시간을 보낸 덕분에 갈색으로 그을린 피부만큼 아이들은 건강해졌다. 제주에 와서도 학습도 병행한 덕분에 첫째는 영어와 수학, 놀이 이 두 가지를 모두 잡은 느낌이다.

숙소 주변에 도서관이 많아서 책을 자주 빌린 덕분에 둘째는 좋아하는 그림책도 실컷 봤다.


나는 가지고 온 책도 4권 이상 읽고, 브런치에 제주살이 글을 매일 연재했다. 많이 걷고 움직이다 보니 출산과 육아로 붙은 살도 많이 빠졌다.

브런치는 부산에서 제주로 장소만 바뀐 나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록이었다. 아침저녁 집밥 만들기, 집안일, 아이들 육아, 아이들 학습지도, 영어 수업 라이딩,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 등..


오후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간다. 내게 주어진 현실로 다시 들어간다. 탁송 기사님께 차를 인도하고 비행기 출발 전까지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제주에서의 시간이다. 마지막까지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아껴 써야겠다.


숙소에서 공항 가기 전에 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진한 커피와 브런치, 기름떡.. 마지막까지 소소하게 행복하다.

곳곳에 식물들을 보니 사장님께서 화분 가꾸기에 진심이신 것이 느껴진다.


20대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마다 제주는 완벽한 휴식과 재충전을 통해 다시 일어서서 굳세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 나에게는 고향이 4개이다. 태어나서 10대까지 살았던 순천, 20대, 30대 청년 시절을 치열하게 보냈던 서울, 결혼 후 40대인 현재 살아가고 있는 부산.. 그리고 20대부터 40대까지 한결같이 내 마음의 안식처인 제주도.. 혼자가 아닌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는 마무리된다. 그동안 함께 해준 나의 아이들, 동생 가족 그리고 남편.. 제주에서 만났던 수많은 인연과 자연환경에 감사하다.


그리고 미흡한 글이지만 '제주 한 달 살기' 브런치를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신 독자분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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