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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vieretmars Feb 05. 2024

에꼴 마떼르넬 한 달

첫째가 프랑스 첫 의무교육, 에꼴 마떼르넬 (école maternelle)을 들어간 지 한 달이 되어간 어느 9월 달. 프랑스는 2019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에꼴 마떼르넬을 의무교육에 포함시켰다. 에꼴 마떼르넬은 Petite Section PS, Moyenne Section MS, Grande Section GS로 나뉘는 데, 한국어로는 작은 아이 반, 중간 아이 반, 큰 아이 반?이라고 볼 수 있다. 에꼴 마떼르넬의 의무 교육 시간은 8시 30분부터 16시 30분까지이다. 이때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반드시 아이를 보내야 한다. 이 외에는 추가 비용을 내서 더 일찍, 더 늦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데 이때에는 스태프들이 다르다. 


8시 20분에 학교 문이 열린다. 학교 앞에서 학교장과 학교부원장이 아이들을 반겨준다. PS 아이들은 반을 찾아갈 수 없어 부모들이 반 앞까지 등교시켜 준다. 첫 번째 주는 나와 남편이 같이 등교를 시켜주었다. 들어가면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울고 있다. 대부분 부모님은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말을 좀 해준 뒤 떠난다. 결국 우는 아이들은 선생님과 ATSEM의 몫이다. 


한 반에 평균적으로 24명의 아이가 있지만 스태프의 부족으로 30명이 넘는 학교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한 반에는 이 아이들을 맡는 선생님 + 어시 선생님 (ATSEM)이 페어를 이뤄 맡아야 하기 때문에 종종 ATSEM 스태프 부족으로 난항을 겪는 선생님들도 많다고 한다. ATSEM 선생님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으신 분들로 아이들 액티비티 할 때 도움을 주고 화장실 갈 때 등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을 주신다. 


11시 30분쯤에는 아이들이 손을 씻기 시작하고 다 같이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는다. 13시쯤은 잠을 자러 낮잠 방으로 들어간다. 낮잠 방은 2층 침대로 되어 있고 침구는 우리나라처럼 가져가는 게 아니라 갖춰진 것을 사용하게 된다. 대신 애착인형이나 쪽쪽이 애착조명 애착이불 등을 가져갈 수 있다. 첫째는 애착인형을 잃어버릴까 봐 다른 인형을 가져갔다. 첫째는 잘 때 움직여서 2층에 자서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 데 다행히 1층에 잔다고 한다.


오후에는 일어나서 밖에 놀이터에서 놀거나 실내에서 노는 것 같다. MS부터는 낮잠을 자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16시 20분부터 하교가 진행되는 데, 첫째가 가는 학교는 반들을 3군데로 나눠 하교를 진행한다. 아이를 하교시키는 사람들의 신분을 다 하나씩 확인하고 보내기 때문이다. 16시 30분부터 19시까지 연장해서 아이를 맡기는 맞벌이 부모들도 꽤 많다. 


그럼 학교에서 무슨 활동들을 할까? 이걸 어떻게 아냐면, 프랑스에서는 웹사이트에 선생님들이 사진을 찍어 올려주시고 하루 활동 내용도 적어주신다. 


월요일에는 도착하자마자 실내화로 갈아 신기는 데, 강당에 모여서 체육 기구도 타고 율동도 하는 샘이다. 난 생각지도 못한 색깔 구분해서 막대기 꼽기, 공 던지기, 발란스 운동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화, 목, 금요일까지는 다양한 놀이를 하는 것 같은데, 책상에 앉아서 미술 활동을 하거나 다 같이 모여 책을 읽고 노래를 부르거나 날씨가 좋으면 정원에 나가서 토마토를 수확하기도 한다. 밖에 큰 놀이터에서 놀기도 한다. 


수요일은 학교가 쉬는 날이다. 수요일은 가정 보육하는 부모들도 있고 시에서 운영하는 문화 센터 centre de loisirs에 갈 수도 있고 (보통 학교에서 진행된다), 아니면 사교육 기관에서 하는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파리에 사는 한국 부모들의 자녀들은 한글학교를 가기도 한다. 첫째가 한글학교를 가는 것은 좋지만 왕복 2시간 넘게 차로 왔다 갔다 하기엔 힘들고 둘째가 학교를 가게 되면 보낼 까 생각 중이다. 그래서 첫째는 centre de loisirs에 등록해서 참여한다. 


첫째는 학교가 끝나면 다른 애들처럼 막 말해주지는 않지만 집에 와서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면 한국어로 열심히 설명을 해줄 때도 있다. 첫째는 애착형성이 잘 돼서 그런지 새로운 환경을 낯설어하지 않고 흥미롭고 재미있어했다. 그래도 제일 걱정인 것은 낯선 환경에서 잠은 잘 자는지 가서 울진 않는지 하는 데, 항상 "엄마 나 많이 잤어."라고 얘기해 준다. 그렇지만 아직 얘도 얘기인지라 "오늘 낮잠 자고 일어날 때 엄마가 없어서 슬펐어" 라며 나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아이를 기관에 안 보내고 가정교육을 해서 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못 할 거라는 프랑스 시부모님의 걱정과는 달리 첫날부터 울지도 않고 잘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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