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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 여행 20일(11)

해산물 식당

by 산내 Jan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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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좋은 꿈이었다.

큰 트럭이 달리는데 자전거를 탄 나의 어릴 적 친구가 트럭 앞을 왔다 갔다 하니 화가 난 트럭운전수가 치고 지나려는 순간 내가 나타나 친구를 구하고 트럭기사와 조수를 마을로 데려와 마을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잔치를 베풀어 주었다.


잔치가 한창일쯤 마을 어른이 나를 불러 3 뭉치로 나누어진 지폐구러미를 건네며 2개는 트럭 운전수와 조수에게 주고 한 개는 내 몫이라 했다. 
2개의 지폐 꾸러미는 잠바 안주머니에 넣고 내 몫을 세어보니 30만 원 묶음이 2개다.

잔치가 끝나고 트럭기사와 조수에게 돈을 전하니 고마워 어쩔 줄 모른다.
만족해하며 두툼한 내 몫에 손이 가는 순간 잠에서 깼다.


좋은 꿈인데…
오늘 좋은 일이 생기려나…


하루 종일 좋은 일을 기대했지만 평일과 다름없는 하루가 저물었다. 

야시장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자리에 누우니 2개의 30만 원 묶음 중 하나는 워터 프런트에서 본 아름다운 노을이었고, 다른 30만 원 묶음은 야시장에서 만난 노가수의 공연이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하면서 우기라 걱정했는데 우기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멋진 석양을 보았으니 세상 참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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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야시장에서 사 온 찹쌀밥은 열어보니 맨밥인데 양념이 되어 있고 구운 계란이 덮여 있다. 

당장 먹지 않으면 상할 것 같아 냉장고에 넣고 잤는데 아침에 먹으려니 차고 딱딱하게 굳어 있다. 
버릴 생각을 하니 아깝기도 하고 미련이 남아 팬에 볶아 먹기로 한다.
 

이왕 버릴 바에야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자는 내 생각이 불안한지 딸아이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하고 커피포트에 물을 부어 차를 끓인다. 
인덕션에 불을 켜고 펜을 올려놓았는데 식용유나 버터가 보이지 않는다.  

바나나 껍질에 쌓인 두 개의 밥을 펜에 붓고 서서히 데우니 먹을만하다. 
딸아이가 준비한 인스턴트 커피를 곁들어 한 끼를 데운다.


주말이 시작되니 이곳 숙소 건물에 변화가 나타났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이 많아지고 엘리베이터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7층 옥상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부쩍 늘었고 수영장 주위를 서성이며 바다를 보고 사진을 찍는 어른들도 많아졌다.  


늦은 아침을 먹고  딸아이는 몰 구경하러 갔지만 나는 숙소에 남아 휴식 후, 오후 시간에 되어 수영장으로 향한다. 

수영장 관리가 부족해 물속이 흐리고 부옇다.

‘그래 하루 7만 원 숙소에서 5성급 호텔 서비스 수준을 기대하면 안 되지.’ 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해산물 식당에 가기 위해 그랩을 부르니 평소에 5-6링깃 하던 가격이 15링깃으로 올랐다.
주말 오후, 이용 승객이 늘어나니 가격이 배 이상으로 올랐다.

오늘 해산물 식당을 찾은 이유는 새우회를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새우회를 시키고 오징어 튀김에 모닝글로리, 볶음밥에 음료와 타이거 맥주 한 병, 이제는 주문에 거침이 없다.  

대접에 얼음을 넣고 그 위를 알루미늄 코일로 덮은 접시에 깐 새우를 둥글게 한 바퀴를 돌리고 와사비와 간강 종기가 올려져 있다.


새우 한 마리를 집어 와사비 장에 찍어 입안에 넣고 씹으니 탱글탱글한 식감에 신선한 새우향이 살아 있다. 
20여 마리를 13,000 가격에 먹으니 만족도가 높다.
테이블 위에 놓인 모든 음식을 깨끗이 비우니 세상 욕심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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