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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 여행 20일(13)

마무틱 섬

by 산내 Feb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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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중 아루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택시를 타고 해변가 주차장에 도착하니 교통체증이 심하다. 

해변을 걸어 ZING SUNSET BAR에 들어서니 야외 테이블로 자리를 안내한다.  


이곳도 유명한 SUNSET POINT라 석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좌석은 벌써 예약을 마쳤고 안쪽 좌석만 드문드문 비어 있다. 
맥주에 가벼운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기 위해 그랩을 부르니 올 때 10링깃 했던 가격이 26링깃으로 올라 있다.  

차도에 이르자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도로 근처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그랩 택시가 빨리 도착해 숙소 근처 Suria Sabah몰에 내려 지하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디저트 아이스크림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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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이곳으로 옮기고는 매일 꿈을 꾼다.

지난밤에는 소설가 한강이 꿈에 나타났다.
인터뷰를 했는지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


어제저녁 몰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던 중 갑자기 <소년이 온다>의 동호가 생각나 속으로 ‘동호야’하고 불러보았는데…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한강은 꿈속에서 사라졌지만 좋아하는 작가를 꿈속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아침 7시 어제와 같은 시간 일어나 거실 창문으로 바다 풍경을 보고 수영장으로 고개를 돌리니 아무도 없다.  

어제 그 많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월요일이 시작되자 일상이 사람들을 어디론가 끌고 가 버렸다.


오늘은 두 번째 섬투어를 떠나는 날, 지난번 체기가 있어 제대로 놀지도 못했기에 쌀죽을 끓여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숙소를 나선다.

선착장 맞은편 서브웨이에 들러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까지 가방에 챙겨 넣고 매표소로 향한다.

제셀톤 선착장에 도착하면 발길이 자연스럽게 A8번 매표소 향한다.
 

1개 섬투어 1인당 30링깃 두 사람 60링깃을 지불하니 옆에서 지켜보던 직원이 우리를 알아보고 이번이 3번째 방문이라며 10링깃을 돌려준다.

고마운 마음에 구명조끼 2개와 스노클링 장비 임대도 가능한지 물어보니 선착장에서 35 링깃 하는 대여료를 15링깃으로 할인해 티켙을 끊어준다.


선착장에 도착해 구명조끼를 장비를 받기 위해 티켙을 내밀자 받아 든 직원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시간을 끈다. 
마침 옆에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반딧불 투어가이드 애비가 보여 
“애비”를 부르며 아는 척하자
구명조끼와 스노클링 장비를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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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라 섬투어 신청 사람들이 적어 출발시간을 넘겨 떠난 배는 사피 섬에서 사람들을 내려주고 다음은 마루칸 섬, 우리가 선택한 마무틱 섬은 제일 마지막이다.  


마루틱 섬 선착장 나무다리를 따라 걸으니 바닷속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돌아다닌다.   
섬 입구에 도착해 입장료를 지급하니 매표소를 기준으로 해변이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다.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어 보이는 왼편 해변가 하나 남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딸아이는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재빨리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테이블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 구경도 하고 책도 읽고 섬도 한 바퀴 둘러본 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속으로 들어가니 손톱만 한 크기부터 손바닥 크기까지 다양한 물고기들이 평화롭게 헤엄쳐 다닌다.  

딸아이가 부르는 소리에 다가가니 물속을 가리키며 
“니모가 있어요.”라고 한다.  


노란 줄무늬를 띤 작은 물고기 ‘니모’가 보라색 산호초를 옆을 유유히 지나간다. 
하루 종일 물고기를 따라다니는 딸아이와 달리 물속에 30분 정도만 머물러도 두통이 시작되어 그늘로 나와 쉰다.


오후 2시가 넘어서자 3시로 예약된 돌아갈 배 탈 준비를 한다.  

나는 샌드위치를 먹었지만 아무것도 먹지 못한 딸아이에게
“점심도 거르고 배 안 고프니?”라고 물으니,
“점심 먹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
물고기 따라다니는 구경할 시간도 부족한데...”


‘그래 식사도 거를 만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행복한 거지.’
나도 스노클링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딸아이와 스노클링을 해보았으니 원도 한도 없다.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보트가 속도를 올리자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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