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식당
늦은 아침을 먹으려 현지인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 식당은 하얏트 호텔에 머물 때 봐 두었다.
숙소 건물을 나서는 순간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훅하고 밀려온다.
그늘을 찾아 발걸음을 옮겨 식당에 도착하여 딸아이는 볶음 국수를 나는 팥이 들어간 찐빵에 시그니처인 대형 찐빵을 주문한다.
먼저 맛을 본 건 팥 찐빵, 달지도 않고 팥의 깊은 맛이 느껴진다.
남겨진 대형 찐빵 안에는 갈아 넣은 고기와 버섯, 야채들이 어우러져 피를 두른 햄버거를 연상시킨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 찐빵 두 개를 먹고 나니 감자튀김 없이 치즈버그에 빅맥을 먹은 기분이다.
아침을 먹고는 과일 가게에서 두리안도 맛보고 내일 섬 투어에 가져갈 과일도 살 계획이었지만 배가 부르니 만사가 귀찮아 커피를 마시려 간다.
몰에 도착해서도 배가 불러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며 소화시킨 후 지하에 위치한 ZUS COFFEE로 내려가 아이스커피를 마시니 강한 탄맛이 시간이 지나면서 고소한 맛으로 변해 입안에 남는다.
아이스커피를 손에 들고 제셀톤 선착장 앞을 지날 즈음 A8 매표소 직원이 우리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가까이 다가가니,
“오늘은 섬 투어 안 가?” 라며 묻는다.
“오늘은 안 가고 내일 갈 거야.
내일 아침에 봐.”라고 말하니,
내일 보자며 환하게 웃는다.
이곳에 2주일 가까이 머물다 보니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만날 때마다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는 과일가게 아저씨,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설 때마다 전화를 걸어 마사지사를 부르는 마사지 가게 여직원, 맥주잔이 비어 있었면 다가와 잔을 채워주는 해산물 식당 서빙 직원, 그리고 선착장 매표소 직원까지.
좋은 이웃들만 생긴 게 아니라 까맣게 탄 딸아이는 아예 현지인 취급을 받고 한 번도 현지인 취급을 받아 본 적이 없던 나 역시 현지인 취급을 받고 있다.
여행이 그곳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이라면 딸아이와 나는 지금까지 제대로 여행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머무는 JESELTON QYAY 건물 내 숙소에게 에어컨이 3대 설치되어 있다.
한 대는 딸아이 방에 다른 한 대는 내 방에 그리고 나머지는 거실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 에어컨은 성능도 좋고 온도 조절도 잘 되어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에어컨에 세팅된 온도는 각 방마다 차이가 난다.
딸아이 방은 18도에, 내 방은 24도, 그리고 거실에는 22도에 맞추어져 있다.
거실을 주로 사용하는 나는 거실에서는 반팔에 겉옷을 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