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이 되면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흔들리고, 서툽니다.
그래서 더 다정해지기가 어렵습니다.
이 책은 완벽한 어른이 되는 법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조금 덜 미워하는 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불안한 날,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지친 어른에게 건네고 싶은 문장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
혹독한 겨울을 지나온 심장은 봄이 오면 온기를 가득 품고, 겨울의 한가운데서 발견한 진정한 행복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우리 가족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토요일이면 나무늘보가 된다. 알람 없이 눈이 떠지는 시간까지 마음껏 늦잠을 자고, 가볍게 늦은 아침을 먹고, 재촉도 참견도 없이 종일 뒹굴거린다. 어느 토요일 식사를 마치고 밥상을 치우는 것조차 귀찮았던 나는 식탁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물끄러미 앉아 있자니 눈앞에 펼쳐진 거실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곱게 자란 거실 곳곳의 푸른 화초들, 아침을 먹고 캣 타워에서 늘어지게 잠든 고양이, 새로 산 하얀 디지털 피아노에 앉아 서툰 연주를 들려주는 작은아이와 그 옆에서 노래를 부르는 큰아이, 거실 한가운데 앉아 빨래를 개며 두 딸을 흡족한 미소로 바라보는 남편,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고운 아침 햇살까지. 너무도 완벽한 평화로움이었다. 어쩌면 나는 이런 소소한 행복을 바라며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는지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이고 당연한 풍경이겠지만, 우리에게 이 평화로움이 가능하기까지는 많은 아픔과 슬픔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이가 아프고, 장애라는 커다란 산을 극복하기 위해 지나온 시간은 혹독한 겨울이었다. 그 긴 겨울을 견디고 지나왔기에 이렇게 작은 따스함이 얼마나 귀하고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된 것이다.
첫째 아이는 세 살이 되어서야 걷기 시작했다. 모든 발달 속도가 느려 치료를 통해 자극을 줘야 했고, 치료를 받아도 다른 아이들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온종일 아이만 바라보며 정성을 다했지만 경기(뇌전증 발작)를 시작하고부터는 잠조차 편히 잘 수가 없었다. 지칠 대로 지쳐도 도와줄 사람 하나 없었고,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도 없었다. 이 엄청난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다고 여겼던 나는 스스로를 깊은 동굴 속에 가뒀다. 매일 빛없는 터널을 걷는 것만 같았다.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며 나를 책망했고, 작은 실수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병들어갔다.
누구나 저마다 아픔을 이겨내는 방법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내게는 글쓰기였다. 동굴에서 나오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지금 당면한 상황만큼이나 나를 오래 힘들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작은 섬마을 어부의 딸로 태어나 뱃일 나간 엄마를 대신해 집안일을 하고 동생들을 돌봤다. 어린 나이에 주어진 숙제 같은 삶이 꽤 무겁고 부담스러웠지만,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 착한 딸이었다. 종일 기다리며 애쓴 열한 살의 마음을 모른 채 엄마는 칭찬 한마디 없이 지나쳤다. 그런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삼켰던 순간은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내 마음속에 선명하게 새겨졌다. 마흔이 되어서야 메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되었다.
글쓰기의 시작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것이었다. 그때로 돌아가 아픈 장면들과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깊이 파고들어 한 줄기의 아픔까지 끄집어내 글로 옮겼다. 그래야만 했다. 내 글쓰기의 첫 번째 목적은 치유였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때로 모든 캐릭터와 동기화되어야 한다. 그렇게 의도치 않게 타인의 입장에서 같은 사건을 달리 바라보는 훈련을 하게 된 것이다. 글쓰기가 거듭될수록 커 보이기만 하던 아픔은 조금씩 작아졌고,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나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용서한다는 것은 결국 나를 해방하기 위함이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이야기 말고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나의 공허함을 메워 줄 사람을 만나 행복할 줄로만 알았는데, 그 삶 또한 그리 녹록지 않더라는 이야기. 태어나자마자 장애를 얻은 첫째 아이를 키우며 무너져 내렸던 시간들. 아무리 눈물을 흘리고 흘려도 가시지 않는 아픔은 세 권으로도 모자랐다.
마음이 가난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어릴 적에는 그림일기를 쓰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내가 어른이 되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은 나조차 몰랐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은 조용할 수 없고, 아픔이 많은 사람은 글을 쓸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글쓰기는 지나온 시간을 새로이 보는 법을 알게 했다. 아픔에 가려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했고, 생각을 전환시켜 깊은 사유를 남겼다. 또한 내 글을 읽고 위로받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글쓰기는 나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9564814
서평을 남겨주신 이웃의 글을 공유해 봅니다.
함께 읽어요~~~ ^^
1. 책 읽는 엄마의 보석창고
소녀시절부터 중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책을 통해 치유받고 성장하고 사유를 배웁니다 / 책과 함께하는 내 소중한 삶의 기록들
https://brunch.co.kr/@8aadaac8bb0b4bc/652#comments
2. 원현민준
영포티라고 놀림받는 컴퓨터공학과 출신 대한민국의 평범한 IT기업 부장입니다. 대학생이 된 첫째 딸의 반짝반짝함을 흐뭇하게 보다가,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는 걸 글로 쓰고 싶었습니다.
https://brunch.co.kr/@sjpark/55#comments
3. 김숙진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 학원 운영 중/ 심리상담사/ 명리상담사/수필작가 - 이십여 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다양한 교육적 심미안을 갖게 되었다. 나답게 나만의 글을 쓴다
https://brunch.co.kr/@for0326get/76
4. 마음산책
끄적임의 신비에 빠져 어릴 때부터 펜을 들고 있어요
https://brunch.co.kr/@3f9c8632c3cf490/122#comments
5. 모모
머릿속이 늘 이야기들로 북적입니다. 끄적이다가, 어느 날 마음먹고 제대로 써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씁니다.
https://brunch.co.kr/@momonote/121
나머지 서평은 다음에 올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