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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Sep 23. 2024

브런치스토리 참 쉽네

달콤한 브런치 유혹에 빠지다


브런치 스토리를 멀리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글쓰기 취미 활동을 조금 멀리했다. 의도적으로 멀리한 건 아니고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등한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글쓰기 모임도 마찬가지로 잠시 쉬었고 한동안 글세상 밖에서 방황했다. 때마침 브런치 스토리 개정도 한몫했다. 연재 위주로 바뀌다 보니 불규칙한 일상에서 따라가기 버거웠고 결국 브런치 군단에서 복무부적응자가 되었다. 사실 모두 다 핑계이고 무엇보다도 글쓰기 동력을 잃은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니까 의지와 열정이 말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짧은 글을 남기며 근근이 글과 연을 이어갔다. 관계를 끊지 못하고 관심받고 싶은 욕구만 충족시키려는 이기적인 행보였다. 무엇 하나도 제대로 버리지 못하는 거지 근성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열심히 글세상을 유영하던 때가 떠올랐다. 매일 즐겁게 글을 쓰고 다른 작가 글을 읽으면서 함께 생각과 감정을 나눈 추억 생각났다. 그러다가 가벼운 우연이 여러 번 이어졌고 인연이 되어 이렇게 다시 글을 쓰고 있다.



늘 운이 좋다. 다시 글을 쓰게 된 동기는 글쓰기 모임 덕분이다. 모임 멤버 중 한 명이 독서모임을 권유했는데, 일정 때문에 참여할 수 없었다. 아마도 그 일을 계기로 글쓰기 욕망이 꿈틀거렸던 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지난해부터 함께 했던 라라크루에 다시 문을 두드렸고 운영진께서 선발해 주셔서 한 달 전부터 주 2회 글을 발행하며 즐기고 있다. 우연이 더해진 것은 때마침 귀가 아파서 병원에 잠시 입원했고 시간이 나서 천천히 글을 읽고 쓰고 생각하다 보니 예전처럼 글세상에 한걸음  가갔다.



새롭게 연재도 시작하고 글을 꾸준히 썼더니 브런치에서 소소한 선물을 주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동안 메인에 걸린 적이 없었는데(글도 안 쓰고 브런치에  들어온 적도 없으니 당연한 결과), 며칠 전 브런치 추천작가에 사진이 걸리기 시작하더니 오늘의 작가에도 프로필이 나왔다고 지인에게 연락받았다. 그래서인지 열몇 분이 새롭게 구독해 주었고 구독자 급증 작가에도 올랐다. 구독자가 일주일에 200명 늘었던 때처럼 폭발한 수준은 아니지만, 잠잠하던 숫자가 스무 명 정도 느니까 즐거운 것을 보면 여전히 속세를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결국 다시 한번 달콤한 브런치 유혹에 빠져버렸다.



잠시 떠났다가 돌아왔다고 환영해 주는 건지 아니면 우연한 알고리즘 덕분에 좋은 흐름을 찾은 건지 모르겠지만, 다시 스멀스멀 글쓰기 동력이 샘솟고 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던데, 이번에는 조금 고쳐져서 꾸준히 이어가기를 바란다. 브런치가 원하는 대로 연재글을 열심히 쓰다 보면 조만간 브런치북이 메인에 걸릴지 모른다는 기대를 하면서 한 글자라도 더 새겨야겠다. 그나저나 조회수는 언제 한 번 터질라나.



* 한 줄 요약 :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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