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많이 시달린 30대였어요.
그와 동시에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결을 정리하게 된 30대 이기도 했고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좋아하는 마스킹 테이프의 두께가 줄어들 때면
나도 모르게 끝을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것처럼
열심히 소진되는 30대를 볼 때마다 언젠가의 끝이 어렴풋이나마 있다는 걸 외면할 수 없었어요.
불안감과 조바심은 거부할 세 없이 들러붙었고
뒤틀린 채로 가속이 붙은 시간들에 결국 한바탕 자빠지고 말았습니다.
30대의 저물어감, 그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곳에서
이웃사람 A는 100일간의 요가를 다짐합니다. 운명처럼 눈앞에 떨어진 매듭을 손에 쥔 채로.
아침마다 요가원을 향해 유령처럼 분주히 걸어가는 이웃사람 A는 과연 100일간의 요가를 잘 마칠 수 있을까요?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요?
무엇을 잃고, 무엇을 버렸으며, 또 무엇을 얻었을까요?
별다른 기대 없이, 대단한 것 없이 요가에게로 다가가 봅니다.
이왕이면 유쾌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