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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다운 김잡가 Jul 24. 2024

Day12_Into The Unknown

하와이 쉰혼부부와 신상 비치 호텔 더블데이트+로컬 친구와 투스텝 비치

더블데이트 신청

10시까지 15분 거리의 뮤지컬 캠프에 아이들을 준비시켜 내보내야 하므로 은근 부지런을 떨게 되는 하와이 아침 루틴.

-7시 반 기상 쌀 씻어 앉히고, 아이들 깨워 드림렌즈 빼기, 아이들 아침공부 할 때 도시락 싸기, 간단히 아침 챙겨주기, 남편이 아이들 데려다줄 때 집에 남아 뒷정리하기, 남편 오면 오늘 하루 뭐 할지 상의하기-

하지만 오늘같이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이라면 종일 쨍하니 맑을 터, 오히려 스케줄 정하기가 쉽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비치 행.

할 일이 결정되었으니 아이들 올 때까지 남편과 사이좋게 잘 지내면 되는 말끔한 스케줄이다.


아이들을 보내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마할로 님으로부터 점심에 커피를 마시자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어제 내가 이번 주 중에 점심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자고 청했었는데(가장 예쁜 여름의 하와이를 담기 위해 바삐 움직여야하는 시즌이라 카우아이 출장 직후인데 또 출장 스케줄이 잡혀있어서) 오늘 약속을 확정하기로 했었다.

남편의 도착과 거의 동시에 게이트로 나와있으라는 메시지가 왔다.

반가이 달려 나가 두 분의 차에 올라탔다.

"이 분이 오늘 여기 아니면 안 된대."

릴리 언니가 꼭 가고 싶은 신상 카페가 있는데 오늘 갔으면 하셨나 보다.

내가 좋아하는 길, 옆으로 화산석이 널려있는 멋있는 길을 달려 우리의 최애 비치 쿠키오 케이키 비치 가는 길을  지나 포시즌 호텔 방향으로 들어갔다. 포시즌 카페예요? 아니, 신상 호텔 안에 있는 카페야.

새  호텔이 생긴 줄도 몰랐는데!!!


** 마할로 님 부부와의 인연은 작년 코나 여행기 프롤로그 편에 담겨있어요. 프롤로그만 쓴 채 이번 하와이 여행이 결정, 일단 현재에 집중해서 글을 써보기로 했기 때문에 작년 하와이 이야기는 프롤로그만 완성되어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하와이의 오아후 섬 외에 다른 이웃섬을 도전하게 한 1등  공신이라고 생각하심 될 거예요. 연재 외에 브런치 글에 발행된 작년, 올해의 프롤로그도 한 번 봐주세요~
2023 하와이 여행  이야기 프롤로그
천천히 코나스럽게 2024 프롤로그


Into the unknown 1.

안내소(?)를 지나서 굽이굽이 꽤 돌아 들어갔더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뭔가 하얗게 빛나는 외딴섬으로 가는 느낌이었다.

마할로 님은 옛날 폴리네시안 스타일로 자연 친화적으로 지어진 호텔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코나 다운타운 쪽 하고는 전혀 다른 분위기여서 남편도 나도 다른 휴양지에 온 느낌이라고 감탄을 연발했다, 아직 내리지도 않았는데!

멋지게 지어진 새 호텔답게 모든 것이 반짝반짝 빛났다.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비치 가는 길에 얼음물과 선크림, 쿨다운 로션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비치는 검은 모래와 노란 모래가 섞여있어서 물이 다소 어두워 보였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그렇게 맑을 수가 없다.


멋진 비치를 마주하고 있는 카페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했다.

커피와 빵을 몇개 고르고 기다리면서 무료 과일을 골랐다.

파인애플, 용과는 손질을 해야 해서 돈을 받았지만 사과와 롱간은 Free! 사과가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청사과라서 하나 맛을 봤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작년에 하와이에서 느낀 것인데 열대과일은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맛있으나 사과는 한국 사과가 짱이라는 거. 그런데 이건 뭐지? 한국 사과보다 맛있잖아?! 

커피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사과를 먹고 입이 달아서 처음엔 커피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단맛을 가라앉힌 후 나의 페이보릿 아이스 라떼를 마셨는데, 와! 커피가 정말 맛있잖아!


여유로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육아, 일, 여행, 이민...

형형색색 이야기 꽃을 피우며 쉼을 즐겼다.



돌아가기 전,  들어올 때 보았던 비치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Into the unknown 2.

안내소를 지나 호텔 표지판 나오기 전 만나는 퍼블릭 비치 액세스 표지판. 우리는 거꾸로, 호텔 표지판을 지나 안내소 가기 전 나오는 비치 표지판쪽으로 틀어서 비치로 갔다. 주차장은 비어있었고 가는 길에 나오는 샤워장, 화장실은 새로 지어져 깨끗해 보였다.


잘 정비된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들어가니 멋진 비치가 나왔다.

우리까지 딱 세 팀이 그 비치에 있었다. 어린아이를 데려온 팀이 거북을 발견해 한참을 구경했다. 혼자 오신 할아버지는 하트모양 돌을 찾아내 내심 행복한 표정이었다.

이곳 나무 그늘이 마음에 들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구글맵에서 현 위치를 찾아 저장. 아이들과 꼭 와보고 싶은 비치가 되었다.

하와이에 왔으니 충분히 만끽해야 한다며 기간 여유롭게 왔으니 열심히 즐기라고 말씀해 주셨다.

원조 한류 쿨가이 마할로 님께서 남편에게 이젠 형이라고 할 때도 되지 않았냐 하셨다. 아, 이토록 눈부시게 멋진 인연이여!

짧고 굵은 만남, 다음의 더블데이트를 기약하며 오늘의 첫 비치 나들이를 마무리했다.




이런 날씨는 무조건 방과 후 비치지

아이들을 데리고 비치에 가기 위해 준비를 해서 나왔다.

모래놀이를 좋아하는 둘째 이준이와 물놀이를 좋아하는 첫째 이수,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오후의 모래 해변. 매직샌즈 아니면 킹카메하메하 호텔 비치. 비치에 도착하면 대략 오후 4시이므로 가까운 곳이 가장 좋은 곳이다.

조금이라도 더 즐기려면 바로 출발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한다. 지난 일요일 우리 숙소에 방문했던 베이다와 캠프 내내 함께 했을텐데도 늘 헤어지지 못하고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녀의 아빠가 오늘 오후 스케줄을 묻는다. 비치에 갈 계획이라고 말했더니 그는 -가족과 투스텝 비치에 가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눈이 '반짝' 했다.

우리 가족은 남들이 신기해할 정도로 극명한 E인지라 계획 따윈 중요치 않았다. 뭐 딱 어디 가기로 결정한 것도 아니었으니 우리도 투스텝으로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체온이 빨리 떨어지는 편인 둘째는 비치에 가면 잠시의 물놀이 몇 시간의 모래놀이로 체온을 조절하곤 하는데, 이 아이 마저도 투스텝을 가자고 하니, 안 갈 이유가 없었다.

그래, 모래가 아무리 좋다들 사람 제일 좋아하는 E 피가 어디로 가겠니.


Into the unknown 3.

늦은 후의 투스텝은 처음이다.

2017년에는 코나에서 힐로로 넘어가는 날 들렀기 때문에 오전시간이었고, 작년에 왔을 땐 스노클링 하러 마음먹고 왔었기 때문에 점심 직후에 왔던 걸로 기억한다.

오후가 될수록 파도가 세진다고 들어서 오후에는 일부러 카할루우나 투스텝을 올 생각을 하지 않했다. 얼마 전 다녀온 마니니 비치도 파도가 세서 해변가에서만 놀았는데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뭐, 친구랑 어떻게든 놀겠지.

어쨌거나 도착!


오후의 투스텝, 로컬들이  많이 찾아온 듯했다.

파도든 물이든 무서울 것이 없는 로컬들은 오후의 파도까지 사랑하는 것 같다.

늦은 오후의 투스텝은 보석이더라.

내가 아는 곳이라고 생각한 그곳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위에 얕게 찰락거리던 물이 더 많이  들어와 오히려 아이들 놀 곳이 더 생겼고, 비치 왼편 보트가 오가는 통로 쪽 비치도 파도가 데려온 물고기들 덕분에 아이들이 평소보다 즐거운 스노클링을 했다. 

특히 둘째는 아빠와 함께 물속을 가르며 각종 물고기를 만났다고 좋아했다. 스노클링의 매력에 빠져버린 것 같다.

큰아이도 베이다와 그녀의 이웃 호누아와 걸스파워를 내뿜으며 신나게 놀았다.

투스텝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은 한국사람이다. 네 살 아기도 그냥 들어가던데, 나는 불안해서 두 아이에게 꾸역꾸역 입혔다. 오늘의 스노클링 후 남편이 말했다. 구명조끼 이제 안 입어도 될거 같다고.

내가 아직 구명조끼를 못 떼서 그 말이 어찌나 감격스럽게 들리던지!

투스텝 만세~

파도가 세다고 오후의 투스텝을 꺼리는 것은 마치 거친 돌밭 끝에 보물상자가 있는데 맨발이라고 안 가는 것과 같다.


이러다 나 영어 능통자 되는 거 아니야?

하와이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겪은 바, 매일을 낙원에서 지내니 아무도 비치에 오래 머물지를 않는다. 오늘도 그랬다. 짧고 굵은 스노클링 후에 베이다네 가족이 '샤카 타코'에서 저녁을 먹을 거라며 우리의 저녁 계획을 묻는다. 우리도 거기로 갈게.

타코6p, 부리또와 케이키메뉴 치즈 퀘사디아를 먹었다. 이수가 고른 스파이시 포크 타코가 제일 맛있었다. 식사를 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오늘도 영어 잘 못하는 나는 미국인 친구들과 진득한 대화로 시간을 보냈다. 베이다의 부모님은 좋은 소통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비루한 영어를 참 찰떡같이 알아들어준다.

저녁 초대도 받았다. 언제가 좋냐는 질문에 언제든 좋다고 대답했다.

베이다와 베이다 동생 니키, 이수 이준이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집에 와서 또 수영장을 갔으니 이보다 더 신나는 여행이 또 있을까!

오늘은 1일 2 비치로 평소보다 더 꽉꽉 눌러 추억을 채웠다.

코나에 와서 첫 주 지내면서 아이들의 뮤지컬 캠프가 끝나기 전까지는 좀 밋밋하고 심심할 것을 예상했었는데, 뭐야, 이거 점점 바쁘고 재밌어지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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