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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Jan 26. 2022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이모티콘 오둥이

다른 오리 캐릭터들과는 조금 다른 오둥이만의 특징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요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이모티콘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사용할 때까지만 해도 저만 소유하고 있는 마니아적인 이모티콘이었는데 어느 순간 귀엽고 웃기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카카오 이모티콘 전체 10위권 안에 꾸준히 안착하는 괴물이 되었습니다. 이 이모티콘은 바로 오리를 모티브로 한 오둥이입니다. 어딘가 많이 부족해 보이지만 귀엽고 웃긴 오둥이는 현재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면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과연 오둥이는 어떤 특징을 가진 오리일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오둥이는 다른 오리들에 비해 시야가 매우 좁을 것이다.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오리들은 주변에서 다가오는 포식자들을 피하기 위해 눈이 양옆에 있는데, 사실 대부분의 동물들이 이러한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이 양옆에 있을 경우 비록 한 사물을 또렷하게 보지는 못하지만 시야가 넓어 포식자들의 접근을 사전에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육식동물의 경우 한 사물을 향해 집중해서 사냥해야 하기 때문에 눈이 앞쪽에 몰려있습니다. 어쨌거나 오리의 경우 시야가 300도가 넘는데, 180도인 사람이 비하면 시야가 매우 넓은 편이죠. 이는 오리의 눈이 양옆에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오둥이를 보시죠. 제가 본 그 어떤 오리 캐릭터보다 눈이 몰려 있습니다. 카카오프렌즈의 튜브, 디즈니의 도날드덕과 비교해도 굉장히 눈이 몰려있죠. 이 정도로 눈이 몰려있게 될 경우 시야는 사람과 엇비슷한 180도가 될 것이며 뒤에서 접근하는 포식자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둥이가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혹시나 포식자가 접근하지는 않는지 지속적으로 뒤를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오리의 시야 @ Graham R Martin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오둥이는 다른 오리들보다 수영실력이 매우 떨어질 것이다.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오리가 물에서 헤엄칠 수 있는 이유는 넓은 물갈퀴와 물에 닿는 표면적이 넓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날개에 있는 기름 덕분에 물이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몸이 물에 젖지 않아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오둥이의 몸은 강낭콩 마냥 위아래로 길쭉한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도 선채로 물에 들어가게 되면 물에 닿는 표면적이 적어 가라앉게 되듯 오둥이 역시 그냥 몸에 들어가게 되면 분명 가라앉을 것입니다. 즉, 오둥이는 맥주병일 확률이 있다는 뜻이죠. 오둥이가 헤엄치기 위해선 다른 오리들과 다르게 엎드려서 헤엄쳐야 할 것이며 수영 실력은 다른 오리들에 비해 매우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제 추측입니다.


강낭콩 마냥 위아래로 몸이 긴 오둥이 /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오둥이는 야맹증이 있을 것이다.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동공은 카메라에서 조리개와 같은 역할로 빛을 받아들이고 빛이 눈으로 들어오는 양을 조절해 주는 곳입니다. 동공이 커지게 되면 그만큼 빛이 많이 들어오게 되므로 보기 위해 빛이 많이 필요한 상황일 경우(어두운 곳에 들어갔을 경우) 동공이 커지게 됩니다. 반대로 밝은 곳에 있을 경우 빛이 과도하게 들어오면 눈부심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동공의 크기를 줄여 통과하는 빛의 양을 줄입니다.

 오둥이는 유독 눈 흰 자가 많이 보이는 반면 검은 자(동공)는 매우 작습니다. 이는 타고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약 이렇게 선천적으로 동공이 작을 경우 다른 오리들에 비해 밤 시야가 매우 어두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되면 어두운 곳을 잘 못 보는 야맹증이 있지 않을까 걱정되는데요. 오둥이는 밤 시야가 어두우니 밤에는 돌아다니지 않아야 포식자들로부터 안전할 것 같습니다.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오둥이는 조류독감에 걸려도 아프지 않을 것이다.





 조류독감은 닭, 오리, 야생 조류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으로 전염성이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야생 조류에서는 가볍게 앓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주로 보균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문제는 밀집사육되는 닭이나 오리의 경우 폐사율이 다소 높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밀집사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지속적으로 면역력이 낮기 때문이죠. 그러나 밀집사육으로부터 다소 자유로운 오리의 경우 면역력이 강하여 가볍게 앓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오둥이의 경우 다른 오리들과는 다르게 밀집사육이 아니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오리인데요. 아마 오둥이는 조류독감에 걸리더라도 큰 문제 없이 넘어갈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마치며



출처 : 오둥이 스튜디오



 지금까지 오둥이에 대해서 분석하였습니다. 오둥이는 다른 오리들에 비해 시야가 매우 좁을 것이며 수영 실력이 형편없을 것이고 야맹증이 있을 것이며 조류독감에 걸려도 안 아플 것이라는 게 제 분석이었습니다. 카카오프렌즈의 튜브, 도날드덕과 분명 같은 오리지만 상당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오둥이. 비록 여러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지만 밀집사육되는 오리들보다는 더 건강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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