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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Oct 21. 2023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망그러진 곰

망그러진 곰은 과연 어디서 온 곰일까?







 요즘 곰 캐릭터 중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고 하네요. 이 캐릭터는 현재 이모티콘 캐릭터 중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데요. 여러분은 혹시 아시나요? 네,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은 바로 망그러진 곰입니다. 망그러진 곰을 만든 작가 유랑은 원래 그림을 좋아했었는데 현실적인 면 때문에 산업디자인과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림을 절대 포기하기 싫었던 작가는 2018년에 이모티콘 시장에 뛰어들었고 2023년에 망그러진 곰으로 초대박을 터뜨리게 됩니다. 망그러진 곰이 상당히 무서운 이유는 특정 연령, 특정 성별에 상관없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인데요. 과연 망그러진 곰은 제2의 미키 마우스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망그러진 곰은 어떤 곰인지, 나이는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서 분석하고자 합니다.


제가 대신 추측해보겠습니다.






자꾸 콧물이 나는 것도 수상하다.








망그러진 곰은 불곰일 것이다.



 망그러진 곰의 인스타를 보면 망그러진 곰의 가족을 제외하면 모두 갈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망그러진 곰 주변은 거의 불곰으로 추정되는 곰들입니다. 그래서 망그러진 곰 가족 역시 불곰의 일종으로 보이는데요. 불곰은 유라시아 및 북미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북극곰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곰에 속합니다. 불곰은 무게는 많이 나가면 600kg이나 나가며 몸길이는 최장 3m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거구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모두 먹는 잡식성의 특징을 가졌습니다. 



 망그러진 곰 역시 불곰의 일종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다른 불곰과는 달리 털색이 상당히 밝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리즐리 베어에서 종종 밝은 털을 가진 개체가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망그러진 곰은 북미에 서식하는 불곰인 그리즐리 베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유라시아에서 사는 불곰도 밝은색을 나타낼 수는 있습니다만 북미에 사는 흑곰이 종종 털이 아주 밝은 커모드 베어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저는 망그러진 곰을 북미에 서식하는 그리즐리 베어로 결론지어 보겠습니다.





망그러진 곰 주변의 곰은 전부 갈색이다.






망그러진 곰의 고향은 탁 트인 초원일 것이다.




 망그러진 곰의 털색은 확실히 특이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밝은 털색이 숲이 울창한 곳에서는 생존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습니다. 숲이 울창한 곳에서는 나무의 색이 진한 갈색인 경우가 많은데 망그러진 곰처럼 너무 밝은색일 경우 다른 피식자들에게 눈에 띄기 쉽기 때문이죠. 그래서 미국 흑곰의 경우 숲이 울창한 미국 동부에서는 색이 검고 혹은 진한 갈색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숲보다는 탁 트인 초원의 흑곰은 미국 동부보다는 다소 털색이 밝은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는 햇빛을 받아들이는 양이 많아 털이 탈색이 되기도 하고, 많은 햇빛을 받아들이면 뜨거우니까 이를 반사시키기 위해 털색이 밝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 추측이지만 그리즐리 베어 역시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망그러진 곰 역시 숲이 울창한 곳보다는 시야가 넓고 일조량이 많은 초원이 고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은 멸종했다고 생각되는 캘리포니아 그리즐리 베어 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밝은 털색은 확실히 드물다.









망그러진 곰은 1살이 되지 않은 새끼 곰이다.





 망그러진 곰의 인스타 툰을 보면 망그러진 곰의 무게는 약 24kg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망그러진 곰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상당히 중요한 단서입니다. 그리즐리 베어 기준으로 1세 미만의 새끼 곰의 무게는 평균 약 22kg-24kg, 그리고 만 13세-15세에 몸무게의 정점이 이르렀다가 다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현재 망곰이의 무게가 반올림으로 24gk이니까 망곰이는 1살 미만의 새끼 곰으로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연령별 그리즐리 베어의 체중


[출처 : SIZE AND GROWTH PATTERNS OF THE YELLOWSTONE GRIZZLY BEAR BONNIE M. BLANCHARD, Interagency Grizzly Bear Study Team, Forestry Sciences Laboratory, Montana State University, Bozeman]



 또 다른 단서는 망그러진 곰의 몸길이에 있습니다. 몸길이를 망그러진 곰의 부모와 비교하면 망그러진 곰과 부모와의 몸길이는 약 3배가 차이가 나는 것을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약 3배 정도 차이 나는 망그러진 곰



  일반적으로 그리즐리 베어는 1살 미만의 새끼 곰의 몸길이는 88cm이며 다 큰 성체의 경우 약 250cm의 길이를 가집니다. 새끼 곰과 다 큰 성체의 경우 2.5-3배 정도의 몸길이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망그러진 곰은 이처럼 몸길이를 통해서도 아직 1살이 채 되지 않은 새끼 곰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연령별 그리즐리 베어 몸길이


[출처 : SIZE AND GROWTH PATTERNS OF THE YELLOWSTONE GRIZZLY BEAR BONNIE M. BLANCHARD, Interagency Grizzly Bear Study Team, Forestry Sciences Laboratory, Montana State University, Bozeman, ]









망그러진 곰의 몸길이와 체중을 통해 1살이 되지 않은 그리즐리 베어임을 유추할 수 있다.




망그러진 곰은 호흡기가 약한 편일 것이다.







 곰이 감기에 걸리는지, 비염에 걸리는지 제가 본 적은 없지만 포유류 공통의 비강 구조와 폐에 들어오는 노폐물을 걸러내기 위한 점액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감기와 비염에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저는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콧물을 자주 흘린다? 그렇다면 감기나 비염 등의 호흡기 쪽이 현재 예민한 상황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콧물의 색깔이 노란색이라면 상부 호흡기의(코, 비강, 인두, 후두) 감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망그러진 곰은 지속해서 맑은 콧물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감기였다면 면역력이 회복되면 금방 회복되었을 것인데, 항상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감기보다는 다른 원인에 무게를 둬야 할 것 같은데요. 지속적인 콧물의 원인은 알러지성 비염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망그러진 곰은 현재 외부 요인으로 인한 알러지성 비염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며 다른 친구들에 비해 호흡기가 예민한 것으로 의심됩니다. 더군다나 망그러진 곰은 실내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런 먼지 같은 것들에 더 취약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망그러진 곰의 콧물을 줄이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야 하고 공기 청정을 통하여 집 안에 있는 먼지들을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콧물을 달고 사는 망곰이, 어쩌면 알러지성 비염의 신호일지도?




마치며








 지금까지 망그러진 곰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망그러진 곰은 불곰, 그리즐리 베어일 것으로 추정되며 탁 트인 초원이 고향일 것이고 1살 미만의 새끼 곰이며 호흡기가 예민한 편이라는 것에 제 결론이었습니다. 망그러진 곰은 현재 1살 미만의 새끼 그리즐리 베어인데요. 비록 지금은 귀여울지 모르겠으나 그리즐리 베어가 성장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체격을 가지게 되며 인류를 제외하고 최상위 포식자에 등극할 것입니다. 망그러진 곰이 밥 열심히 먹고 잘 큰다면 카리스마 있는 그리즐리 베어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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