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보는 시나모롤은 어떤 강아지일까?
일본의 대표적인 캐릭터 회사 산리오. 산리오에서 해외를 대상으로 산리오 캐릭터 인기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산리오 하면 대표적인 캐릭터 키티도 있고 쿠로미도 있고 마이멜로디, 폼폼푸린도 굉장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캐릭터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캐릭터는 바로 시나모롤이죠. 시나모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 중 하나로 등극하였습니다. 또한 시나모롤은 워낙 단순하면서도 귀여운 외모 덕분에 인기가 많은데요. 그래서 단순하고 그리기 쉬운 시나모롤을 그리는 것이 유행으로 자리 잡을 정도죠.
그렇다면 시나모롤은 언제 만들어졌을까요? 시나모롤은 2001년에 만들어져 2002년에 데뷔를 하였습니다. 컨셉은 먼 하늘 구름 위에서 태어난 강아지로 꼬리가 시나몬롤처럼 말려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날아오던 시나모롤을 '카페 시나몬'의 주인 누나가 발견하여 함께 살고 있으며 현재는 이 카페의 대표하는 강아지로 성장했다고 하죠.
자, 과연 시나모롤은 현실 세계로 왔을 때 어떤 강아지이고 어떤 특징이 있을지 분석하겠습니다.
시나모롤은 비숑 프리제일 것이다.
시나모롤은 다소 곱슬곱슬한 털을 가지고 있으며 귀가 아래로 내려가 있고 다리가 짧습니다. 주둥이 길이는 길지 않으며 꼬리는 풍성한 모량을 바탕으로 위로 올라가 있고요. 이러한 외형적 특징을 모두 충족하는 강아지 견종이 있으니 바로 흔히 잘 아는 비숑 프리제(Bichon Frise)입니다.
비숑 프리제는 프랑스, 벨기에 원산으로 현대에도 특유의 성격 덕분에 인기가 많은 견종 중 하나입니다. 비숑 프리제는 겉모습은 마치 솜사탕이 연상될 정도로 풍성하면서도 복슬복슬한 털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털 빠짐이 적어 상대적으로 털로 인한 스트레스는 덜 받을 수 있는 견종이기도 하죠. 비숑 프리제는 특유의 솜사탕 같은 외모도 귀엽지만 상냥하면서도 활발한 성격도 엄청난 매력 포인트죠. 비숑 프리제는 제가 생각하는 성격 좋은 견종 Top5 안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다만 워낙 활발해서 가끔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하죠.
비록 시나모롤은 귀가 너무 크기는 하지만 비숑 프리제와 그나마 가장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어쩌면 구름과 가장 비슷한 비숑 프리제처럼 시나모롤이 구름에서 내려왔다는 말은 단순히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나모롤은 근골격계 질환을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시나모롤은 모든 동물 캐릭터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좋지 않은 체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큰 얼굴에 비해 다리는 짧고 짧은 다리에 비해 몸통은 길고 크죠. 또한 직립 보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형은 우선 조금만 과도하게 움직여도 척추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디스크 질환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닥스훈트의 경우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긴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유전적으로도 쉽게 디스크가 오지만 조금만 과도하게 점프하거나 뛸 경우 허리에 무리를 줘 자칫 디스크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닥스훈트는 항상 디스크를 조심해야 하는 견종이죠. 디스크 증상으로는 평소에는 너무 잘 움직이다가 산책을 오래 하거나 갑자기 뛰어내린 이후로 아이가 갑자기 잘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든지, 어디 자꾸 숨어서 낑낑거린다든지 하는 증상이 있습니다. 디스크는 심할 경우 다리를 쓰지 못하고 질질 끄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어 이럴 경우는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나모롤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숑 프리제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슬개골 탈구에도 취약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나모롤은 항상 이족보행을 하는데 통통한 체격을 가지고 있어 다른 비숑들에 비해 무릎에 상당한 부하가 실릴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그래서 시나모롤은 디스크뿐만 아니라 슬개골 탈구도 조심해야 하며 디스크와 슬개골 탈구 예방을 위해 평소에도 운동을 하고 체중 감량을 해야 이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나모롤은 귓병을 달고 살 것이다.
강아지는 사람과 귀 구조가 다릅니다. 귓바퀴에서 내이쪽으로 이어지는 관이 사람은 수평인 반면 강아지는 먼저 수직으로 내려가다가 수평으로 이어지는 구조죠. 그래서 사람에 비해 한 번 수분이 갇히게 되면 수분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여 사람보다 귓병에 쉽게 걸리는 구조입니다. 그나마 귓구멍이 바깥과 통하고 있으면 괜찮지만 귀가 아래로 쳐져 있어 귓구멍을 막고 있으면 귓병은 더 쉽게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귀가 아주 크게 발달되어 있는 코커 스파니엘은 귓병을 굉장히 자주 앓는 견종 중 하나죠.
그런데 시나모롤은 코커 스파니엘 못지않게 귀가 굉장히 크게 잘 발달되어 있으며 아래로 쳐져 있습니다. 비록 큰 귀를 통하여 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는 하나 귓병에는 상당히 취약한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시나모롤 역시 귓병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최소 2주에 1번은 귀 청소를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시나모롤은 귓병으로 인해 동물 병원에 자주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나모롤은 핵경화가 의심된다.
시나모롤은 눈이 파랗게 되어 있습니다. 눈이 파랗게 변하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아직 어려서 멜라닌 색소가 덜 분화된 경우, 멜라닌 색소 자체를 덜 가진 경우, 나이 들어 핵경화가 생긴 경우, 백내장이나 각막 부종과 같은 질병이 있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다만 시나모롤은 출시가 된지 꽤 지났기 때문에 어린 강아지로 보이지는 않아 어려서 멜라닌 색소가 부족한 것 같지는 않고, 평소 시력에 문제가 없어 보이므로 백내장이나 각막 부종 등의 질병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비숑 프리제는 시나모롤은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게 태어났거나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핵경화 소견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여 눈 색이 파랗게 되는 경우보다 핵경화로 인해 눈이 다소 뿌옇고 푸르게 보이는 경우가 훨씬 잦으므로 시나모롤은 핵경화가 있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강아지들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 세포(lens cell)가 수정체 섬유(lens fiber)로 변하게 되는데 오래된 섬유들은 수정체의 핵부분(Nucleus)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수정체는 푸른빛의 연무를 띠게 되며 색이 변하게 되는데요. 이를 핵경화라고 합니다. 보통 핵경화는 6세 이상의 강아지에서 발생합니다. 핵경화가 발생하면 눈이 다소 뿌옇게 변하고 푸르게 변해서 혹시 백내장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가정에서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으니 혹시나 걱정되신다면 병원에서 상담받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핵경화는 시력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나모롤 역시 시력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 핵경화가 의심되는데요. 어쩌면 시나모롤은 비록 외형은 귀엽지만 눈의 색깔로 보아 노령성 변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시나모롤을 분석하였습니다. 시나모롤은 비숑 프리제로 디스크나 슬개골 탈구와 같은 질환을 조심해야 하며 귓병에 자주 걸릴 것이고 눈에 핵경화가 있는 것으로 추측하였습니다. 시나모롤은 항상 밝게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지만 어쩌면 여러 질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시나모롤도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 한 번 받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