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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교 Oct 04. 2024

고요한 조깅과 시끄러운 달리기

정신 인바디를 체크하는 나만의 요소



어김없이 조깅을 위해 달려 나가다 보면,

바깥 공기의 온도와 상관없이 오늘은 어떤 계절인지를 잘 알 수가 있는 것 같다.


유독 완연한 봄날씨와 청량한 가을날씨에는 사람들이 많아지곤 한다.


같은 구간을 어김없이 조깅을 하러 나가다 어느날은

같은 인파에도 너무 버거운 느낌이 들때가 있다.

아마도 나의 심리가 버거운 이유가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런 날은 "고요한 조깅"을 선택한다.


나는 고요한 조깅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없는 나만의 공간을 또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사를 갈때면 내가 그 집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 고요한 조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이 될 때도 있다.


고요한 조깅은 온전히 나한테 집중을 할 수가 있다.

숨소리와 발자국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오고 적당한 땀방울과 집중되는 생각이

나를 한발 더 성장시키게 만들어 준다.

어떻게 보면 내가 살아가는 원동력, 나를 충전하는 시간인 것이다.


그렇다고 시끄러운 달리기가 안 좋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시끄러운 달리기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시끄러운 달리기는 나의 자신감을 한껏 상승시켜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지나가면서, 조금은 두렵지만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자신감...

어떻게 보면 이상하겠지만, 나름 나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조금씩 올리는 달리기가 되는 법이다.


시끄러운 달리기는 아무래도 진짜 운동이 된다.

남들을 잘 의식하는 나는 

지금쯤 멈추고 싶을때 한걸음 더 나아가고

지금쯤 멈추고 싶을때 시간을 더 쓰게 되고

지금쯤 멈추고 싶을때 자세를 다시 고쳐쓰게 된다.


그래서 고요한 조깅과 시끄러운 달리기가 잘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삶의 균형도 잘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다.

통계를 내보면 보통 고요한 조깅을 선택하는 날이 많지만,

이상하게도 해가 지날수록 그리고 내가 단단해질수록 시끄러운 달리기를 선택하는 횟수가 하나씩 늘어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왜냐하면 시끄러운 달리기를 선택하는 날은 오늘 나의 정신력과 마음가짐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징표이기 때문인다.


내가 성장한다는 나만의 징표가 생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내인생에서 무릎이 닳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나의 삶을 잘 닦아주고 정리해주는 고요한 조깅과 나의 자존감을 더 이끌어줄 수 있는 시끄러운 달리기를

오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누구나 하나씩 자신이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 주는 것들이 있다. 그게 무엇이든.

사람, 운동, 술, 취미 등등

나에게는 이 고요한 조깅이 그런 존재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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