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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May 06. 2024

얼마나 공부하면 될까?

1400시간의 기적

기술사공부를 시작하자마자 드는 생각은 언제쯤 나도 합격할 수 있을까이다.


너무나 당돌하게도 1년 안에 합격을 반드시 하겠노라고, 1년이 훌쩍 지나서도 계속 공부하고 있는 같은 학원의 선배들 앞에서 몰래 속으로 다짐을 해보곤 했다.

하지만, 공부에 돌입하고 나면 그런 생각은 머릿속에서 싹 가신다.

얼마나 공부가 힘든지, ‘이 공부는 나와 맞지 않는가 보다’를 하루에도 몇번씩 입 안에서 맴돌다가 다시 머릿속으로 보내버리곤 한다.

일주일에 한번 있는 학원시험을 보면, 축 쳐진 어깨를 들어올릴 힘도 없어진다. 정말 기운빠지는 순간이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강하게 밀어부쳐야 하는 순간이다.


학원에서도 그렇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얼마나 공부를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당연하겠지만, 사람마다 배경이 다르고, 직장에서의 일이 다르고, 경력이 다르다보니 정확히 얼마나 지식이 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식의 많고 적음이 소요되는 시간을 계산하는데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큰 요소가 됨은 확신할 수 있다.


내가 10년을 보안쪽으로만 일을 했다면, 보안과 관련된 지식과 더불어 이와 연관된 IT지식들은 어느 정도 주워들었기 때문에, 이미 그쪽 분야에 대해서는 많은 공부를 하지않아도 중상 정도의 실력을 갖춘 셈이라 다른 영역들에 쏟을 시간이 많아질 수 있다.


만약 IT기획을 오래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기획을 하면서 용어나 방향성을 제대로 잡아봤기 때문에 기술사가 지향하는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디테일이 약한 부분때문에 제네럴리스트에서 스페셜리스트로의 깊이는 추가적으로 더 갖추어야 한다.

개발만 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넓은 영역을 커버하려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할 수도 있다.


다시 얘기해 보면, 기술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전반적인 내용을 직장에서든 인터넷에서도 다른 자격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반드시 같이 섭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만 기술사시험을 준비할 때 거부감없이 다가설 수 있고, 과감히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걸까.

일단 물리적으로 절대적인 시간을 묻는다면, 최소 1000시간이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시간이며, 최소 1400시간이 합격권에서 왔다갔다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1400시간이상이 되어야 만약 시험을 치른다면 합격할 수 합격권안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주변에 같이 공부해서 단기 합격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70년대생이고 20년의 회사 경력이 있긴 하지만, 모두가 1400시간을 절대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최소시간으로 꼽았다.


1400시간은 하루에 2시간을 공부하면 700일이고, 4시간을 공부하면 350일(1년)이고, 하루 8시간을 공부하면 175일 (6개월)이 되는 시간이다.

다시 정리해 보면, 하루 8시간을 공부해야 6개월안에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하루 8시간 안에는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시간은 포함되지 않으며, 암기노트를 만드는 시간 등도 포함되지 말아야 한다.


온전히 내가 암기를 하거나 손으로 적어보거나 내 머릿속에 정보를 넣는 시간, 그리고 내가 창의적인 답안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쓰는 시간이 포함된다.

물론, 중간 중간 쉬는 시간과 거드름을 피우는 시간은 포함되지만, 내가 오늘 공부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시간은 8시간 언저리여야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어떻게 직장인이 8시간을 공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말이되나?

자, 그럼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서 8시간이 되는지 확인해 보자. (8시간은 평균이지 최대시간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게 된다. 만약 먼거리에 있는 통근자라면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하는 건 생각도 못할 것이다.

대신 통근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 회사에 도착해서 일을 시작하기 전의 1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해야 한다.)


일하는 동안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암기 노트를 엑셀이나 PDF로 만들어서 노트북에 열어놓은 상태에서 잠시라도 시간이 생기면 하나의 토픽이라도 보면서 중얼거리거나 노트에서 암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진다. (이 정도면 거의 서울대 수석 합격, 하버드 수석합격 수준의 공부 열의다.)

점심시간도 줄여서 30분 정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점심시간까지 모든 시간을 다 써버리면 오후가 되면 점점 부담이 된다)


일단 퇴근 후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퇴근 후 최소 5시간~6시간을 공부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근하면서 스터디까페로 가서 공부를 하고 오거나 집에 오자마자 방으로 직행해서 최소 12시에서 1시,2시까지 공부해야 진도를 맞출 수 있다.


주변에서 합격을 하지 못하는 분들은 안타깝게도 육아나 학업까지 병행하고 있다보니 시간을 좀처럼 내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일단 회식을 했다가는 거의 합격권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다는 건 알아야 한다. 아니면 합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거나...

회식을 하고 집으로 간다면 그 날 하루는 접어야 한다. 내일 오전까지도 컨디션조절이 힘들기 때문에 회식을 하더라도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무알콜로 대체해야 한다.


주말이 되어 학원에 가게 되면 그날은 공부를 한다기 보다, 공부한 것을 다시 한번 머릿속에 새기는 작업을 하게 된다.

시험을 치르면서 공부했던 것을 다시 한번 더 아로새긴다거나, 내가 부족한 것들을 발라내어 다시 한번 다음주에 공부할 것들을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토요일 저녁까지 마무리를 하게 되면, 일요일은 토요일에 대한 복습과 더불어 평균 8시간을 못채운 평일 시간대의 보충이 시작된다.

주말 12시간의 공부는 평일 시간대에 못채운 시간과 더불어 불안했던 마음까지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이게 말이된다고?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고?

정말 이렇게 공부해야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도 합격한다면, 그 사람은 기술사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공부만 한다고 되는 시험이 아니라, 글씨도 제대로 잘 알아보게, 최대한 예쁘게, 빨리 써야 한다.

글씨체가 좋지 않고 속도가 느리다면, 글씨체까지 교정해야 하는 시간들이 배로 들어간다.


다행히도 나는 글씨체는 괜찮았기 때문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 답안지를 쓸 때 반드시 시간을 적었다.

그러다보니, 한문제를 10분 내로 소화해야 하는데, 7분 내로 소화할 수 있게 되었고, 정말 신나게 썼을 때는 5분이 걸린 적도 있었다.

손은 이미 글씨를 쓰고 있어야 하고, 머리는 따로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그때서야 실감하게 된다.


기술사 공부, 어렵고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지만, 1400시간을 채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간 계획을 세우고, 메타인지를 통해 정말 나의 지식이 되는 시간만을 골라내어 공부하겠다는 1400시간을 채운다면 어느 순간에는 이미 합격증을 받아들고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없지만, 나는 못한다는 생각은 접고 그냥 달리면 된다.

될까, 될까라는 생각할 시간에 그냥 된다 된다는 생각만 하고 도전해 보자.


내가 정말 기술사가 될 상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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