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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겨진다는 것

ep.10

by 유자씨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 아래 들려오는 소리는 오직 모래를 부스러뜨리는 파도소리뿐. 아무도 없는 바닷가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쉼 없이 다녀가는 하얀색 파도거품을 멍하니 바라보며 저 멀리 하늘아래 수평선을 찾아본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날, 나를 알아주는 이 가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 그 누구에게도 곁을 내어주고 싶지 않은 날. 모래는 나에게 곁을 내어주었고, 파도는 나에게 끊임없이 노래를 불러주었고, 하늘의 별들은 따스히 나를 안아주었다. 그렇게 자연은 늘 나에게 말을 건네왔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길 옆으로 하천이 흐르고 머리 위로는 초록잎을 무성히 드리운 나무들이 그늘길을 만들어준다. 햇빛은 사랑을 담아 햇살을 보내주고, 바람은 나의 두 뺨을 어루만져준다. 푸른 하늘은 드넓은 마음으로 두 팔 벌려 나를 안아준다. 자연의 사랑을 느끼며 두 팔을 뻗어 손끝으로 나뭇잎을 스치며 지나간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사랑과 감사는 외롭고 지쳤던 나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혼자인 듯 보이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어쩌면 엄마의 뱃속에서 탯줄을 끊고 나오는 순간부터 유기불안이라는 감정에 시달리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사랑했던 이들이, 나를 사랑했던 이들이 언젠가 나의 곁을 떠나 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아 나약하고 외로운 순간에 불쑥 튀어나오고는 한다.

어딘가에 안착하고 싶고, 어딘가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잘못된 것이라 질책당하고, 나약한 것이라 터부시될 때마다 나는 늘 엄마와 연결되어 있던 탯줄을 떠올린다. 의 이런 마음은 당연한 것이라며 탯줄에 의지했던 뱃속의 안락함을 떠올리며 나를 다독인다.


홀로 남겨질까 두려운 감정은 결국 내가 만들어 내는 마음이다. 탯줄을 끊어내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혼자인 듯 느껴지는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도 결코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홀로 남겨진듯해도 조금만 마음을 열어 세상을 보면 그 누구도 결코 혼자 일수 없다.


우리에게는 나무를 어루만질 초록의 마음이 있기에, 하늘아래 살아가는 빛나는 별이기에, 바다가 품은 소중한 생명이기에. 외로울 수는 있어도 결코 혼자가 아니다.


홀로 남겨진다는 것은 결국 혼자가 아님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때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두려움이었다. 자연의 품에서 내가 깨달은 것은 우리는 결코 혼자일 수 없다는 것이다.


We are not al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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