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하러 한림대 성심병원 가는 날
겨울비 내리는 아침이다.
어젯밤부터 오더니 밤새도록 내린 모양이다.
회색빛 세상은 싫다.
회색은 내 스웨터, 티셔츠, 바지, 비니, 운동화로 족하다.
오늘 한림대 성심병원 가는 날.
부신 절제 수술 후, 3달이 흘렀다.
이번엔 혈액 검사만 하고, 주치의는 다음 주 수요일 만난다.
COVID-19 확산에 겨울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니 병원 수납창구까지 더 어수선해 보인다.
외래 채혈실 대기표 받아 들고, 빈 의자를 찾아 앉는다.
외래진료비 영수증 '안내사항' 아래로 눈길이 간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마음을 모으면 더 나은 내일이 옵니다.'
'We路 캠페인' 글이다.
아픈 사람들 마음도 모이면 큰 힘이 될까?
건강한 사람들 마음이 모여 아픈 사람들 역량까지 쓱 탄력 받는 시간이 되길!
긍정의 힘, 모으고 곱하기는 늘 찬성!
나,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제법 자주 왼쪽 수술 부위 아래쪽이 당기듯 아프다.
뭔가 살짝 쓱 긋고 지나치는 통증, 무심히 쑤시듯 스치는 증상이 이렇게 오래도록 남는 줄 몰랐다.
의료진은 개인 건강 상태, 민감도, 연세(?)까지 모든 상황이 회복상태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맞는 말인데, 가장 쉬운 말 아니 가장 편한 생각이기도 하다.
수술은 잘 됐다니, 결과는 오롯이 혼자 감당할 몫이다.
다음 주 수요일엔 화창한 햇빛을 받고 싶다.
겨울에 내리는 따뜻한 햇볕이 그리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