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봄빛과
번지는 어둠
틈으로
반쯤 죽은 넋
얼비쳐
나는 입술을 다문다
봄은 봄
숨은 숨
넋은 넋
나는 입술을 다문다
어디까지 번져가는 거야?
어디까지 스며드는 거야?
기다려봐야지
틈이 닫히면 입술을 열어야지
혀가 녹으면
입술을 열어야지
다시는
이제 다시는
* 이 글은 한강의 작품 <<디 에센셜: 한강>> 3부에 담긴 시다.
빛과 어둠 사이에 틈이 있다.
그 틈 사이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넋이 스며들었다.
그 틈이 닫히길 기다리는 사이 먼동이 터올까?
다문 입술이 열릴까?
번져가는 어둠 속에서 5.18의 악몽이 보인다.
소년 '동호'의 넋이 어둠과 빛 사이로 녹아들 때, 여명처럼 희망이 보였다.
밝음은 어디까지 스며들 수 있을까?
혀가 녹고
입술이 열리면,
'새벽에 듣은 노래'를 다시 부르리라.
그는
그 노래를 글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