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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월 Aug 22. 2024

우리 이제 무심함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자

시 | 영원을 믿나요


뜨거운 것이 먹고 싶어서
무작정 물을 끓였다

뜨거움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어떤 비밀 같은 것이 있어서

어두운 부엌에서
물을 끓이며 그런 것들을 상상했다

그걸 풀기 위해
우리 이제 무심함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자
그 끝에 모든 것이 얼어버려서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됐을 때
그때서야 낭만에 대해 떠올리자

우리가 마지막이 아닐 세상에 대해
실컷 떠들면서 밤을 새자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투명해지는 새벽녘에 앉아
뜨거움을, 그리고 무심함을
온몸으로 끌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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