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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그림

by 일상여행자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 후 창가 책상에 앉는다.

화창한 날, 아침 시간에 가장 밝게 들어오는 햇빛 속에서 책을 보면 좋다.

간간이 날씨에 따라 책상과 의자에 비추이는

‘그림자 그림’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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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사진 : 이유진


빛과 그림자를 질료로 그리는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藤城清治 1924~)의 아름답고 특별한 카게에(影絵 (그림자 그림))가 떠오른다. 작가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으로 초토화된 도쿄 (東京)에서 살았는데 잿더미가 된 들판에서 그가 구할 수 있는 건 골판지와 전구뿐이었고 그는 그것들로 카게에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표지.jpg <空とぶこびと 하늘을 나는 난쟁이, 1953> 사진출처 : 케이 아트 커뮤니케이션 홈페이지

그는


“빛과 그림자는 인생 그 자체, 우주 그 자체

나는 빛과 그림자로 자연의 아름다움, 살아있는 생명의 소중함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인생을 그려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에 펄럭이는 블라인드, 유칼립투스잎 그림자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함께 또 다른 상상력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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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사진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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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사진 : 이유진

빛은 현실이고 그림자는 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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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사진 : 이유진
10-1.jpg 2022. 사진 : 이유진


빛과 그림자는 현재의 실상과 아직 다가오지 않은 ‘가상’의 미래 세계와도 대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실에 반하는 가상이 아니라 가상을 도입하여 더 나은 현실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건조하고 각박한 현실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셈이다.

(다시 생각해보는 예술, 김광명, 학연문화사 210쪽)


예술에서의 가상은 단지 거짓 형상이 아니라 진리를 비추는 빛인 것이다. 따라서 빛을 머금은 그림자는 빛의 가상으로서 진리를 내면에 이미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같은 책 211쪽)


빛을 머금은 그림자는 빛과 가상의 징검다리이다.

12.jpg 2022. 사진 : 이유진

하루를 시작하며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깨어난

‘그림자 그림’을 보며 책 읽는 즐거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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