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내 삶의 리듬을 바꾸는 호흡의 재구성
죽고 싶을 만큼 힘든 날엔, 나 하나쯤 사라져도 세상은 잘 돌아갈 거라 믿는다. 나 같은 사람 없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러니 제발, 사라지지 말고 살아줘.
출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나는 아이를 낳으며 살기로 한 약속을, 현실 속에서 지켜내야만 했다. 분만실의 공기는 무겁고 축축했다. 전신으로 밀어내는 고통 속에서, 나는 이 생명이 정말 나를 살릴 수 있을까 의심했다. 하지만 아이는 울었다. 아주 작고 또렷하게. 그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나도 울었다. ‘살고 싶다’는 말이 아닌 감정이 내 안에 다시 떠올랐다.
나는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부르기엔 준비도 자격도 부족했지만 이미 아이는 내 품에 안겨 있었다. 처음엔 모든 것이 서툴렀다. 수유는 익숙해지지 않았고, 잠은 쪼개졌고 내 몸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무너졌다. 하지만 아이는 자랐다. 나의 불안 속에서도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단단해졌다.
어느 날, 아이가 내 손을 꼭 쥐고 웃었다. 그 미소는 아무 말 없이도 내 하루를 붙들었다. 이 작은 생명은 나를 의지했다. 나는 그 기대에 맞춰 하루를 버텼다. 매일을 버티다 보니 어느샌가 나는 살아내고 있었다.
육아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삶의 리듬을 바꾸는 호흡의 재구성이었다. 아이가 우는 시간에 깨고 자는 시간에 눕고 웃는 시간에 웃으며 나는 다시 사람처럼 숨 쉬기 시작했다. 이전의 나는 아주 오래 참는 법만 알았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아이 덕분에 느슨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나는 여전히 서툴다. 육아도 감정도 미래도.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아이가 내게 생존을 넘어 삶의 방향을 선물했다는 것.
엄마가 된다는 건 어떤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품었던 그 생명을 통해 내 삶에 다시 온기를 불어넣는 일이라는 걸, 나는 오늘도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