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길기만 한 여운
지금은 집을 떠나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과 많은 영화를 봤다.
처음으로 아들과 극장에서 본 영화는 아이스 에이지 3였고,
대학 가기 전 마지막으로 같이 본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 7이었다.
어릴 적 아들은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극장을 무서워했다.
극장이라는 어두운 공간을 무서워했다.
아들은 애니메이션인 아이스 에이지(Ice Age)를 볼 때조차,
태반의 시간을 내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
다섯 살 무렵이었다.
지난 시절 심심하다 싶으면 내 입에서 나오던 말이
"우리 영화나 볼까?"였다.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고, 영화를 빌리러 도서관에 갔고,
볼 영화를 찾으려 하염없이 스트리밍이라는 정글에서 헤맸다.
그리고..
어렵게(?) 찾은 나의 영화들을 보며 옛 기억을 아들과 나누었다.
돌이켜 보면 아들은 영화를 통해 아빠를 조금 더 이해하지 않았을까?
아빠를 열광시켰던 옛 영화를 보니 아빠 수준이 딱 나온다.
숨길 수 없는 자아의 무게.
어느덧, 기울어져 가는 인생을 몸으로 느끼는 나,
그 영화, 그 시절이 한없이 그립기만 하다.
아들과 같이 본 나의 영화들을 독자분들께 소개하려고 합니다.
영화보다 긴 그 시절의 울림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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