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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 Oct 17. 2021

직장 선배의 시간


직장 상사의 시간을 내게 맞추려 하지 말고
내 시간을 상사의 시간에 맞추어라.


이 말은 내가 사무실 후배들에게 가끔 언중유골(농담처럼 힘주어)로 얘기하는 말이다. 직장에서 내 시간에 상사를 맞추려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상사에게 아부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요즈음 사무실에는, 먼저 자기 일 다하고 남는 시간에 상사를 만나려 하거나 결재를 받으려 하는 후배들이 많다. 그러면서 '선배가 나중에 볼게'라는 말을 하거나 '지금은 퇴근시간이 다되었는데.. '하며 눈살을 조금이라도 찌푸리면,  후배는 '자기가 하는 일이 결재고, 보고를 받는 것이면서, 왜? 내가 무얼 가져가면 저리 신경질을 내지? 이상한 선배야' 하면서 속으로 때론 밖으로 욕을 한다.


누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이것은 서로 간의 시각과 바람의 차이이다.

상호 간  시간 활용의 문제이고 관계의 문제이다.



상사는 한정된 시간을 적어도 20여 명 직원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동시에 위로도 서너 명과 시간을 나누어 써야 한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후배 혼자서 시간을 다 써버리고는, 마감시간에 임박하여 급한 결재라며 들이대는 후배를 상사인 선배는 어떤 마음으로 대하여야 할까?


또 한편으로는, 선배가 힘주어 얘기할 때 흘려들으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같은 말을 두세 번 하게 만드는 후배를 선배는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하나?


후배는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알아차려야 한다.

최악의 후배는 선배가 여러 번 되풀이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게 만든다.

선배의 시간을 빼앗아 바쁘게 만든다.


선배를 한가하게 만들어야, 내가 어려울 때 코칭을 받을 수 있고, 선배가 후배의 형편을 살펴볼 여유를 주게 된다. 선배는 결코 모양새가 어여쁘거나 잘생긴 후배, 그리고 자기 앞에서 항상 상냥한 후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 선배는 집중해서 제 할 일을 하면서, 꼭 필요할 때만 자기를 찾아 선배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여러 번 같은 소리를 반복하지 않게 만드는 후배를 좋아한다.


뿐만 아니라 좋은 선배는, 후배가 후배 자신에게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주고,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 효율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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