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into the 에너지 소비효율 5등급의 삶으로!

by 진이령

나는 에너지 소비효율 5등급의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다들 1등급 내지는 2등급의 효율은 내면서 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내 생각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그다지 높지 않은 에너지 효율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전제품도 아니고 사람에게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란 잣대를 갖다 댄다고?’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부터 내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독자님도 내 잣대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내가 새로 만난 사람과 마음을 터놓고 진짜 친구가 되기 위해 꼭 거치는 의례 아닌 의례, 고백 아닌 고백이 있다.


의례의 포문을 여는 분위기는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가벼울 때도, 사뭇 진지할 때도, 때론 남몰래 뀌는 방귀처럼 은근할 때도 있다.


“있지……. 나 사실 조울병 하고 공황장애가 있어.”


나는 고백을 내뱉고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졸이며 청자의 표정과 분위기를 재빨리 읽어내려 애를 쓴다.


‘거절당할까? 미친년 소리 들을까? 이제 나하고 거리 두면 어쩌지?’


순식간에 오만 생각이 다 스쳐 지나간다. 신은 커다란 결점을 나에게 안겼지만 이럴 때는 나의 편이다.


그간의 나는 운이 좋았다. 나의 이 고백 아닌 고백에 혐오감을 드러내거나 터부시 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오히려 나를 위로하고 때론 공감해주었다.


조울병과 공황장애 같은 질환은 더 이상 흠이 아닌 시대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가면을 쓰고 아닌 척 애를 쓰며 생활한다. 나는 그 가면의 이면을 들춰 보이고자 이 글을 쓴다.


사실 글은 이렇게 당당하게 적어도 마음 한 구석에선 계속 고심한다. <발행>을 누를까? 말까? 하면서. 나를 알지만 내 병은 모르는 사람도 꽤 구독하는 브런치인데.


내일 그들이 “어머, 이령 씨 아프다며? 몰랐네. 괜찮아?” 이렇게 물어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에라 모르겠다.


<발행>!


P.S. 왜 내 삶이 에너지 효율 5등급인지는 함께 쭉 톺아보며 알아봐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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