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치료? 그걸로 해결이 된다고?

by 진이령

발병 초창기에 정신건강을 전문으로 다루는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좋았다.


의사 선생님의 인품도 좋으시고 잘 치료해주시고 감사한 일이 많았고, 한방이 나에게 잘 맞기도 했다.


아쉽게도 한방으로 내 병을 완치시킬 수 없었지만, 양방도 내 병을 완치시키지는 못하는 것은 똑같으니 쌤쌤이었다.


내 몸은 민감하고 정직하다. 침 반응이 빠르고 약효가 잘 듣는다. 그만큼 안 좋은 습관이나 환경, 감정, 병세 등에도 빨리 물든다.


침을 놓고 반응을 보실 때마다 의사 선생님께선 놀라워하셨다.


“이령 님 반응은 교과서 같아요. 배웠던 그대로 반응이 나와요.”


뭔가 뿌듯했다. 그래, 특이한 것에 뿌듯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아시다시피 한방과 양방은 사이가 좋지 않다. 특히 정신건강 쪽에선 더더욱.


아시다시피 한방과 양방은 사이가 좋지 않다. 특히 정신건강 쪽에선 더더욱. 한쪽에선 한쪽을 사이비라 칭하고 다른 쪽에선 하나만 알지 둘은 모른다고 한다. 입장차라는 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거니까 한방과 양방의 대립 구도에 대해 깊게 생각하거나 다루진 않으려 한다.


나는 한방이건 양방이건 내가 살려면 각각의 이점을 취하고 해 볼 건 다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 경험을 이야기해보자면,

한약과 침으로 치료받을 때는 ‘도움’을 받는 기분이었다. 몸이 회복되고 기운이 풀어지도록 도와주는 느낌. 대신 오르락내리락하는 나의 감정과 공황발작은 온전히 나의 맨 정신으로 싸워 이겨야 했다. 약은 베이스를 깔아줄 뿐 컨트롤은 나 스스로 해야 했다.


반면 양약은 ‘조절’하는 기분이었다. 우울해질 때 이 약을 먹으면 좀 덜 우울해지고, 붕붕 뜰 때 이 약을 먹으면 좀 덜 들뜨고. 대신 약에 적응할 때까지 멍하고 졸리고 여러 부작용을 겪어내야 했다. (이런 증상은 적응이 안 되고 지속되기도 하더라.) 온전히 내 정신으로 이겨내는 것 같은 느낌은 적다. 약에 취해 지낸다는 느낌이 강했다. 초반에는 이런 점이 싫었다.


발병 초기까지만 해도 정신과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있어서 한방으로 치료받는 것만 고집했었다. 병세에 차도는 있었지만 나의 경우 한 끗이 부족했다. 그래서 정신과를 다니며 양약을 먹기 시작했다.


사람 따라, 병세에 따라 한방치료만으로도 호전되거나 완치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한방과 양방을 병행해도 좋은 것 같고. 단기간에 확실한 효과를 원한다면 바로 양방으로 직진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방이고 양방이고 가장 중요한 건 내 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다 써봐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병세를 자각하고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다면, 그 것만을도 완쾌를 위한 큰 발걸음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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