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 병이 어떻다는 건데? 2

by 진이령

우울장애.


무기력해지고 의욕도 떨어지고 우울감을 느껴 일상일 망쳐버리는 무서운 병.

흔히들 마음의 감기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울장애, 조울병, 공황장애는 감기나 독감 따위가 아니라 정신적 암과 같다.


우울장애, 조울병, 공황장애는 감기나 독감 따위가 아니라 정신적 암과 같다.


우울은 감정과 신체적 반응 두 가지로 온다.


감정적인 것부터 서술해보자면, 알다시피 우울하다.

근데 이 우울이 기분이 나쁘거나 안 좋다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힘들다 → 죽고 싶다 → 죽자

축약해보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결론으로 치닫는다.


힘들다 → 죽고 싶다 → 죽자


그리고 불안하다. 모든 것이. 간단한 예를 들자면, 내 삶이 이렇게 망가져서 다시는 사회 복귀를 할 수 없으리란 비관적이면서도 나름은 합리적인 걱정과 불안부터 시작하여 '엄마가 갑자기 죽으면 어떡하지?' 란 비합리적이고도 가능성 적은 불안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나는 아기 때 엄마와의 불리불안이 있었다. 그 여파가 우울해지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다.


정신적 불안뿐 아니라 신체적 불안도 같이 온다. 그건 대부분 공황발작이나 경미한 발작으로 연결되어 지옥이 있다면 바로 내가 숨 쉬는 지금 이곳이 아닐까 느끼게 한다.


신체적 반응으로 오는 것 또한 극악 그 자체다.

진짜 우울의 나락으로 빠지면 감정과 몸이 바싹 말라 눈물조차 나지 않는다.

약을 제때 챙겨 먹지 못할 정도로 잠이 쏟아진다. 48시간을 깨지 못하고 잠에서 못 헤어 나와서 잠이 깬 후 당황했던 적도 많다.


나 같은 경우 몸에서 힘이 쭉 빠지며 쓰러지기도 한다. 당연히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출근을 못하고, 기본적인 일상을 영위하지 못하게 되니.


일을 못 나가서 잘리고, 겨우 일을 나가도 내 자리에 엎어져있거나 화장실 한 칸에 숨어 쓰러져있다시피 하니 일을 할 수없어 그만두게 되고.


그럼 자괴감이 우선 찾아온다. 책임감이 없다는 타인의 평가에 좌절하고 괴로워하니 자책을 하기 시작하고 그럼 다시 정신적으로 우울해지는 아주 멋진 루틴이 된다.


우울해지면 생각과 정신이 마비되는 것 같다. 정말 심각하게 나락으로 떨어지면 좋아하던 음식도 냄새가 역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견딜만한 우울로 올라오면 미친 듯이 먹게 된다. 약 부작용과 우울을 해소하기 위한 먹부림으로 한 달 새 6kg이 쪘다. 몸이 둔해지고 살이 쪄 보기 싫어지면 또다시 우울해진다.


멍하고 둔해지기도 한다. 감각은 칼날처럼 예리하지만 한편으론 둔해져서 갈피를 잡기 힘들어진다. 책도 읽을 수 없고 나를 울렸던 모든 예술 작품들에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진다.


울증이 오면, 신체와 정신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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