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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다이빙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by jim

스쿠버 다이빙 고수님들께는 시시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다이빙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막연하게 수족관에서 다이빙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고는 했습니다. 아내는 평소 동물도 좋아하고, 어려서부터 강아지도 계속 키우고 했기 때문에 수족관에서 다이빙을 하면서 물고기들을 돌보는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어떡해야 될 수 있는 건지 알아보더군요.


스크린샷 2021-08-29 오전 6.44.57.png Aquarium, Lotte World, Seoul


아쿠아리움을 구경하다 보면 인어공주 복장을 한 아쿠아리스트가 한 편의 공연과 같은 쇼를 보여주기도 하고, 시간대별로 맞춰서 피딩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유학 당시 동네에 유명했던 아쿠아리움에서는 풀 페이스 마스크를 쓰신 아쿠아리스트가 마이크를 통해 전송되는 음성을 통해서 수조관 밖의 아이들과 관람객들에게 직접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기도 했었죠.



몇 년 전, 무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막연하게 서울에도 유명한 아쿠아리움이 몇 개씩이나 되는데 다이빙 프로그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벌써 4~5년이기 때문이 지금은 다른 아쿠아리움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롯데타워에 있는 아쿠아리움에서 다이빙 프로그램을 운영해주었습니다. 1인당 10만 원 남짓한 가격에 장비 렌털과 아쿠아리움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었으니, 멀리 바다까지 나가는 시간이나 교통비까지 생각하면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시 이런저런 일이 바쁘던 시기여서 여름휴가도 호캉스로 대체하고 멀리 이동하는 시간 없이 서울에서 편하게 며칠 쉴 요양이었는데, 다이빙까지 할 수 있다니 금상첨화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크린샷 2021-08-29 오전 6.45.20.png Aquarium, Lotte World, Seoul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프로그램도 잘 짜여 있고, 다이빙을 마치고 정리하고 나오는 데까지 딱히 불편할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다이빙을 마치고 깨끗이 씻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아쿠아리움도 한 바퀴 구경하고, 쇼핑몰에서 맛있는 것 먹고, 잘 정리된 호텔 침대에 몸을 뉘일 수 있는 아주 만족스러운 하루였죠.


다이빙 자체도 좋았습니다. 개방수역처럼 넓은 공간이 아니어서 일부 행동에 제약이 있지만, 강사님의 안내에 따라 차근차근 물고기를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수족관에서는 여기 있는 물고기를 못 만날 일은 없으니까 말이죠. 요즘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핀을 착용하지 않고 발목에 웨이트를 채워서 걸어 다니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이것저것 치고 다니면 안 되기 때문이겠죠.


스크린샷 2021-08-29 오전 6.46.43.png Aquarium, Lotte World, Seoul


하지만 역시 조금 경력이 있으신 분들은 조금 쑥스러울 수 있습니다. 잠수 자체를 즐기기에는 공간이 제약되기도 하고, 밖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듯 계속 쳐다보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수조 안에서 바깥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는데, 계속 너무 빤히 바라보는 눈빛이 느껴지니 좀 어색하더군요. 게다가 아무래도 좁은 수조 안에서 오래도록 할만한 게 없다 보니 우리나라 고유(?)의 이런저런 포즈를 시키면서 사진을 찍어주시는데, 그런 쪽에 별로 관심이 없다 보니 이게 좀 부담스럽더군요.


스크린샷 2021-08-29 오전 6.47.35.png Aquarium, Lotte World, Seoul


조금 어색한 점이 몇 가지 있긴 했지만, 그래도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좋은 기억이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곳에 여행을 가서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가끔은 한 번씩 해보고 싶을 것 같네요. 일단 그 수족관 안에 있는 물고기들은 100% 볼 수 있으니 말이죠. 보트 타고 멀리 나가는 다이빙에서도 나라마다 안내해주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나라마다 다른 아쿠아리스트 분위기를 체험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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