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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m Jul 10. 2021

적금밖에 모르던 부동산 천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바라보는 부동산 투자

 아내 읽고 있는 도서목록을 기웃거리다가, 그녀가 빌려놓은 책들을 한두권 주워 읽다 보니 어느덧    사이에 읽은 부동산 관련 책이 벌써 서너 권이 되어 갑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드는 생각이, 돈을 벌었다는 결과는 비슷한데, 가치를  분석했다는 목적도 비슷한데, 거기까지 도착하는 과정이  다릅니다. 커다란 코끼리를 작은 개미가 바라볼 , 전체를  번에 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자기만의 방법을 각기 터득한 것일까요.


 이 책은 오늘 읽은 이 길고 긴 제목(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의 책은 2018년에 쓰인 책입니다. 한창 부동산 정책이 규제에 규제를 더해서 복잡에 복잡, 미궁에 미궁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때이죠.



 지난주에 읽었던 '너나위'님의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책도 2019년에 나왔으니 두 책은 비슷한 시기의 부동산 투자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너나위 님의 글에서는 재테크 전반에 대한 내용과, 자신의 케이스별 투자 사례 등 조금 미시적인 부분에서 부동산 투자를 다루었다면, 오늘 이 책에서는 거시적은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전체 지역을 조망하는 법부터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읽은 방법 등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특정 사례와 경험에 조망하기보다는 전체를 살펴보는 관점이랄까요. 두 분 다 저평가된 자산을 찾아서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했다는 점은 같지만,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은 사뭇 달랐습니다. 오늘 읽은 이 책에서는 다양한 그래프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문장으로 설명하고 비교했던 부분들을 수치와 데이터를 통해서 살펴보니 공돌이 이과생 출신 입장에서 더욱 이해하기가 수월했습니다.


 신도시와 구도시를 구분해서, 수도권과 지방을 나누어 접근하는 것은 매우 체계적이었고 합리적인 구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입지를 분석하는데 필요한 중심이 서로 다루기 때문이죠. 규모의 경제도 다를 수밖에 없고요. 많은 면에서 본인이 연구했던 부분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는 책이었습니다.


 실제 거주 수요를 나타내는 전세수요와 투자수요로 볼 수 있는 매매 수요의 비율을 가지고 지역의 흥망 사이클 트렌드를 읽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A라는 요인이 B와 C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 짚어가는 논리 속에서, 이 책이 '대학교 수준의 텍스트북' 같은 방식이 아니라 '중고등학교 참고서적'같은 접근성으로 사람들에게 기초지식을 전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흐린 바깥 날씨를 보고 있자니, 이렇게 차근차근 '장마전선'에 대해 설명해 주시던 고교시절 지구과학 선생님의 얼굴이 흐릿하게 떠오르네요. 그만큼 이 책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쓰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다른 책에서는 '부동산은 독점 자산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고 해도, 층이 다르고 향이 다르고, '완전히 똑같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이 말도 맞습니다. 미시적으로 보면 같은 단지, 같은 동에서도 층마다, 향마다 가격이 많이 차이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 책은 '부동산의 가치는 벽돌이 아니고 위치다. 따라서 근처 시세를 참고하면 된다'라고 거시적인 관점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두쪽 이야기가 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쪽 이야기를 다 알고 내가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쪽에 치우치면 분명 다른 한쪽을 놓치게 될 것이니 말입니다.




6. 직장생활 자체도 삶의 질 저하에 한몫했다. 과장 승진을 기다리는 연수 꽉 찬 대리였기에 연달아 프로젝트가 있었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했다. 낮에는 일보다 회의를 위한 회의가 더 잦았는데, 다들 입 다물고 있는 게 답답해서 아이디어를 내면 자연스럽게 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회식은 또 왜 그렇게 자주 하는지, 먹기 싫은 술자리의 건배사도 지긋지긋했다. 인사고과 시기에 S니 A니 B니 하고 등급이 나뉘는 것도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외벌이 가장의 선택지는 '그냥 버틴다'밖에 없었다.


26. 부동산에서는 레버리지가 대부분 돈의 성격이었지만 세상에서는 돈이 아닌 시간으로 대체됐다. 당신이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당신의 사장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당신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30.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직주근접을 1순위로 체크해야 한다.


38. 인구는 줄어들지만 1~2인 가구의 증가로 세대수가 오히려 증가하는 곳이 더 많다.


50. 세계적 갑부로 꼽히는 워런 버핏은 왜 화폐를 보유하지 않고 주식 투자를 할까?


53. 주거지가 논밭 옆이 아닌 공장 인근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일자리가 밀집한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곳 주거시설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56. 도심의 주거시설 중에서 희소성이 가장 뛰어난 종목은 아파트다. 아무 곳에나 지을 수도 없고 아무나 지을 수도 없다.


66. 전세 가격의 변화는 자장면의 가격 변화와 유사하다. 자장면은 1980년대에 200원 정도 했었다. 쌀, 과자, 라면 등 생필품의 가격이 대부분은 이런 모습을 띠며 버스 요금이나 연봉의 변화도 비슷하다 매매가를 보지 말고 전세가만 놓고 봤을 때, 앞으로 20년 후 전세 가격이 지금과 같을 확률이 어느 정도나 될까? 국가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제로라고 본다.


72. 자동차는 사고가 나면 가격이 떨어지는데도 쉽게 산다. 렌터카나 쏘카를 이용하면 될 것을 왜 구매하는 것일까? (중략) 그런데 자동차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집이다. 왜 집은 구매하지 않고 렌트로 거주하려고 하는가?


78. 부동산은 주식처럼 이번 달 오르고 다음 달 내렸다가 다다음달 오르는 투자처가 아니다. 달리는 기차와 같아서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이 보인다.


88. 부동산 자체의 가치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으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것이다.


99. 2017년 이후 매매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지만 전세가의 상승폭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 이런 경우는 위험하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이니 수익이 났다면 적당히 매도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101. 가격이 정체되고 있다는 건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상승을 하지 못해 저평가 상태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인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상황이지만, 투자자라면 이런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해야 한다.


105. 공급이 많으면 전세가에 영향을 주고, 분양한 아파트에 미분양이 발생하면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앞으로 2년 동안 공급이 적으면 주택이 부족하여 전세가가 오른다. 전세가가 너무 오르면 돈을 조금 더 보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하므로 매매가 상승하기 시작한다. 이렇듯 입주물량은 매매가와 전세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136. 운동도 그렇듯이 하루 이틀 반짝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재미도 없는 그 일을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최소한 1년은 미쳐야 한다.


139. 이렇듯 신도시가 들어서면 주위 모든 교통은 신도시를 연결하려고 부단히 애쓴다. 이렇듯 신도시는 태생 자체가 성공을 보장받은 신분이다.


143.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기 때문에 전세가가 생각보다 낮다는 것이다. 인접 구도심의 오래된 아파트보다 낮은 전세가가 형성된다.


149. 신도시가 들어가면 그곳을 가장 무시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아는가? 바로 신도시와 가장 가까이 접한 구도심에 사는 사람들이다.


155. 신도시에 투자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LH가 진행하는 사업이 지자체가 진행하는 사업보다 안정적이라는 것만 기억하자.


167. 이후 전세가율이 낮아진다면 매매가가 상승하리라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던 2015년 7월이 매수 적기였다 반면 매도 적기는 전세가율이 가장 낮았던 2007년 3월이었다.


168. 신도시에는 과거 정보가 없지만 구도심에는 과거 정보가 있다.


169. '수요 = 사람이 끌어다 쓰는 돈의 크기'라고 생각해보라. 어떨 때 마음이 불안해지겠는가?


175. 강남 3구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의 지도를 보자. 도로가 대체로 반듯반듯하다. 체계적으로 설계된 도시다. 이런 곳은 당연히 새 아파트가 선호되고 재건축 아파트가 시세를 견인한다.


202. 분양권을 누르면 재건축 수요로 이동하고, 재건축마저 누르면 구축 아파트 수요가 몰린다. 구축 아파트를 누르면 주상복합, 오피스텔, 단독주택으로 퍼지고, 주택 전체를 누르면 상가나 토지로 수요가 이동한다. 수도권을 누르면 지방으로 퍼지고, 눌렀던 수도권을 풀어주면 다시 수도권으로 수요가 몰린다.


208. 수도권은 서울이라는 중심에 따라 입지가 형성되지만 지방 소도시는 자체적인 입지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212. 법원이 들어선 자리는 다른 곳보다 기본적으로 학구열이 높다.


230. 아파트는 인터넷에 매물 정보가 뜨기 때문에 시세 파악이 쉽지만 그 외 부동산은 알기 어렵다.


259. 가격을 결정하는 건 콘크리트가 아니다. 주변 요인들인데 그 주변 요인들은 모두 지역과 연관성이 높다.


261. 아파트 가격은 결코 동일한 가격으로 상승하지 않는다. 선도 아파트가 상승한 비율만큼 오른다.


311. 정말로 세상이 공평하고 살 맛 나는 곳이라면 우리는 당장 내일부터라도 출근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320. 하지만 주택이나 상가라면 관리가 그다지 힘들지는 않습니다. 공실이 무서울 뿐 관리 자체가 힘든 것은 아닙니다. 살면서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에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중략) 그렇지만 임대인으로서 배려하는 마음으로 임차인을 대한다면 직장에서 조직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고 생각합니다.


330. 예전에는 질문을 던지더라도 검증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어 '최근 1개월 동안 서울 동작구에서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가 어디일까?'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해봤자 일일이 조사할 수도 없고, 알아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 정도의 질문은 1초 만에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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