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독립노동당에 가입했는가

<나는 왜 쓰는가> - 정치적 글쓰기 / 조지 오웰 에세이

by 그림책미인 앨리

이제부터는 '정치적인 글쓰기'에 해당되는 부분이므로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정치적인 글쓰기를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점을 유념하여 읽으면 조지 오웰이 생각하는 정치적 철학에 대해 이해하기 쉽다.


[ 정치적 글쓰기 부분을 읽을 때 주의점 ]

1. 이 부분을 읽어나가는 이유

- 조지 오웰 자신이 가장 중요시했던 글쓰기가 '정치적 글쓰기'였다.

- 조지 오웰 같은 작가가 '어떻게' '정치적 글쓰기'를 '썼는지' '감상'해 볼 수 있다.

- 이런 글을 읽고 파악함으로써 '독해력'과 '문해력'을 향상할 수 있다.

2. 도저히 이런 부분을 못 읽겠다 혹은 나는 별로다 하는 부분은 과감히 패스

3. 지엽적 정보에 매달리지 말 것 / 이해가 안 되는 부분 패스

4. 작가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지 말 것.

5. 글을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충분

6. 글의 <전체적인 내용 파악/ 작가의 의도 파악> 두 가지에 초점

(출처: 밤호수 리딩 가이드)



Why I Joined the Independent Labour Party

1938년 6월 <뉴 리더>지에 게재한 글이다.

오웰은 2차 대전 초기인 이듬해 말에 독립노동당의 비현실적 평화주의와 당 노선에 대한 강요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다. 독립노동당은 2차 대전 후인 1947년에 국회의원 세 사람이 노동당으로 옮겨간 뒤, 1975년 결국 해산되고 만다.


1. 정치에 거리를 둘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에서의 접근'


나는 작가다. 모든 작가는 '정치에 거리를 두려는' 충동을 느낀다. 평화롭게 책을 쓸 수 있도록 내버려 두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런 이상은 기업형 슈퍼마켓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구멍가게 주인들의 꿈보다도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우선 언론 자유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영국에서 언론의 자유는 언제나 일종의 사기였다. 마지막 순간에는 언제나 돈이 의견을 지배한다. 그런가 하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법적 권리가 있는 한 별난 작가가 빠져나갈 구멍은 언제나 있기도 한다. 지난 몇 해 동안 나는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책들을 쓰면서도 자본가계급으로 하여금 매주 몇 파운드의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생활을 어찌어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나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p63~64)


작가라면 어떤 글을 쓰고 싶을까? 정치적인 이야기보다는 대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을 것이다. 머리 아픈 정치 이야기는 비난적인 소리를 자주 들을 수도 있고 정부의 눈치고 보게 되니, 자유롭게 그리고 평화롭게 내 이야기를 쓰고 싶은 것이 작가가 쓰고 싶은 글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웰은 정치적인 글을 써야 했다. 영국에서 언론의 자유는 사기였고 마지막 순간에는 언제나 돈이 의견을 지배했기에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글을 써야 하는 입장이었다.

생계를 위해 글을 쓴다는 것은 사실 작가 입장에서는 치명적이지 않을까. 내가 쓰고 싶은 글보다 어떤 글을 써달라고 하는 요구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위해 글쓰기를 하는지 괴로울 것 같다.


2. 정치에 거리를 둘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사회적인 입장에서의 접근'


나는 버마에서 영국 제국주의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목격했고, 영국에 와서는 빈곤과 실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나로서는 그런 시스템에 맞서 싸운다는 게, 주로 독서 대중에게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책들을 쓰는 것이었다.

사태의 진전이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한때는 한 세대 뒤의 위험 같아 보이던 것들이 우리를 정면으로 노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적극적인 사회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사회주의에 공감하는 데 그쳐서도 안 되고, 언제나 활발한 적들의 수술에 놀아나서도 안 된다.(p64~65)


오웰은 안전한 길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말아야 하는 길을 선택했다. 직접 영국 제국주의의 민낯을 체험했기에 신물이 나고 역겨웠다. 그래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와 손잡는다. 하지만 그는 사회주의에 오로지 공감만 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의 글 속에서 알 수 있다. 오웰은 잘못된 정치를 보면 무시하지 않고 평온함을 유지하고 싶은 작가들과는 다르게 전투적으로 힘든 길을 택한다.


3. 왜 독립노동당 ILP인가?


1) 독립노동당은 내가 보기에 사회주의라 할 만한 무엇을 지향하는 유일한(아무튼 고려 대상이 될 만큼 큰 유일한) 영국 정당이기 때문이다.

2) 나는 독립노동당이 제국주의 전쟁이나 영국적 형태로 나타날 파시즘에 맞서 바른 노선을 견지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 믿는다.

3) 나는 스페인에서 독립노동당 파견대와 함께 행동했다.

나는 스페인에서의 경험을 통해 그저 부정적이기만 할 뿐인 '반파시즘'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위험한지를 절감할 수 있었다.


여기서 잠깐!

독립노동당이란 무엇일까?

1893년 J.K. 하디가 노동자들의 대표를 의회로 보낼 목적으로 설립하였다. 사회주의적 정치 목표를 내걸었으나 의석을 얻지 못하였으며, 1900년에 조직한 ‘노동대표위원회’에 참가하여 중심 역할을 하였다. 1906년에 결성한 노동당의 모체가 되었으며 노동당 안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이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 평화주의를 제창하며 전쟁에 비협력적 태도를 취하였기 때문에 당내에서 소수파로 전락하였고, 대전 후 노동당이 의회 정당으로 팽창하자 당내 좌익 거점이 되어 당 주류(主流)에 대하여 본래의 사회주의 정책을 채용하도록 압력을 가하였다. 32년에는 노동당을 탈퇴하고, 37년에는 공산당 및 사회주의 연맹과 제휴하여 인민전선 운동을 전개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반전 태도를 고수하여 47년 정당활동이 중지되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독립노동당 [Independent Labor Party, 獨立勞動黨]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독립노동당'은 1893년 창당으로 1975년에 해체되었다. 민주 사회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이념으로 좌파 성격을 가진다. '파시즘'은 1919년 이탈리아의 B. 무솔리니가 주장한 국수주의적·권위주의적·반공적인 정치적 주의 및 운동을 말한다. 원래 묶음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파쇼(fascio)에서 나온 말이었으나, 결속·단결의 뜻으로 전용되었다.


'독립노동당'은 사회주의였지만 영국 정당이었다는 오웰 글에서 오웰이 그렇게 영국의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를 싫어하지만 영국을 완전히 싫어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든 부분이다. 인간의 존엄성마저 짓밟아 이용하는 그들의 만행에 반대하는 정당을 선택한 거란 생각이 든다.


4. 작가가 이 글을 쓴 목적은 무엇인가


평화롭게 책을 쓸 수 있는,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싶은 작가이지만 영국의 자본주의로 마지막 순간에는 돈의 의견이 언제나 지배했기에 오웰은 자신이 원하는 글을 마음대로 쓰지 못했다. 생계를 위해 영국 정부가 원하는 글을 정치적으로 쓸 수도 있었겠지만 직접 영국 제국주의가 보여준 본성을 직접 체험했기에 모른 척할 수 없었다. 그들의 잘못된 만행을 작가로서도 독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정치적인 글쓰기를 시작했고 왜 독립노동당을 지지했는지, 왜 사회주의를 지지했는지 알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영국의 제국주의를 싫어했지만 한편으로는 영국을 사랑하기에 선택했다고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오웰은 정치적인 글을 예술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정치적인 글을 썼고 그 배경에 대해 독자들도 알아 올바른 시선으로 책을 읽어달라는 일지도 모른다.


오웰의 정치노선을 통해 오웰의 정치적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오웰의 정치적 신념은 정치적 글쓰기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그의 정치적 노선을 이해하는 것은 독자인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다.
(밤호수)






남다른 그림책 큐레이션


- 출처: 알라딘 서점 -


제르마노 쥘로, 알베르틴 (지은이), 정혜경 (옮긴이) 문학동네 2017-05-15
원제 : Le president du monde (2016년)
- 출처: 알라딘 서점 -

스위스 그림책으로 지금은 절판된 그림책이다.

<< 잠시만요 대통령님 >> 그림책은 제르마노 쥘로와 알베르틴의 합작으로 어느 나라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그는 출근하자마자 비서가 내미는 결재서류와 우편물, 쉬지 않고 울리는 전화, 책상 위에 산적한 현안들이 그를 기다린다. 평소에도 아침은 초콜릿 빵과 자몽 주스로 간단하게 먹고 커피는 디카페인으로 마시는 예민한 체질인 듯 비서를 바라보는 표정이 초조하다. 책장을 넘기면 이 나라가 직면한 문제들이 드러난다. 더구나 괴물 출현 소동으로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위기 앞에 아무도 선뜻 나서서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이 마치 오웰이 바라본 영국의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면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했다. 평화롭게만 글을 쓰는 것이 작가의 의무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일어난 일에 대해 오웰이 선택한 길은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 이야기를 정치적인 글쓰기로 선택한 것 같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