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41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일상의 작은 행복들

by 하이브라운 Mar 20. 2025
아래로

3월이면 학교는 분주하다.

새 학기 적응이 필요한 아이들과 더 적응이 필요한 교사들.

새롭게 전입을 온 교사들을 온 신경을 집중하여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에너지가 배로 소모된다.

그 와중에 3월에는 신규교사 환영회가 거의 모든 학교에 있다.

2월의 송별회와 함께 공식적인 두 번의 전체 회식.

코로나 이후로 학교 회식 또한 많이 변화됐다.

음주는 각자 알아서. 2차 또한 마음 있는 사람들만.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내게는 너무 좋은 현상들이다.

오늘 그 환영 회식이 있었다. 오늘 회식의 가장 좋았던 것은 2시간의 시간제한이 있는 식당이었다는 점.

모든 식사와 행사를 마치고 집에 귀가하니 8시가 되지 않았다. 행복하다.


3월 10일에 생일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하나 있다.

아빠에게 2만원을 선물로 주었다.

읽고 싶은 책을 사라는 축하의 말과 함께.

지난해부터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게 되었는데 가장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요즘 책이 얼마인지 물었던 게 책값에 맞춰 선물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오늘 아들과 함께 밤 산책을 겸하여 근처 서점에서 책을 샀다.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시가 읽고 싶어지고 쓰고 싶어지는 요즘, 사랑에 관한 관점이 나랑 가장 비슷한 시인이라 선택했다.

역시 몇 편을 읽으니 시가 너무 좋다. 행복하다.


서점 지하에 있는 트레이더스에서 집에 있는 아내를 위해 케익을 샀다.

몸살 기운이 있는 아내에게 줄 케익을 아들과 함께 골랐다.

외동이고, 예민한 초등 남학생과 하루 종일 집에서 씨름한 아내에게 늘 고맙다.

엄마를 생각하여 좋아할 만한 케익을 고르는 아들도 참 기특하다. 행복하다.


책과 케익을 사려고 밖으로 나온 동안 세 번의 연락을 받았다.

2차 회식 중인 사람들, 바빠서 먼저 가신 분, 올해 전입 오신 분.

아직 귀가 전이면 함께 자리를 하지 않겠냐는, 먼저 가서 아쉬웠다는, 챙겨주셔서 감사하는.

누군가에게 생각나는 사람이라는 게 감사했다. 행복하다.


하루에도 행복할 일이 넘친다.

바쁘고 힘든 일상에 새 힘을 준다.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이유가 내가 행복하기 위함이기도 한 것 같다.

여러 좋은 생각이 든 하루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 리뷰) 봄밤의 모든 것 - 백수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