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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동 Aug 29. 2024

남 의식할 시간이 없다


세상살이 속 부러울게 별로 없다.

남들 쳐다보며 입 벌리고 ‘헤~’할 시간이 없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남들 보이는 그 단편적 모습만 보고 어떻게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 있겠누.


얼마 전, 우리의 독서모임에서 있었던 일이지.

한 달간의 근황을 물으며 서로의 장점 찾기를 했다.

독한 코로나19도 이겨내고 근 3년을 한 달 한 권의 책으로 만난 이들이다. 제각기 본인 삶에 충실하고 성실한 이들이기에 서로에 대한 칭찬이 추앙에 가깝게 쏟아졌다.


“자, 이번엔 바꿔서 장점 찾아서 나눠 볼까요?”

거짓말처럼 대화가 뚝 끊겼지. 시간이 곱절로 들었다. 타인의 칭찬에는 관대했으나 스스로에 대한 칭찬은 인색하기가 놀부 저리 가라였다. 회원들에게 들은 내 장점을 생각하며 가까스로 내 장점을 찾았지. 그리고 다시 말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단점도 한번 나눠볼까요?”

흠. 거짓말 안 보태고 단 10초도 안 걸리더구나. 자신의 단점에 대해 술술 말하는 이들에게 망설임이란 없더구나.


자기 단점은 자기 스스로 더 잘 안다.

나는 어떤가? 열정은 있지만 지혜롭진 못한 듯하고 거절을 잘 못한다. 마음에 닿으면 어떻게든 저지르는 탓에 신중치 못하다.

그래. 되었다. 이 정도 스스로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되었다. 내 단점이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보완해 볼 것인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셀프코칭(Self Coaching). 내가 나를 코칭한다. ‘코칭’을 만난후 최고의 성과는 이 셀프코칭과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코칭하려면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잘 들어야 한다. 듣기 위해 먼저 물어봐야 한다. 다정하고 친절하게. 한 집 건너 사는 옆집 이웃 대하듯 정중히 물어보는 거다.


일상 속, 수시로 묻는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지? 꼭 필요한가? 계기가 있었던가? 어떤 의미가 있나? 이렇게 하면 만족스러운가?’


네가 아장아장 걷던 서너 살쯤이었을 거다. 연탄아궁이에 가지 말라는 엄마 말을 어긴 나는 지독한 열탕 화상을 당한 적이 있었지. 무려, 궁둥이부터 뒷허벅지까지 홀라당 살갗이 벗겨져 한 겨울 땡추위에 꽝꽝 언 시멘트마당을 풀쩍풀쩍 뛰었지. 그 이후부터인가 보다. 뜨거운 물만 보면 기겁했다. 남들은 뜨듯한 정도라는데 국물도 잘 못 먹었다. 어떤 이가 말하더라. “트라우마가 생기셨군요.”


아니. 나는 일부러 눈에 보이지도 않는 두려움을 만들어 내지 않을 테다 결심했다. 그 쓰린 화상상처의 기억은 내 일상 속 안전장치가 되었다.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은 죄가 없다. 후~후~ 식혀서 잘 먹는다.


누가 흉보면 어쩌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정체 모를 두려움과 타인의 시선에 내 존재가 흐려져서는 안 된다. 그 시선에 발목 잡히면 내 무릎이 꺾인다.

호기롭게 시작도 해보기 전에 좌절한다. 목표만 거창하고 실천이 어려워진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내가 되어 나아가자.

앞으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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