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권리일까, 차별일까

by 까치

노키즈존? 그냥 좀 더 조용한 공간이겠거니. 나는 아이를 가질 계획도 없었으므로 상관없는 세계라고 넘겼다.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마시고 책을 읽고 작업을 하는걸 즐기면서.


그런데 아기 한명 생겼다고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카페를 가려고 해도 영 마음편히 갈 수 있는 곳도 없거니와 그제서야 ‘노키즈존’이라는 말이 얼마나 묘하게 날카로운지도 보였다. 특히 외국에서 살다 보면 더 이상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곳엔 노키즈존이라는 것이 없으니까. 레스토랑에도, 바에도, 카페에도 신생아부터 어린이까지 가족들은 함께였다.


얼마 전 한국에서 지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가고 싶어 검색을 했더니 노키즈존이라고 쓰여있었다. 알고보니 그 이유는 카페에 작가들의 작품이 많아서, 아이들이 만지면 위험할 수 있거나 떨어뜨릴 수 있어서. 그럴 듯한 변명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관도, 박물관도 노키즈존이라는 안내 문구를 붙이지는 않는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작품을 즐기고 배울 권리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출입을 환영한다.


한국의 노키즈존엔 도대체 무엇이 제일 큰 문제였을까?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

몇 번 있었을지 모를 기저귀 사건?

카공족의 민원이 있었을까?

아니면 그들이 아이들을 보고선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나?


이 모든것이 한 세대 전체의 출입을 금지할 타당한 근거가 되었을까.


노키즈존이 정말 상인의 권리일일까 아니면 아이들은 시끄러우니 입장을 자제해달라는 차별일까.

이 경계선은 굉장히 흐릿하다. 그 흐지부지, 변명을 대는 흐릿함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진짜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키즈존이라는 영어번역된 안내문은 '어린이 출입금지 구역'이라는 말보다 더 부드럽고 세련되게 들린다. 하지만 노키즈존은 단순한 안내문이 아니다. 장소의 허가/불허가의 안내문이다.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입장을 삼가해주십시오.


한국은 아이를 낳으라고 하지만 음식점, 카페, 비행기를 탈때는 동시에 아이를 보이지 않는 곳, 소음이 들리지 않는 어느 구석으로 치워놓기를 바란다. 출산율을 걱정하면서도, 일상 속에서 아이와 부모의 자리는 계속 축소된다. 그래서 아이들과 백화점, 스타필드만 뱅뱅 돌고 있는 같은 부모들을 본다.

keyword
이전 16화남편이 아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