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비스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재능마켓뿐만 아니라, 다른 채널에서도 홍보해야 할까?"
"사진 보정 일이 많아질수록, 다른 일과의 밸런스는 어떻게 맞춰야 하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생존형' 프리랜서를 넘어 '성장형' 프리랜서가 되고 싶었다.
모든 고민 앞에서, 보통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계속 고민하면서 머리를 싸매고 있거나,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볼 것. 나는 두 번째를 선택했다. 직접 부딪혀 보면 답이 보일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고민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였다.)
"일단 해 보고 생각하자."
고민만 하다 보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해 보고 안 되면 그 때 다른 방법을 찾지 뭐!
이전에는 사진 요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일단 빠르게 응대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싶기도 했고, 일이 남아 있는 걸 견디지 못하는 성향 탓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심할 때는 하루 종일 사진 보정에만 매달린 날도 있었다. 다른 일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코어 타임'을 정했다. 오전에 몇 시간, 오후에 몇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 안에 사진 보정 업무를 집중 처리하는 것이다. 오전과 오후를 나누어 둔 이유는 수정 요청이 있는 날도 있어서였다. 수정 작업건은 일정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빠르게 전달하고 싶었다. 이에 맞춘 작업 일정을 미리 고객에게 공유하고, 그 일정에 맞춰 집중해서 처리한다.
처음에는 ‘즉시 작업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떠나가 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정해진 일정에 맞춰 집중해서 작업하니 작업 퀄리티가 높아지고 효율도 증가했다. 고객들도 미리 약속된 일정에 맞춰 결과물을 받으니 더 신뢰를 가지게 되었고, 결국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다음으로는 나의 새로운 채널로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내 서비스를 대뜸 홍보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사진 보정에 대해 궁금해할 만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예를 들어, "메뉴 사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법"이나 "고기 사진을 맛있어 보이게 보정하는 법" 같은 실용적인 내용을 작성했다. "라이트룸 보정 프리셋"을 무료로 공유하며 대중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공부하기도 했다.
그 결과, 내 블로그는 단순한 홍보 채널을 넘어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되었다. 블로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였고, 문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재능 마켓이 아닌 내 채널톡으로 바로 연락이 왔을 때는 너무 신기했다.
내가 자신 있는 글부터 하나씩 쌓아올리는 동안, 블로그는 나와 내 서비스의 얼굴이 되어주고 있었다.
블로그 운영을 시작하고 글이 몇 십개 정도 쌓였을 때쯤, 예상치 못한 또 하나의 기회가 찾아왔다.
한 기관의 교육사업 담당자님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혹시 저희 기관에서 스마트폰 사진 촬영 및 보정 강의를 진행해 주실 수 있을까요?”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강의 제안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내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쌓아온 글들이 모여, 꽤 단단한 블로그라는 공간을 이루고, 그 공간은 솔직한 모바일 명함이 되어 나를 알리고 있었던 것이다.
( 이 글을 쓰기 전, 담당자님께 다시 한 번 여쭤보았다. 그 때 블로그를 통해 연락을 주신 이유를 자세히 듣고 싶었다. 담당자님은 내 블로그의 글들이 전문성이 드러나는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고, 비문이 없는 글이어서 호감이 생겼다고 하셨다. )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에 고민만 했다면, 이런 기회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엄청난 파워 블로거도 아니었고, 세상에서 나만 알고 있는 특급 노하우를 알려주는 글을 쓰지도 않았다. 그저 필요한 누군가는 이 글을 읽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확한 정보를 담은 잘 정돈된 글을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결국 의미없는 고민을 지속하기보단,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또 한 번 강하게 깨달은 사실이 있다.
무엇이든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조용히 찾아온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