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두 번째 프리랜서 잡,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
강사 일을 하며 한창 즐거움을 느끼던 어느 날, 내게 새로운 일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프리랜서 생활을 도전하기 전부터 고민하던 두 가지 일 중 하나, 콘텐츠 기획에 대한 일이었다.
콘텐츠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재밌게 느껴졌지만, 동시에 고민도 깊어졌다. 나는 아직 내 길을 찾아나가고 있는 단계였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종류가 너무 많은데, 과연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일단 나는 영상보다는 비교적 글과 사진 작업이 더 잘 맞는다고 느꼈다. 또, 마케팅 회사에서 잠깐 경험했던 소상공인 매장의 마케팅 일이 재미있게 느껴졌기에, 소상공인 매장에 대한 콘텐츠 기획 일을 해보고 싶었다. 운 좋게도 딱 맞는 공고를 발견했고, 고민할 겨를도 없이 바로 지원했다. 면접을 통해 합격한 뒤 며칠간의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나는 프리랜서 콘텐츠 에디터로 재택 근무를 시작했다.
내가 맡은 일은 데이트코스 어플에 들어가는 마케팅툰과 본문 콘텐츠를 기획하는 작업이었다.
매장의 특성을 살려 짧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일이었고,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사진 보정과 짧은 영상 편집도 포함되어 있었다. (참고로, 툰을 직접 그리는 건 아니었다. 툰은 전문 작가분이 만들어주셨다!)
오랜만에 다른 사람들과 메신저로 소통하며 일하니 또 다른 활력이 느껴졌다.
새로운 일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 과정마저 색다르게 느껴졌다. 일 자체가 재밌고, 담당자나 클라이언트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면 짜릿한 기쁨이 밀려왔다. 강의를 할 때와는 또다른 결의 기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콘텐츠 제작 과정 중 내가 특히 재미를 느끼는 작업이 뭔지 알게 되었다. 퇴사한 후 나는 모든 일에서 내 마음 속 목소리를 듣는 것에 줄곧 집중해왔는데, 이 일을 하며 가장 즐거운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사진을 보정할 때였다. 보정값을 조금씩 조절할 때마다 달라지는 사진을 보는 일이 무척 재미있었다.
예전에 취업 준비할 때 포토샵 자격증을 취득했었는데, 마케팅 회사에 입사한 후에는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프리랜서 일을 시작하면서 다시 포토샵을 활용하게 되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이력서 한 칸을 채우기 위한 자격증을 넘어, 실제로 툴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느낌이었다. 사진 보정을 할 때만큼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조차 몰랐다. 시간을 좀 더 쓰더라도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다.
그리고 담당자로부터 몇 차례 좋은 피드백을 받은 후, 문득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사진 보정이 이렇게 재밌는데 … 이걸 서비스로 판매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머리에 스친 순간, 행동이 뒤따랐다. 곧바로 판매 채널을 찾아 서비스를 등록하기 시작했다. 썸네일과 상세페이지를 제작하고, 서비스 설명도 작성했다.
'완벽보단 완성에 의의를 두자! 일단 올리고 나중에 수정하면 되니까!'
내가 살고 있는 이 소도시는 집중하기 참 좋은 환경이었다.
일단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많고, 주변에 함께 놀러 다닐 친구가 없어서(!) 혼자 일에 빠져들기 딱이었다.
그 결과, 며칠 만에 내 사진 보정 서비스 빠르게 재능마켓에 등록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강의와 콘텐츠 기획을 병행하며 프리랜서로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 보정 의뢰가 들어오면 시간을 어떻게 쓸지도 미리 계획해 두었다. 서비스 첫 의뢰가 들어오면 정말 잘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다린 지 약 일주일.
"크몽!"
사진 보정 첫 의뢰 알림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