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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Oct 09. 2021

대만에 사는 악녀 - 22

한국 시사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오다. -3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331


“‘내가 못 먹을 거면 너를 파괴시켜 주겠다.’라고 결심한 거예요. 얘가 한국 예능하고 한국 드라마 광팬이에요. 꿈이 드라마 작가래요. 나한테 심지어는 자기가 10여 년 전에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얘기한 적도 있고. 동성애 남성역할 여학생은 중학교 때 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쩌고 저쩌고 이런 얘기까지 했어요. 나는 처음에 들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요즘 너무 힘이 들어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데 정신과 의사랑 얘기하는데 그렇게 말해요. ‘교수님. 제가 참견할 것은 아니지만, 이 얘기는 꼭 드릴게요. 여자 입장에서 자기가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말할 수 있는 대상은 정말로 내가 100% 신뢰하는 대상이 아니고서는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라고...”

“그렇죠, 그렇죠.”

“두 번째로 동성애 남성역할의 학생의 경우에도 아버지가 중학교 때 돌아가셔서 고모가 땅 때문에 재산으로 싸우고 자기네 집에 막 하고 그런 개인 가정사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대만에서도 어지간하게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는 얘기할 수 없다는 거예요. 바꿔 말하자면, 그 대만 정신과 의사의 의견은 자신을 성희롱하는 교수에게 그런 얘기를 하는 정신 나간 여자는 어디에도 없다는 거예요.”

“아, 그러니까 교수님께서 이 학생들을 대한 게 다른 대만 교수들과 다르게 형식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 격의 없이 하고 그러니까 어찌 보면 학생들이 착각하고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겠어요.”

“그런데 생각해봐요. 그 둘만 내 연구실에 온 것도 아니고, 아까 말했던 것처럼 5월 24일에 우리 집에 초대했던 4명의 학생 중에 3명이 여학생이었어요. 남학생이 단 한 명이었어요.”

“아아...”

“그럼 생각을 해봐요. 수업시간에도 내가 어느 특정 학생에게만 특별하게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거니와 일주일에 내 연구실에 오는 학생만 서너 명이 넘는다구요.”

“그런데 제가 아까 들어보니까 그 문제의 여학생은 우울증 약도 오랫동안 먹었다고 하고 그래서 약간 정신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 정신과 의사 얘기도 그거예요. 얘가 가 혼자서 열심히 진도를 빼다가 현실이 그게 아니니까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그러니까요. 저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러면 이들이 말하는, 저한테 온 제보 내용은 그랬거든요? 페이스북에 그런 내용을 올리니까 저는 누가 올린 지는 몰랐지만... 그랬더니 다른 학생들이 나도 당했다. 이러면서 추가 학생이 나왔고 더 나올 수도 있다. 이랬는데 지금 교수님이 경찰 조사에 가보니 실체가 없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네. 왜냐하면 경찰 조사는 피해자 적시를 해야하는 거니,  장난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요.”

“경찰에서는 고소인을 알려주잖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주동 여학생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는데 왜 동성애 학생은 그러는 거냐? 내가 설명을 했더니 그제사 경찰도 이해를 해요.”

“네.”

“여기는 6월 말에 방학을 해서 9월 중순까지 2달 반이 방학이에요. 생각해봐요. 동성애 학생은 2주만 있으면 나랑 평생 볼 일이 없어요. 나는 여기 1년 계약을 하고 왔어요. 이 친구 입장에서는 나를 평생 안 볼 수 있다구요. 2주면 안 보게 될 교수를 굳이 왜 고소까지 하냐구요?”

“그러게요.”

“뭐 이제 대강 얘기를 듣고 나서 한 기자도 50% 이상 흥미를 잃었겠지만 내가 증거자료로 정리한, 아까 말한 두 달 여간 친밀하게 나눈 대화가 있단 말이에요. 심지어 24일 이후의 대화까지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렇게 친밀하다가 갑자기 변했다는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상황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줄 지금 대만 학생들이 내 곁에 있단 말이에요.”

“아아...”

“그러니까 얘네 목적은 단 하나예요. 이게 한국까지 터지면 이 사람이 인생을 제대로 망칠 수 있을 거다. 그것까지가 최종 얘네 목적인 거예요.”

“아하! 목적이 굉장히 크네요.”

“다른 언론사에서도 연락이 왔다가 ‘한국 언론사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도 아닌데 저희는 그냥 접고 말겠습니다.’라고 하더라구요. 한 기자도 한 번 생각해봐요. 내가 걔들이 어떤 내용으로 보냈는지 알지도 못하고 잘 모르지만 지금 제보랍시고 한 얘들은 지금 관련이 있는 딱 2명의 얘들인 거예요.”

“으응.”

“한 기자도 기자로서 기본적으로 팩트에 의거해서 취재를 해야할 거 아니냐구요. 팩트가 뭔가 받쳐줘야 하잖아요. 대만 언론처럼 그냥 얘들 얘기만 듣고 기사를 작성할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 이제 내 얘기를 듣고 나니까 얘네가 보내줬던 내용하고 비교해보면 바로 알잖아요. 얘네는 대만에서는 성공을 했잖아요. 국회의원이 가장 먼저 나서서 기자회견을 해줬고, 그 덕에 TV부터 신문까지 아예 도배를 했단 말이에요. 그다음에 한국 매체에 터트리겠다고 2차 시도에 나선 거예요.”

“네.”

“아까 얘기하다가 말았네요. 학과가 얼마나 무책임하게 나왔냐 하면요. 학과장이 한다는 말이, ‘언론에서 떠들고 국회의원이 기자회견까지 했으니까 일단 휴가처리를 하고 다른 교수님으로 대체할게요.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 그런 문제 교수가 그대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떠들어대면 저희가 좀 무섭거든요.’ 이러더니 얘네 목적에 맞게 얘네 2학년 애들은 성적 때문에 신이 났잖아요. 중간고사 성적도 없던 게 되고...”

“다 무효화가 되고...”

“리포트로 대체하고 다른 교수들이 그냥 때워주는 식으로 내가 오기 전의 점수 주는 방식으로 준다고.”

“으음...”

“내가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걔들한테 이런 부적임한 교수라고 비난받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럼 학교 차원에서 조사는 따로 진행이 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너무 억울해서. 대표부에 항의 공문을 전해달라고 요청까지 했어요. 여태 학교의 성평등 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하는 과정도 내가 내 권리를 위해서 전체 다 녹음을 했어요.”

“아아...”

“지금 학교 측 조사위원이랍시고 3명이 다 학내 교수들이고 페미니즘 인물들이 다 나왔어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머리도 쓰다듬고 어깨도 두들기고 했으니까 그럼 됐네.’라는 거예요.”

“해명을 듣지도 않구요?”

“아니요. 얘기를 다 듣고 나서 그러니까 더 미치죠. 학교에서도 그러는 거예요. 원래 4명이었는데 한 명은 성희롱이 아니라면서 슬쩍 스스로 빠졌대요. 그래서 학교 조사에서는 3명인데 아까 말했지만 오늘 경찰서에 다녀왔다고 했잖아요. 2명이 고소했다고... 그런데 실제로 한 명이 또 빠진 거예요.”

“아아! 그렇네요.”

“점점 얘들이 빠지는 거예요. 사실이 아닌데 내가 벌인 거짓말이 그렇게 커질 줄 몰랐다면서....”

“그러면 학교에서는...”

“그런 식으로 계속 나를 몰고 가는 거예요. 심지어 내가 라인 대화 증거를 다 냈어요.”

“네.”

“그랬더니 한다는 소리가... 갑자기 말을 바꾸는 거예요. 학생이 나를 어려워하지 않고 맞먹었다고 했더니 옆에 통역하는 사람한테 조사위원이 묻는 거예요. ‘대화 내용을 보면 정말로 그런 거냐고’ 그랬더니 교수와 대화를 할 때 ‘너무 맞먹는 수준으로 기어오른다.’라는 대답을 듣더니 페미니즘 강사라는 여자가 학생들을 변호해요. ‘대만은 교수와 친밀하게 지내고 그렇게 어렵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한국어 통역이 화를 내면서 ‘나도 대만에 10년 넘게 살았고, 지금 다른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지만, 이 학생의 한국어 수준은 한국의 문화를 잘 모르거나 대만식으로 이해해서 그러는 수준을 이미 넘었다.’라고 하니까 움찔하면서 한다는 말이 갑자기 나한테, ‘그러면 당신은 교수로서 지도를 했어야지. 왜 그러면 이렇게 버릇없고 싸가지 없는 학생을 자르지 않고 계속 썼냐?’고 짜증을 내는 거예요. 순간 내가 황당해서, ‘지금 그게 성희롱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지?’ 싶은 거예요.”

“네. 그러네요.”

“솔직히 나는 학생에게 최대한 친밀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던 거고, 나도 딸이 있는데 학생을 내 자식이라고 생각을 해서 잘 대해주고 그랬다. 집 사람마저도 그 학생의 버릇없음에 대해 경고를 했고 나도 했다고 진술했더니 댓바람에 한다는 말이, ‘당신 아내의 증언은 가족이기 때문에 아무런 증거력이 없다.’ 이러는 거예요.”

“아, 증거력이 없다.”

“오늘 경찰도 그렇게 말해 주더라구요. 한국은 모르겠는데 대만은 이미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학교가 유지되기 때문에 학교가 학생들의 눈치를 본 지가 꽤 오래되었다. 그래서 내가 조사위원회에서 하도 이런 식으로 죄를 단정 짓고 나를 몰아가니까 그 증거를 다 정리해서 문건으로 만들어서 대표부에 들고 갔어요. 그래서 부대표라는 사람이랑 면담을 하면서 얘기를 했어요. 대학 총장에게 항의 문건을 정식으로 공문처리해달라고. 왜냐면 얘네 대학 성희롱 관련 규정이 있는데 조사과정에서 중대한 절차상의 흠이 발견되거나 새로운 증거 혹은 증인이 나왔을 경우에는 재조사를 해야 하며 재조사는 이전 조사위원들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요. 내 의견이라고 해서 정식 공문을 띄워주길 바란다고.”

“으응.”

“그랬더니 부대표라는 사람이 그걸 ‘저희가 처리할 수 있을까요?’ 어쩌고 하길래, ‘나도 한국에 라인이 있다. 청와대에 항의하랴?’ 이랬더니 다다음날인가 억지로 공문을 보냈대요.”

“아, 그랬대요?”

“그래서 나는 학교에서 최소한 책임자급의 사람이 나와서 학생들에게, ‘너희 이런 식으로 거짓말하고 그러면 이건 정말 문제가 된다.’ 이렇게 말하고 사태를 수습할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내가 고민했던 것이 내가 먼저 이 여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해서 경찰의 조사를 받으면 명명백백하게 밝힐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할까 고민했던 거예요. 그런데 이 경우는 여학생이 절대 지들은 표면에 나와서 한 짓이 없으니까 뭔가를 근거로 삼아서 고소를 하기도 애매하잖아요.”

“아, 네.”

“이 여우 같은 애는 뒤로 숨은 거예요. 남학생만 허수아비로 사용을 하고. 그래서 내가 고민을 한 거예요. 내가 형사고소를 하면 결국 얘네가 퇴학을 당할 수 있고, 특히 동성애 남자 역할 학생은 고소를 하면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출국금지가 돼서 외국에 못 나갈 수도 있다구. 얘 네덜란드 나가기로 되어 있잖아요.”

“아, 네.”

“그래서 한 기자가 보기에 내가 한심하다고 비난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것까지 고민을 했던 거예요. 그런데 당장 엊그제 얘네가 나를 형사 고소한 거예요. ‘그럼 왜 얘네는 처음부터 형사고소를 하지 않고 지금에 와서야 고소를 했을까?’하고 오늘 경찰에게 물어봤더니 아까 내가 고소한 혐한파 강사가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송치가 되고 나니까 급해진 거예요. 지가 더 쎄게 나가야 한다고 지가 기소가 되면 실형을 받을 확률이 커지니까 자기가 어차피 변호사를 샀다고 하면서 여학생들 건을 묶어서 성희롱이 성립이 된다고만 하면 자기는 빠져나올 수 있으니까 자기 변호사를 대서 그렇게 한 거래요. 고육지책으로.”

“아...!”

“‘어차피 너희는 형사처벌을 받을 일은 없을 거야.’라고 안심시켜서, 기자회견을 할 때도 여자 국회의원을 이용해서 여자 국회의원은 TV에 한 번이라도 더 나오면 좋으니까 이슈화시키겠다고 한 거죠.”

“그렇죠. 맞죠.”

“앞에는 국회의원을 내세우고 뒤로는 학생들을 끼고 그놈이 조종하는 거예요. 기자회견 할 때도 서울대 수학과 강석진의 범죄사실을 내 이름이랑 뒤섞어서 마치 내가 10년 동안 성폭행을 해서 대만으로 쫓겨온 사람처럼 오해하기 쉽게 종이를 흔들며 기자회견을 하는 거예요.”

“아...”

“그래서 대표부에 ‘이 정도 되면 이건 국가적인 문제가 아니냐?’라고 했더니 그게 교수님 개인의 사건이지 왜 국가 간의 문제가 되냐고 흥분해서 따져요.”

“아하... 하하하!

“한 기자가 내 입장이었어 봐요. 내가 외국인인데 그 나라 국회의원이 나를 공격하는 게 개인의 문제인가요?”

“어찌 되었든 아는 사람이 보면 누군지 다 특정할 수 있어서 알 수 있게 기자회견을 했던데...”

“아니,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하는 정도지 않아요? 그렇게 해달라고 하는 게 내가 억지를 부른 건가요?”

“아니죠. 당연히 보호해줘야지요.”

“내 편을 들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한 나라의 국회의원이 우리나라 국민을 기자회견을 열어서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조사도 전에 그러는 것에 대해 항의해달라고 하는 게 잘못된 건가요?”

“아니죠. 맞는 거죠. 그러면 계속 대만에 계시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경찰서 조사도 그렇고 지금 내가 한국으로 가면 도망갔다고 떠들게 뻔하잖아요.”

“참 난감하네요. 진짜. 이게 그러면 학교 조사도 아직 답보 상태도 결과가 나온 건 아니죠?”

“이미 이런 짓을 하다가 자기네도 난감하겠죠. 학교 차원에서 이게 성희롱이 맞다고 결론 내려고 꾸미던 중에 정작 형사 고소를 해버리니까 형사 결과가 따로 나올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그런데 사법기관에서 수사를 해서 이게 무혐의라고 나와 버리면 이제 정말 곤란해져 버리는 거죠. 정말 우스워지는 거죠. 내가 무혐의를 근거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을 학교에 청구하면 곤란해지는 거죠.”

“그게 수사하고 법원까지 가고 그러면 몇 개월 걸리는 거죠?”

“지금 하는 말에 의하면 그렇게 오래 안 걸릴 것처럼 얘기를 하더라구요.”

“아...”

“그 명예훼손 같은 경우는 증거가 너무 명확하게 따로 조사할 필요가 없고. 여학생들의 건도 증거가 다 있어도 애매할 수 있는데 명확한 증거는 없이 여학생들의 주장만 있는 상황이라 크게 문제가 될 것 없다고 하더라구요.”

“네.”

“아참! 내가 아까 깜빡하고 얘기를 안 했는데요. 내가 증거가 될 만한 것을 찾다가 내 연구실에서 나오면 바로 앞이 엘리베이터인데, 그 안에 아주 성능이 좋은 CCTV가 있어요. 4개월까지 보관이 된대요.”

“아!”

“나 여기 온 지 4개월밖에 안되잖아요.”

“아, 다 있겠군요.”

“만약 걔들 말처럼 연구실 안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면 바로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걔들의 표정이 좋을 리가 없잖아요.”

“아니죠.”

“교수랑 막 웃고 얘기하면서 나오겠어요? 그런데 그 자료를 제출했더니 조사위원 페미니스트 이 대학 3인방이 뭐라는 줄 알아요? 안에서 있었던 일을 증명하라고 했더니 나와서 엘리베이터 탄 게 뭘 증명할 수 있냐고 해요.”

“에?”

“그런 식으로까지 말하면 이제 갈 데까지 갔다는 거잖아요. 이 사람들은 이미 결과론적으로 다 정해놓고...”

“죄를 단정 지어놓고...”

“네. 난 상식을 말하는 거예요. 너무 명백한 증거 아니에요? 동성애자 학생 머리를 염색을 했는데 머리가 너무 상하지 않아? 그래서 만지면서 얘기하는 게 있어요. 그런데 막 웃으면서 얘기하는 화면이 있는데도 ‘거봐 머리를 막 만지잖아. 저 머리를 만질 때 그 학생은 너무 역겨웠대요.’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요. 그래서 내가, ‘당신은 너무 역겹고 기분 나쁠 때 저렇게 밝게 웃으면서 농담하고 얘기하냐?’고 물었더니. 결국 그 사람의 감정은 그 사람밖에 모르는 거래요. 그 사람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뭐가 문제냐고 그래요.”

“음...”

“이건 뭐 마녀 사냥도 아니고... 처음에 난 너무 쉽게 생각한 게 엘리베이터 CCTV 영상도 있고 두 달간 친밀하게 나눈 라인 대화 증거도 있고 그래서 증명이 쉬우니 아무런 문제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가깝게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일이 생겼다고 하면 방어하기가 어려울 텐데 얘네 주장이 두 달이 넘게 지속적으로 그랬다는 거니까 나는 그들의 거짓말을 증명하기가 너무 쉽잖아요. 앞뒤가 안 맞잖아요.”

“그렇네요. 하하. 반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을 겪으셨네요.”

“하아!”

“사모님께서도 너무 당혹스러우시겠어요.”

“당황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거의 죽을 것처럼 힘들어해요. 그렇지 않겠어요?”

“그러게요. 그렇게까지 연구실에서 같이 지냈는데....”

“네. 집사람이 더 그러는 건 나를 알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우리 가족에게 소홀해하면서 학생들에게 열성적으로 했는데... 집사람은 계속 경고를 했었어요. 학생들에게 그렇게 잘해줘 봐야 고맙다고 하는 애들 없다고 언제 걔들이 등에 칼 꽂을지 모른다고 경고했었어요.”

“너무 마음을 주셨네요. 그쵸? 하하... 아이고!”

“마지막 만났을 때 동성애 남성역할하는 여학생이 왔을 때, ‘너희들은 정말로 그러면 내 등에 칼을 꽂는 거야!’라는 표현을 쓰면서 서운하다고 표현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걸 녹취를 해가지고서는 자기네 협박한 거라고 증거라고 경찰에 제출을 했대요.”

“아...”

“그 정도로 얘네가 증거가 없으니까 별의별 것을 다 붙였어요.

“심지어는 내가 대화중에 ‘교수님이 너희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어떻게 이렇게 열심히 하겠니?’라고 말한 걸 증거라고 내놓고는 중국어로 ‘애정’은 중국어로는 부부나 애인끼리 쓰는 거라면서 성희롱 아니냐고 몰고 가는 거예요.”

“아! 애정까지...”

“오늘 만나고 온 경찰이 30년 차래요. 자기가 보기에는 별 문제없을 거니까 검찰에 송치하면 가서 얘기를 잘하시라고.... 그런데 마음고생하시고 방학인데도 아무 데도 못 가시고 한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네한테 다 손해배상 청구하시라고...”

“그러게요. 계약과 관련해서도 학교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나도 항의를 했어요. 누구 마음대로 너희가 내 수업을 정지시키냐고? 그랬더니 어찌 되었든 당신 월급 받고 있지 않냐고...”

“하하!”

“이건 누가 봐도 신문이나 매체에 난리가 났는데 내 명예는 뭐냐?”

“그런데 제가 좀 궁금한 게, 처음에 기사가 나왔던 인터넷 언론이 한 개 있더라구요?”

“네.”

“그게 약간 종합지가 그런 곳은 아니죠? 애플 뭔가 그렇던데...”

“핑궈일보라고 그냥 가십지 같은 거죠. 여긴 정론지가 없다시피 하니까요.”

“가십매체 뭐 이런 거죠? 보니까 정론지도 아닌 것 같고. 저도 의구심은 있었어요 그런데 계속 못 알아보고 있다가 이게 계속 또 최근 뉴스가 나올 때마다 우리 쪽에 보내오더라고요.”

“계속이요? 한 번도 아니고?”

“제가 링크 보내드린 게 최근 기사잖아요.”

“걔가?”

박 교수의 어이없어하는 질문에 여기자가 쉽사리 제보자의 정체를 밝혔다.

“사실은 걔가 아니라 그 교수라고 하는 강사가 계속 보내오고 있어요.”

“주영희요?”

“네. 그 사람이 계속해서 보내 오더라구요.”

“내가 얘기하잖아요. 자기가 페이스북에 쓴다고, 나는 페이스북을 쓰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나를 믿고 지지하는 학생들이 캡처 해서 보내줘요. 이 놈이 계속해서 한국의 매체에 알리고 있는데 기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네. 계속 이런 링크를 통해서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 언론들이 이 놈을 상대도 안 해준다는 거예요.”

“네.”

“한 기자는 이 사람에 대해 처음 알았지만 다른 매체들은 올 2월에 중앙일보에 대서특필이 되면서 얘를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게 되었다는 거예요. 지한파라고 가장해놓고 한국에서 돈만 빼먹고 뒤에서는 혐한을 했던 놈이다.”

“으응.”

“그런데 지금 더 난리를 치는 이유가 내가 고소를 한 게 성립이 되면 자기가 실형을 살 게 될 지경이니까 여학생들을 부추겨서 그걸 성립시키면 자기 건이 불기소로 빠져나갈 수가 있으니까 그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거예요.”

“네.”

“학생들은 욱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이놈은 소위 기자짓을 했다는 놈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불기소가 되시면 검찰에서 이놈을 역 무고로 고소할 거냐고 물을 거니까 꼭 역 무고로 고소한다고 하시라고...”

“아이고! 고생이 많으시네요.”

“한 기자에게 내가 어떤 도움을 받을 방법은 없을까요?”

“어, 교수님 뭐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말씀하시면 좋구요.”

“아니요, 정리를 할게요. ‘이게 기사화할 게 아니다.’라는 것에 대해서는 감을 잡은 건가요?”

“네. 저도 이 정도를 가지고 15분짜리 프로그램이다 보니 그만한 가치가 없으면...”

“저는 오히려 반대로, ‘지한파의 두 얼굴’이라고 해서 지금 준비하면 8월 광복절 즈음에 특집 비슷하게, 그 사람이 여태까지 했던 행각들에 대해 알릴 수 있지 않을까? 반한감정을 부추겨서 먹고살려고 튀려고 하는... 나야 뭐 그 사람을 형사 고소해서 처벌할 생각이니까... 상관이 없긴 하지만...”

“네.”

“근데 한 기자 입장에서는 또 다르게 저널리스트로서의 감이나 대처법이 있을 거 아니에요. 혹시 내가 어떻게... 내가 지금 살다가 이런 일이 처음이라 집사람이랑 얘들한테 볼 낯이 없고. 왜냐하면 어쨌든 내가 요즘 계속 내 탓을 하는 이유가 내가 학생들에게 잘해주고 가깝게 안 지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거 아니에요, 막말로.”

“맞아요. 혼자가 아니니까 더 힘드시겠지요.”

“혹시 외교부에 기사를 내는 건 아니지만 국민신문고에도 항의를 넣었거든요. 더 웃긴 거는 요.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하더니 긴급하게 뭘 파일로 보냈다고 해서 열어봤더니 너무 조잡하게 A4에 적당히 작성한 내용이라는 게, ‘현지에서 피소를 당했을 때는 현지의 변호사를 고용해서 긴밀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임.’ 딸랑 이런 내용 한 장이예요.”

“그런데 대표부에서 학교 측에 공문을 보냈다는 거는 확인이 된 거예요?”

“그래서 내가 전화 걸어서 부대표한테 물어봤어요. ‘정말로 공문을 보냈으면 나에게 확인시켜달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못 보여준대요. 이상하잖아요?”

“아, 공문을요?”

“내가 전달해달라고 했던 그 세 장 짜리 문건을 공문으로 보냈다면 그걸 확인해달라고 한 거거든요. 보여줄 수가 없대요. 그게 기밀문서도 아닌데 왜 보여줄 수 없다는 거지요?”

“학교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까 더...”

“네. 의심이 가는 거예요. 정말로 보냈냐구. 만에 하나 한 기자가 어쨌든 귀중한 시간을 들여서 사건의 전말까지 다 들었으니까, 나는 기자의 도움이 절실해요. 대표부에 전화해서, ‘우리가 취재 중이다.’ 이렇게 하고 물어보는 게 불법은 아니잖아요?”

“네. 그럼요. 아니죠.”

“그 정도 푸시는 취재 중에 사실관계를 확인해볼 수는 있는 거잖아요? 제보받았다고 하면서, ‘지금 이 교수는 그간의 통화나 대화를 모두 녹취해서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공문을 전달해달라고 했고 이미 전달했다고 하는데 그 공문은 어떻게 된 거냐?’ 하고 물어보고 취재해줄 수 없을까요?”

“교수님. 제가 궁금한 게 대만 대표부라는 게 하나인가요? 한 군데밖에 없어요?”

“네. 타이베이에 하나밖에 없어요.”

“그러면 컨택하는 것도 어렵지 않겠네요. 외교부 통해서...”

“네.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고거 제가 외교부 통해서 한번 알아볼게요.”

“여기가 말이 수교를 안 해서 대표부이지 대사관이 똑같은 곳이에요.”

“정식으로 한국 대사나 참사관들이 나가 있기는 한 거죠?”

“당연하죠. 자기네들은 대표님이라고 안 하고 대사님이라고 불러요.”

“저도 이거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한번 알아볼게요.”

“네.”

“교수님. 지금 계속 조사 중이고 그러시잖아요. 또 하실 말씀이 있거나 약간 조사과정에서 이상하게 흐를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언제든지 연락을 주세요.”

“내가 노파심에 이 얘기를 할게요. 내가 ‘그것이 알고 싶다’나 ‘PD수첩’에 제보하고 내 한 몸을 날릴까까지도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나는 평생 대학에 있었던 학자잖아요. 소위 얼굴이 팔리기 시작하면 내 학자로서의 미래는 날아가버리는 거잖아요? 그래서 못하고 있던 거예요.”

“네네. 그렇지요.”

“하여간 정리를 하면, ‘이건 기사를 할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사안을 알게 되었으니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다.’인 거죠?”

“네네. 저도 무슨 응답이 있으면 연락을 드리도록 할게요.”

“그러면 혹시 내일 오전 전까지 내가 연락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빨리는 안 될 거예요. 외교부는 대변인 통해서 지들이 알아보고 어쩌고 해서 아마 안 될 거예요. 월요일쯤에 다시 연락을 드릴게요.”

“내가 한 가지만 더 부탁을 할게요. 지금 이곳 지역구 대만 국회의원이 얘기하는데 대만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졌대요. 그래서 연초에 택시 성추행 사건 때에도 굉장히 시끄러웠대요. ‘그나마 관광수입 1위가 한국인데 흔들리면 큰일이다.’하면서 전전긍긍했대요. 그래서 그 사람의 조언은 그거예요. ‘한국 정부 측에서 정식으로 항의하고 나서면 확실하게 먹히겠지만 그렇게까지 도와주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으니까 이렇게까지 막 군거다. 대만 정부는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패턴을 가진 정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이제 정권이 바뀌고 밑에 있던 놈들이 아무리 썩어서 개판이라고 하더라도 정부가 바뀌려고 하면 바꿀 수 있잖아요?”

“네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제가 지금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특히,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휘둘리는 거잖아요. 너무 기가 막힌 게 내가 타이베이 대표부에 항의를 했는데 그 면담에 나온 사람이 외교부 재외국민 보호과장 타이틀을 달았던 사람이에요. 그래도 대통령이 바뀌고 썩은 정부에서 물갈이가 되었으면 외교부도 좀 바뀌어야 하잖아요. 이렇게 연결된 것도 인연인데 한 기자가 좀 도와주세요.”

“아니에요. 연락 이렇게 주셔서 감사해요.”

“시사프로그램에 드릴만한 제보 네타가 상당히 많이 있어요. 이 일 많이 도와주게 되면 나도 네타로 갚을게요.”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그러면 제가 한번 알아보고 연락드릴게요.”

“부탁 좀 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들어가세요.”


그렇게 긴 통화를 끝내고 일주일이 흘렀고, 다시 보름이 지났고, 한 달이 지나도록 한 기자에게서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 사안이 거짓제보여서 킬 당했다는 구차한 변명의 전화나 이메일조차 없었다. 국제전화까지 걸어오며 취재를 할 듯한 기레기가 자기네 회사에서 자기네 잇권이 침탈당한다며 정의를 부르짖는 파업을 시작했다는 뉴스를 보며, 박 교수는 가만히 뉴스 화면을 껐다.


다음 이야기는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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