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왕님의 특별한 선물

오렌지주스가 흐르는 강

by 심온

"어서 오너라, 심온아. 우리 과일나라에 온 것을 환영한다."


왕님의 목소리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처럼 다정했답니다. 그러다 갑자기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화관이 살짝 기울어졌는데, 얼른 고쳐 쓰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근엄한 표정을 지었어요.


왕님께서는 눈을 빛내며 심온이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어요.


"심온아, 이리 오렴. 내가 너를 위해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단다. 우리 사과마을이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해 온 마법의 보물이야.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게 있어. 이 보물은 너만의 것이어야 한단다.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면 마법이 사라져 버릴 테니까. 이 보물은 네가 훌쩍 큰 어른이 되어도 맑고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을 지켜줄 수 있는 신비로운 선물이란다. 이 보석 목걸이를 꼭 간직하고 다니렴."


요정 왕님께서 심온이의 목에 투명한 수정 같은 돌멩이가 달린 목걸이를 걸어주었어요.


이 목걸이는 자연이 만든 선물 같았어요. 사과나무의 부드러운 가지들로 엮어져 있었고, 화려한 장식 대신 가지들이 서로 얽혀 춤추는 듯했어요. 투명한 수정은 이슬방울처럼 아름답게 빛났답니다.


그때, 작은 종소리가 울리더니 사과마을 광장에서 파티가 시작되었어요. 사과마을의 모든 요정들이 함께 모여 심온이를 위한 특별한 환영회를 준비한 것이었답니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는 사과로 만든 온갖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했어요.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과파이, 달콤한 향기가 피어오르는 사과머핀, 보석처럼 윤기 나는 캔디사과, 그리고 예쁜 사과 케이크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어요.


달콤이 요정이 만든 사과 주스는 영롱한 빛을 내고, 향기 요정이 특별히 준비한 사과 젤리는 투명한 유리구슬 같았죠. 빛나 요정이 장식한 사과 타르트는 아침 이슬을 머금은 듯 은은히 빛났어요.


"와, 정말 예쁘고 맛있어 보여요!"


심온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어요. 요정들은 모두 함께 웃으며 즐겁게 파티를 즐겼답니다.


작은 요정들은 공중에서 춤을 추며 마법의 사과 가루를 뿌렸고, 그 가루는 별빛처럼 은은하게 내려앉았어요. 사과마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맞이했답니다.


요정들은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어요. 달콤이 요정은 빙글빙글 돌며 달콤한 멜로디를 흥얼거렸고, 향기 요정은 마치 나비처럼 우아하게 춤을 추었답니다. 빛나 요정이 날개를 움직일 때마다 작은 별들이 쏟아지는 것 같았어요.


심온이도 요정들과 함께 춤을 추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초롱이는 심온이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원을 그리며 돌았고, 다른 요정들은 손뼉을 치며 즐거운 리듬을 만들어냈죠.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달빛이 사과나무 사이로 은은하게 비춰 들어왔어요. 달빛 아래에서 요정들의 날개는 더욱 아름답게 빛났답니다.


그런데 모든 즐거운 일에는 끝이 있는 법이에요.


달님이 얼굴을 비추자, 초롱이의 아빠 요정이 살며시 다가왔어요.


"우리 귀여운 심온아."


아빠 요정이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아쉽지만 이제 사과마을과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시간이란다. 이 밤이 지나면 더 이상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거든. 하지만 걱정하지 마렴. 우리 요정 가족들이 매일매일 과수원에서 너를 지켜보며 응원할 거야. 그리고 아침이면 우리 초롱이가 예쁜 날개를 펄럭이며 너를 찾아갈 거란다."


심온이의 마음속에서는 이 아름다운 사과마을에 영원히 머물고 싶은 욕심이 솟구쳤어요.


신비로운 요정들과 달콤한 과일들, 그리고 이 모든 마법 같은 일들이 너무나 좋았거든요. 하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계실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달님이 하늘 높이 떠올랐다는 건,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됐다는 걸 의미했답니다.


"네, 요정님. 이곳에서의 소중한 추억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할게요."


"나를 따라오렴."


초롱이의 아빠 요정이 사과주스가 흐르는 강 옆에 서 있는 커다란 사과나무를 가리켰어요.


그 사과나무는 심온이가 처음 과일나라에 도착했을 때보다 더욱 크고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어요. 나뭇가지 사이로 달빛이 스며들어 마치 수천 개의 작은 별들이 반짝이는 것 같았죠.


초롱이의 아빠 요정은 나무 아래에서 작은 마법 지팡이를 꺼내들었어요.


초롱이가 아빠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준비됐니, 심온아? 이곳 과일나라의 시간은 사람들의 세상과는 달라서 네가 긴 시간을 보냈다고 느꼈겠지만, 실제로는 아주 짧은 순간이었단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렴. 우리가 준 마법의 목걸이가 이곳에서의 추억을 영원히 지켜줄 테니까."


초롱이 아빠 요정이 마법 지팡이를 살짝 흔들어 사과 하나를 '톡' 하고 건드리자, 과일나라에 올 때처럼 커다란 빛의 구멍이 생겨났어요.


"지금이야!"


심온이는 초롱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 빛나는 구멍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어요. 뒤돌아보니 초롱이와 다른 요정들이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답니다.


심온이는 마지막으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빛 속으로 뛰어들었어요. 비록 이곳에 다시 올 순 없지만, 내일 아침이면 초롱이를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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