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사전적 의미는 첫째,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고, 둘째,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현상’이며 마지막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으로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과대망상’이라고도 한다. -문학박사 문재익 칼럼니스트
스티브잡스가 컴퓨터 대중화를 꿈꾼 것처럼, 일론머스크가 화성의 식민지화를 꿈꾸는 것처럼 때론 이런 망상들이 인류의 발전을 이끌었다.
그리고 내겐, 인생이 힘들 때면 이따금씩 이런 망상들이 떠오른다.
만약에.. 내가 …했다면?
15살 때, 부모님은 넌지시 ‘너 캐나다 갈래?’ 제안했다.
당시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남부러울 것 없이 잘 나가는 인생을 살고 있었다. 재학했던 중학교와 옆 학교에서 모두가 나를 알 만큼 ‘웃긴 애’로 꽤나 유명했고, 학업도 교우관계도 그리고 집안의 환경도 남부러울 것 없이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았다.
그래서 캐나다라는 낯선 곳은 Out of 안중이었다. 그곳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을뿐더러, 지금의 삶이 너무 재밌으니 딱히 갈 이유가 없어 보였다.
캐나다가 아닌 중국과 멕시코라는 두 개의 국가에서 약 10년간 해외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난 처음으로 그때의 결정을 후회했다.
해외생활이 그리도 잘 맞는 나인데, 캐나다로 갔었으면 더 즐거운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만약, 내가 15살 때 캐나다로 갔었다면 이렇게 답답한 한국 생활을 굳이 안 겪어도 되지 않았을까?
이런 허망된 생각들은 지금의 내 삶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막았다.
지금 꿈을 꾸고 있는가?
나는 행동파다. 생각하고 재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를 인생 모토로 삼고, 여력이 되는 한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일단 지르고 나중에 수습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아마 나는 남들보다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올 초에 퇴사를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우연히 인스타그램에 알고리즘을 타고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완화’라는 포스트가 내 피드에 올라왔다.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야겠단 내 안의 직감이 나를 움직였다.
그날 바로, 컴퓨터를 열고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방법에 대해서 서칭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히 3개월 뒤에 ‘워킹홀리데이 최종 승인 레터’를 받았다.
20년 전 미성숙했던 내가 내린 결정을 바로 잡을 기회가 진짜 내 손안에 온 것이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망상’이 ‘실현하고 싶은 희망과 이상’으로 변화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때와 마찬가지로 난 또 뭔가가 망설여졌다. 펄쩍 뛰고 눈물을 흘렸어야 마땅한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가지 말까?’였다.
자취방을 정리하는 것부터 집을 구하고 표를 사야 하는 모든 과정들이 순간 스트레스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지난 4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얻었던 나의 커리어 경력, 돈, 그리고 남부럽지 않은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하고 외국인 노동자로써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막연하게만 느껴졌다.
퇴사 직후, 조금의 쉴 틈과 여유도 없이 진짜 내 꿈에 다가가기 위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최종 합격레터를 수령한 뒤부터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매일 밤잠을 설쳤다. 정말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상황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 의견이 양갈래로 갈릴 때면 더욱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