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의 노래방 도우미 생면접
“네. 뭐. 조금씩 뭐 이것저것.”
“오. 그래? 좋았어. 잠깐 기다려봐.”
나는 그녀가 한 번 ‘불러봐라.’ 할까 봐, 전에 바에서 사장 앞에서 한 번 불렀던 김보경의‘비코즈오브 유’를 마음속에 준비하고 조금 떨고 있을 즈음이었다. 그녀는 계산대의 전화기를 들어 번호를 거침없이 눌러댔다.
“응. 그래. 얼굴도 예쁘고. 한 몸매 한다니까. 정말 괜찮다고. 응? 그래. 소개받은 건 아니고 가게 앞에서 서성거려서 데리고 들어왔지. 처음인가 봐. 내가 맘에 들었으면 됐지.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굴어? 다른데 전화한다? 내가 거기밖에 모르는 줄 알아? 내가 자기한테 그 정도밖에 안 됐어? 아. 그러고 보니 기분 몹시 나쁘네. 아. 됐어. 끊어.”
그녀는 날 쳐다보더니 웃었다. 기다려보라고 눈짓을 보내며 다른 곳에 전화번호를 뒤적거렸다.
그녀가 통화를 할 때는 이미 좀 전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나를 소개할 때는 예쁘다는 것을 무척 강조했다. 너무 괜찮아. 몸매, 잘 빠졌다니까. 남자들이 보면 한 번에 갈 타입이라니까. 그것만이 내 유일한 소개이고 다른 신상에 관한 것은 필요치 않았다. 여기 돌아가는 꼴을 대충은 짐작게 해주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인정했으니 다른 부수적인 것들은 말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언제부터 일할 수 있지? 통화를 마친 그녀는 내게 물었다.
“일이야 오늘부터라도 당장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 그래? 잘 됐다. 안 그래도 지금 애들이 물이 안 좋았거든. 영 꽝이었어. 손님들한테 매번 타박당하고 펜치 맞았거든. 네가 오니 좀 나아지겠어.”
“그런데요. 저 사장님. 다른 가게에다 저를 소개하면 다른 곳으로 가는 건가요? 여기서만 일하는 거 아니에요?”
“뭔 말이야?”
“그러니까…. 저는 집도 여기서 멀지 않고 가까워서 여기서 일할 수 있나 알아보러 온 건데 다른 데로 가게 되면 위치가 어딘지도 잘 모르고…….”
“아…. 여기서 주로 일하게 될 거야. 원래는 여기 애들만 따로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업체가 따로 있어. 뭐 보수도 거기서 알아서 챙겨주고 그와 관련된 일들을 그 업체가 대행해 주는 거야. 업체마다 연결되어 있어서 봉고차나 스타렉스로 데려다주는 거야. 일일이 전화받는 데로 갈 수는 없잖아. 하긴 처음이라니 전혀 모르겠구나. 내가 여기 노래방 사업을 십 년이 넘었는데 따로 애들을 관리한 적은 없어. 출근 시간도 아마 그 업체랑 이야기해야 할 거야.”
“돈은 대충 얼마씩 주는데요?”
“일당으로 당일 지급하고 시간당 이만 원씩 줄걸? 그러니까 네가 하는 요량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지. 하루 다섯 시간 여덟 시간만 일해도 십만 원에서 십육만 원은 족히 챙겨가게 될 거야.”
역시 돈은 지혜 말대로 정말 괜찮았다. 그렇지만 여기저기 여러 군데를 돌아다녀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전에 걱정한 데로 거기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게 되면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일이 없더라도 한 군데서 했으면 좋겠는데요. 제가 대학 다니면서 공부를 해야 할 상황이라서.”
“에이.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야. 어쩌겠니? 여기 틈틈이 나와서 자기 등록금 벌려고 나오는 애들 많아. 아무래도 보수가 괜찮아서 그렇지. 그런데 요즈음 생계형들이 많아져서 그게 좀 걱정이야.”
“생계형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