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Flipped>, <윔피 키드>, <Frozen>에 대한 '스포'가 다소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은 다양한 체험을 한다. 동아리 개설 반은 다양하여서 등산반, 영화 감상반, 볼링반 등도 있었다. 동아리 활동이 실시되는 날에는,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체험을 하러 나가기도 했다. 내가 운영한 동아리 활동은 주로, 풍선 아트, 비즈 공예, 종이접기 등이었다. 전문 강사를 섭외하여 그 활동을 진행했고 나도 그 활동에 참여했다.
한 때는 '영어 동화'반을 개설하여 학생들에게 인기가 폭발한 적도 있었다. 인터넷 영어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좋았던 때가 있었다.
10년 전쯤에는, 교과와 연관된 동아리를 운영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고심하다가 <스크린 영어> 반을 개설했다. 동아리 활동 중에는 시간이 충분하여, 영화 한 편을 다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야심작으로 선택했던 것이 '사운드 오브 뮤직'이었다. 명작 영화를 감성이 풍부한 중학교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감상을 한다면 감동이 배가 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아련하게 떠오를 것 같았다. 그 영화를 다운로드하여 소장하기 위해서, 서울까지 가서 USB를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긴 영화인데다 용량이 커서 웬만한 USB에는 담을 수가 없었다. 요즘은 외장하드도 많고 메모리 용량이 많이 커졌지만 그때만 해도 그 영화를 담을 수 있는 USB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되어 있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다. 5년 정도는, 학생들이 그 영화를 그런대로 집중해서 보았다.
그런데 세월이 급변하면서 학생들은 그런 영화보다는 박진감이 있거나 자극적인 것을 점점 좋아하는 듯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또 검색하여 마침내 찾아낸 것이, <Flipped>라는 영화였다. 이 영화도 자극적인 것은 아니지만, '사운드 오브 뮤직'에 비하면 훨씬 주제도 가볍고 학생들이 흥미를 가진다.
이 영화는 나 자신이 먼저 푹 빠져 버렸다. 내가 이 영화에게 플립 되어 버렸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만난다는 무지갯빛 첫사랑에 대한 스토리를 탄탄한 구성으로 잘 만든 영화는 내게는 최고였다. 그래서 10년 넘게 매년, <스크린 영어>라는 동아리에서는 물론 학년말 자투리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감상한다. 그래서 나는 <Flipped>를 적어도 100번은 본 셈이다. 그래도 질리지 않는다. 동아리 활동시간에 영화 리뷰 적기, 영화 감상 발표 하기 등으로 '시청 후 활동'을 하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감상을 잘 표현해왔다.
2017년, 캐나다의 영화관에서 <Wimpy KId>를 본 적이 있다. 그레그 헤플린의 적당히 잘난 척하는 속마음과 롤리 제퍼슨의 순수한 마음이 엿보여서 볼 때마다 재미있었다. 학생들도 이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나는 원서로 완독 하겠다고 윔피 키드 전집(17권)을 구입했다. 아직 제4권까지 밖에 읽지 못했지만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는 윔피 키드 원서 완독 하기로 정했다. 그 책을 읽고 있으면 페이지마다 낄낄거리지 않을 수 없다.
중일이는 <윔피 키드> 시청 후에 작성하는 Movie Reviw를 용감하게 영어로 적어냈다. 대부분 학생들은 한글로 적었는데 2명의 학생은 영어로 시청 리뷰를 작성했다. 그 중에 한 명이 중일이다. 어설프고 엉성한 데가 있으나 자기의 느낌을 영어로 적을 수 있다는 것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코로나가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특히, 동아리 활동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원격수업 기간에는 동아리 활동을 하기가 난감했다.
그 위기에 생각해낸 것이, <Frozen>으로 '영어 귀 뚫기'였다. 그 영상 클립의 URL을 EBS 온라인 클래스에 올려두면 학생들은 자택에서 활동을 한다. 교사와 실시간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학생들은 채팅반에 올려둔 활동지를 출력하여 4컷 만화로 인상적인 장면을 그린다. 그런 후에 명대사를 곁들여서 적는 활동을 했다. 누구나 다 아는 OST, 'Let it go'를 통해, 대부분 학생들은 <Frozen> 즉, <겨울왕국>이라는 영화에 익숙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