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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향기와찬양Lim Aug 04. 2023

화장실을 5개나 청소합니다만...

- 반짝반짝 빛나게~

내가 청소해야 하는 화장실은 5개다. 오늘은 화장실 ①을 청소 했다. 샤워기 노즐에 묻은 물때를 씻어냈다. 그리고 욕조를 뽀도독 소리가 날 정도로 수세미질을 했다.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곳은 화장실 바닥이다. 타일 줄눈은 백색이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야 화장실이 깨끗한 감이 든다.  


중증환자 아들이 지내는 본가 거실에 있는 화장실 은 주로 남편이 많이 사용한다. 

남편의 하루 일과 시작은 공원에 있는 헬스 기구로 운동하는 일이다. 아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다. 운동을 마치고 본가에 이르면 남편은 화장실 에서 샤워를 한다. 


남편은 마치 시계추처럼 아들에게로 가서 재활 운동을 시키고 돌아오곤 한다. 한 번도 핑계나 변명 없이 이 일을 해오고 있다. 남편이 그렇게 아들의 곁을 지킨 지도 벌써 11년 째다.


남편은 샤워기 노즐을 닦아본 적이 없을 것이다. 샤워한 후에 욕조에 물 한 번 휙 뿌리면 그만일 것이다. 화장실이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땀을 흘리며 청소를 하고 난 후에도 화장실이 깨끗해졌는지도 모를 것이다. 아마...


짐작컨대 야간 근무 하는 활동지원사샘도 샤워를 그곳에서 할 것 같다. 적어도 세 분 정도는 그 화장실 ①을 사용하는 것 같은 데 청소를 하는 분은 없어 보인다. 내가 우렁각시처럼 틈날 때 그곳을 청소하곤 한다.


화장실 ⓶는 아들이 기거하는 안방에 있다. 화장실 ⓶의 대청소는 매주 토요일에 한다. 아들의 침상 목욕이 끝난 후에 활동지원사 샘이 반짝반짝 빛나게 청소한다. 청소 후에는 선풍기 바람을 쐬어 화장실 안에 물기가 하나도 없도록 한다. 그래도 나는 틈이 나면 화장실 ⓶의 바닥 타일 줄눈을 백색으로 만든다. 그래야 청소한 느낌이 든다.


세컨 하우스의 거실 화장실 ③은 주로 내가 쓰는 곳이다. 그 화장실은 제때제때 머리카락만 잘 건사하면 나름 깨끗하다. 그렇더라도 타일 줄눈을 백색으로 만들 겸 대청소는 주기적으로 해준다.


세컨 하우스의 안방 화장실 ④는 남편 전용이다. 그곳의 간이 휴지통에는 1회용 어린이 치간 치실이 가득하다.


"세상에서 젤 불쌍한 게 당신 입안에 있는 치아라고 생각해요. 너무 마모되면 이가 시릴 텐데..."


남편은 치아 관리에 지극 정성이다. 이 닦은 후에는 간식을 아예 먹지 않는다. 남편의 이 닦기 과정은 간단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남편은 정성껏 치아를 관리한다. 그러나 화장실 바닥은 살펴보지 않는 듯하다. 


내가 또 관리하는 화장실이 하나 더 있다. 교회 화장실이다. 그 화장실 ⓹는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한다. 거기는 가정용 화장실보다 타일이 사이즈가 더 작아서 줄눈이 더 많다.  처음에 그 화장실은 줄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저분했었다. 화장실 ⓹가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5개의 화장실 타일 청소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외국 화장실 구조와 비교되는 점이다.  화장실이란 것이 서양에서 들어온 것인데 타일 바닥의 구조가 왜 다른 지 궁금하다.


원래 우리나라 화장실은 지금 양식과는 사뭇 달랐다.


어릴 때 우리는 돼지우리 위에서 응가를 했다. 그곳에 앉으면 밑에서 돼지가 꽥꽥거렸다. 그렇게 생겨먹은 화장실을 '통시'라고 불렀다. 


좀 더 나아진 것이 대문 밖에 만들어 놓은 푸세식 변소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냈는지 모르겠다. 그 시절 사람들은 화장실을 오늘날처럼 안방에 두고 살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내 딱지 30장 줄게, 변소 좀 따라가 줘."

"그걸로는 부족하지. 아마 오늘 밤에는 변소 귀신이 빨간 종이 줄까? 파란 종이 줄까?라고 물어볼 거야.

 딱지 15장 더 주면 따라갈게."


겁 많은 막내 동생은 해가 지면 대문 밖에 나가는 것을 몹시 무서워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자신이 열심히 따 모아둔 딱지를 주면서 변소에 함께 가자고 하곤 했다.


마을의 다른 집 변소는 더 심했다. 가마니를 가림발로 드리워 놓고 문대신 사용 했다. 얼마나 불안하게 앉아서 볼일을 봐야 했을까?




미국과 캐나다에서 각 한 달씩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다. 현지인의 삶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홈스테이 가정들의 화장실을 눈여겨봤었다. 화장실 바닥에 물이 내려가는 배수구가 없었다. 그 구조가 우리나라 화장실과 다른 점이다.

[토론토 홈스테이  가정의 화장실]

"여긴 절대 물을 흘리면 안 된다. 한국인들이 여기 오면 바닥에 생각 없이 물을 흘리더라. 물기 없이 잘 사용해 주기 바란다."


홈스테이 맘은 첫날, 주의 사항으로 화장실 사용에 대해 말했다. 


"물을 확 뿌려서 깔끔하게 청소하고 싶구먼."


그곳에서 지낼 동안 화장실이 지저분하다고 느낄 때면 그런 생각이 종종 들었다. 


->->->


그나저나 내가 5개의 화장실 바닥을 반짝반짝 빛나게 관리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바로 '사ㅇ삭'이라는 청소 용액이다. 


[청소용액/ 물약 용기]

알고리즘으로 떠오른 광고를 보고 구입한 것인데 잘 사용하고 있다. 나의 화장실 청소 도우미다. 약국에서 받은 리필 물약병에 소분하여 담아 사용하는 것이 팁이다. 타일 줄눈 부분에 주입하면 거품이 생긴다. 잠시 후에 솔로 문지르고 물로 청소하면 줄눈은 깜쪽같이 백색이 된다.

[화장실 타일 청소 전과 후의 모습]


여기서 잠깐,


샤워실 부스 유리 백화 현상을 말끔하게 해치우는 법도 있다. 유튜브를 보고 알게 된 것이다.

백화를 깔끔하게 해치울 준비는 완료되었고 어느 날, 샤워부스까지 반짝반짝 빛나게 닦아 보리라.



 https://youtu.be/UCYLhWMzXlw


[대문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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